미래다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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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배송 수익성, 폐기율보다 더 큰 변수는 비용을 누가 떠안느냐다

경제

새벽배송과 온라인 장보기 시장의 수익성 악화가 곧바로 수요 붕괴를 뜻하는 것은 아니다. 통계청의 2026년 1월 온라인쇼핑동향을 보면 온라인쇼핑 상품 거래액 비중은 소매판매액의 29.6%였고, 식품 계열 거래도 여전히 큰 축을 차지했다. 문제는 매출이 아니라 신선식품 특유의 비용 구조다. 주문이 늘어도 냉장·냉동 물류, 선도 보장, 반품 회수, 할인 판매와 폐기, 고객 보상까지 묶인 비용이 매출총이익을 넘어서면 손익은 쉽게 무너진다.

이번에 확인한 상장 유통사의 공시와 공식 IR 자료를 종합하면, 기업별 차이는 단순한 시장 점유율보다 비용을 어떻게 회계에 반영하고 어떤 방식으로 흡수하느냐에서 더 선명하게 드러난다. 공시만으로 기업별 신선식품 폐기율을 일대일로 비교하기는 어려웠다. 대신 사업 철수 여부, 통합 투자, 계열사 계약 구조, 반품 회계처리 같은 간접 지표가 실제 수익성 압박을 보여준다.


폐기율은 숫자 하나가 아니라 반품·환불·재고평가로 나뉘어 나타난다


신선식품 사업의 부담은 폐기물 처리비만으로 끝나지 않는다. GS리테일 사업보고서를 보면 반품권이 부여된 상품매출에 대해 환불 예상액은 환불부채로, 회수 권리는 반환자산으로 인식하고, 반환자산은 반품자산의 폐기율을 고려한 평가금액으로 측정한다고 적시돼 있다. 같은 상품이라도 회수 후 재판매가 가능한지, 즉시 폐기해야 하는지에 따라 손익 반영 방식이 달라진다는 뜻이다.

이 때문에 투자자가 기업별 신선식품 수익성을 볼 때는 공개된 폐기율 수치가 있느냐만 볼 일이 아니다. 재고자산 평가손실, 환불부채, 무상증정과 보상 관련 부채, 배송 보장 제도와 같은 약정이 함께 늘고 있는지를 봐야 한다. 공시 체계가 서로 다른 기업을 단순 비교하면, 실제 부담이 물류비에 숨어 있는지 반품충당 성격의 부채에 숨어 있는지 놓치기 쉽다.


가장 분명한 사례는 GS리테일, 경쟁 심화 끝에 프레시몰을 접었다


GS리테일은 다른 대형 유통사보다 원인을 비교적 분명하게 남겼다. 2025년 반기보고서에서 회사는 2023년 12월 온라인 장보기 서비스인 프레시몰 사업을 산업 내 격화되는 경쟁과 경쟁력 확보의 어려움을 이유로 철수했다고 밝혔다. 새벽배송과 신선식품 장보기가 매출 확대 수단이 될 수는 있어도, 물류와 가격 경쟁을 동시에 버티지 못하면 독립 사업으로는 지속 가능하지 않다는 판단을 공시로 확인한 셈이다.

다만 프레시몰 철수만으로 GS리테일의 전체 손익 개선을 설명하기는 어렵다. GS리테일의 2025년 4분기 실적자료를 보면 연간 연결 영업이익은 2024년 2561억원에서 2025년 2921억원으로 늘었다. 하지만 같은 기간 인적분할, 종속회사 영업중단, 지분 매각 같은 포트폴리오 조정도 함께 있었기 때문에, 철수 효과를 단선적으로 해석하면 과장이다. 확인 가능한 결론은 새벽배송 사업을 계속 키우는 대신 손실 위험이 큰 구조를 정리하는 선택이 실제로 이뤄졌다는 점이다.


