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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상권에 새 가맹점 들어서도 모두 ‘영업지역 침해’는 아니다…브랜드별 보호장치 따져보니

경제

같은 상권에 같은 브랜드 점포가 더 들어오면 기존 점포 매출은 자동으로 보호될까. 2026년 10월 23일 기준으로 확인한 국내 가맹사업법과 주요 외식 프랜차이즈 정보공개서를 보면, 법은 기존 점포 보호장치를 두고 있지만 그 장치가 곧 일률적인 출점 거리 제한을 뜻하지는 않았다. 핵심은 ‘같은 상권’이라는 생활권 개념이 아니라, 가맹계약서에 적히는 영업지역의 범위와 예외, 그리고 동일 업종을 어디까지 볼 것인지에 있었다.

현행 가맹사업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제12조의4는 가맹본부가 계약 체결 때 가맹점사업자의 영업지역을 설정해 계약서에 적도록 하고, 정당한 사유 없이 계약기간 중 그 영업지역 안에 동일 업종의 직영점이나 가맹점을 추가 설치하지 못하도록 규정한다. 다만 법이 전국 공통의 최소 거리 기준을 정해 놓은 것은 아니다. 실제 보호 범위는 정보공개서와 계약서 별지 지도에 따라 달라진다.

가맹희망자에게 사전에 제공해야 하는 자료도 법으로 정해져 있다. 가맹본부는 등록된 정보공개서와 함께 예정 점포에서 가장 가까운 가맹점 10곳의 상호·소재지·전화번호가 적힌 인근가맹점 현황문서를 줘야 하고, 이를 제공한 뒤 원칙적으로 14일이 지나기 전에는 계약 체결이나 가맹금 수령을 할 수 없다. 결국 출점 경쟁 위험을 가늠하는 첫 관문은 광고 문구가 아니라 정보공개서와 인근 점포 자료다.


법은 보호를 의무화했지만, 보호 범위는 브랜드마다 달랐다


이번에 확인한 공개 정보공개서만 놓고 봐도 영업지역 설정 방식은 크게 달랐다. 빽다방 정보공개서는 점포 중심 반경 0.1km를 기본으로 두면서도 왕복 4차선 건너편은 비보호로 적었고, 대형마트·쇼핑몰·지하상가·공항·대학·역사·종합병원 등은 별도 영업지역으로 인정해 상권 설정 안에서도 추가 출점이 가능하다고 적시했다. 생활권으로는 같은 상권처럼 보이더라도 계약상 보호 범위에서는 빠질 수 있다는 뜻이다.

소담촌 정보공개서는 점포 중심 반경 1km를 기준으로 제시했고, 역시 백화점·마트·시장·지하상가·공항·호텔 등 특수상권은 별도 영업지역으로 인정했다. 아낙촌 정보공개서는 더 넓게 1개 점포당 인구 2만명, 점포 중심 반경 5km, 행정구역당 1점포 가운데 하나를 선택해 정할 수 있다고 적었다. 같은 외식 프랜차이즈여도 보호 반경과 설정 논리가 같지 않다는 점이 드러난다.

이 차이는 기존 점포 매출 보호 장치의 실효성을 가늠할 때 중요하다. 소비자는 흔히 ‘근처에 새 점포가 생겼는가’로 판단하지만, 실제 분쟁에서는 계약서상 영업지역 안인지, 예외로 둔 특수상권인지, 별지 지도에 어떻게 표시됐는지가 먼저 문제 된다. 본사가 영업지역을 넓게 약속한 브랜드와 좁게 약속한 브랜드의 보호 수준은 출발점부터 다르다.


반례는 ‘다른 브랜드’가 아니라 ‘동일 업종인지’에서 갈렸다


기존 점포 옆에 새 점포가 들어서더라도 모두 위법이 되는 것은 아니다. 법은 금지 대상을 ‘동일한 업종’으로 한정하는데, 그 판단 기준도 단순히 브랜드명이 아니라 수요층의 지역적·인적 범위, 취급품목, 영업형태와 방식 등을 종합해 본다. 공정거래위원회 관련 심사기준 역시 동일 업종 여부를 기능과 효용, 가격, 영업형태, 수요자의 인식과 구매행태에 비춰 개별적으로 판단하도록 설명한다.

정보공개서에는 이 판단의 단서가 들어 있다. 오크레페 정보공개서는 동일 업종 범위를 ‘커피, 베이커리, 음료를 전문으로 하는 가맹사업’으로 적었다. 빽다방은 ‘커피와 빵, 기타 음료를 주된 메뉴로 판매하는 중저가 커피판매 업종’으로 범위를 설명했다. 결국 같은 본사 계열이더라도 새 점포가 계약서상 동일 업종에 해당하지 않거나, 특수상권 예외에 들어가거나, 영업지역 밖에 놓이면 기존 점포는 법 위반을 곧바로 주장하기 어렵다.

또 다른 반례는 계약 갱신 시점이다. 아낙촌, 소담촌, 오크레페 정보공개서는 모두 재건축·재개발·신도시 건설, 거주인구나 유동인구의 현저한 변동, 소비자 기호 변화 같은 사유가 생기면 가맹점주와 합의를 거쳐 영업지역을 재조정할 수 있다고 적고 있었다. 오크레페와 소담촌은 서면 통지와 동의 절차까지 기재했다. 즉 보호장치는 고정된 권리가 아니라, 갱신 과정에서 조정될 수 있는 계약상 권리이기도 하다.


폐업률이 높은 업종일수록 ‘보호 장치가 있다’보다 ‘어떻게 적혀 있는지’가 중요했다


외식업의 높은 폐업 위험을 감안하면 이런 차이는 더 민감하다. 통계청 기업생멸행정통계 보도자료를 보면 숙박·음식점업의 5년 생존율은 2021년 기준 24.4%로 전산업 평균 34.3%보다 낮았다. 공정거래위원회가 2025년 4월 발표한 2024년 가맹사업 현황 통계에서도 국내 가맹 브랜드 수는 전년보다 줄었다. 시장 전체가 빠르게 팽창하던 시기와 달리, 이제는 기존 점포 보호의 문구와 실제 영업권 범위가 더 직접적인 투자 변수로 읽히는 국면에 가깝다.

다만 영업지역 조항만으로 기존 점포의 손익을 보장할 수는 없다. 매출 하락은 출점 외에도 임차료, 배달앱 수수료, 원재료비, 인건비, 상권 이동, 본사의 온라인 판매나 특수상권 운영 방식에 영향을 받는다. 가맹사업법의 영업지역 조항은 매출 보장 장치라기보다, 본사가 계약으로 약속한 영업권을 정당한 사유 없이 침해하지 못하게 하는 최소한의 규율에 가깝다.

가맹희망자나 기존 점주가 실제로 확인해야 할 대목도 분명하다. 정보공개서의 영업지역 설정 기준, 특수상권 예외, 동일 업종의 범위, 계열회사 브랜드 목록, 갱신 시 재조정 사유와 절차, 인근 10개 점포 현황문서, 그리고 최종적으로는 계약서 별지 지도가 맞아 떨어지는지 봐야 한다. ‘근처에 더 안 낸다’는 설명만으로는 부족하고, 몇 미터를 보호하는지, 어떤 상권은 빼는지, 배달 영업이나 다른 브랜드는 어떻게 처리하는지까지 문서로 확인해야 한다는 얘기다.

점포환경개선 조항도 함께 볼 필요가 있다. 법은 본사의 권유나 요구로 점포환경개선이 