롯데는 통합 투자, 신세계는 계약 구조와 서비스 약속 확대가 더 눈에 띄었다


롯데쇼핑은 GS리테일처럼 철수 공시가 두드러지기보다, 마트와 슈퍼를 묶어 효율을 높이는 방향이 더 뚜렷했다. 롯데쇼핑 이사회 활동 내역을 보면 2023년 하반기 마트·슈퍼 통합 차세대 시스템 구축 계약 체결과 마트·슈퍼 PMI 추진 방향이 안건으로 올라왔고, 같은 해 Ocado Smart Platform 1호 CFC 구축도 의결됐다. 이어 2024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는 2024년 처음으로 마트·슈퍼 통합 운영을 통해 실행력을 높였다는 설명이 나온다. 이는 수익성 방어의 출발점을 폐기율 공개보다 조달·재고·물류 시스템 일원화에 둔 것으로 읽힌다.

신세계 계열은 비용 부담이 어떤 법인에 쌓이는지부터 따져봐야 하는 구조다. 신세계 이사회 활동 내역에는 2025년 2월 5일 SSG.COM 판매대행 위수탁 재계약이 안건으로 올라왔고, 2026년에도 SSG.COM 관련 보고와 계열회사와의 상품용역거래 승인이 반복된다. 같은 시기 SSG.COM의 공식 연혁에는 2025년 전국 배송 권역으로 신선보장제도를 확대했다는 내용이 있다. 신선도 보장을 강화할수록 고객 보상과 회수 비용은 커질 수밖에 없는데, 그 부담이 플랫폼 법인에 남는지, 상품 공급 주체에 이전되는지에 따라 손익표 해석이 달라진다.

같은 새벽배송이라도 GS리테일은 사업 철수로, 롯데쇼핑은 통합 투자로, 신세계는 서비스 약속과 계열사 계약 조정으로 대응한 셈이다. 따라서 어느 회사의 위기가 어디서 시작됐느냐는 질문에 단일한 답을 내리기 어렵다. 적어도 이번에 확인한 자료 범위에서는 위기의 출발점이 ‘신선식품을 팔아서’라기보다, 신선식품 판매에서 발생하는 냉장물류·반품회수·선도보상·폐기손실을 어느 구조로 떠안았는지에 더 가까웠다.


독자가 봐야 할 것은 폐기율 단일 수치보다 사업 구조의 차이다


결국 새벽배송 시장의 수익성 변수는 신선식품 폐기율 하나로 환원되지 않는다. 공시 비교가 가능한 상장사만 놓고 봐도 어떤 회사는 적자를 견디다 사업을 접었고, 어떤 회사는 자동화·통합 투자로 버티며, 어떤 회사는 계열사 간 계약과 보장 서비스 확대 속에서 비용 배분 구조를 조정하고 있다. 이 차이를 무시한 채 기업별 폐기율 순위를 찾는 방식은 실제 위험을 놓칠 가능성이 크다.

롯데, GS, 신세계, 농협 등 유통업계의 위기가 어디서 시작됐는지를 묻는다면, 적어도 신선식품 장보기 사업에서는 출발점이 한 가지가 아니다. 수요 둔화보다 먼저 나타난 것은 낮은 상품 마진 위에 고정비 성격의 냉장망과 마지막 1마일 배송비가 얹히고, 여기에 반품과 보상, 폐기 손실이 겹치는 구조였다. 기업별 반례도 여기서 나온다. 같은 시장에 있어도 누군가는 철수했고, 누군가는 통합했고, 누군가는 보장 서비스를 더 넓혔다. 수익성을 가른 것은 시장의 존재 여부가 아니라 비용을 누가, 어떤 계약과 회계 구조로 떠안았는가였다.

자료: 통계청, 2026년 1월 온라인쇼핑동향(2026.03.05);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GS리테일 사업보고서(2024.03.13);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GS리테일 분기보고서(2025.05.15);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GS리테일 반기보고서(2025.08.14); GS리테일, 2025년 4분기 실적자료(2026); 롯데쇼핑, 이사회 활동 내역(2023년); 롯데쇼핑, 2024 지속가능경영보고서(2025); 신세계, 이사회 활동 내역 및 투자정보 공시 페이지(2025~2026); SSG.COM, 성장스토리(2025 연혁 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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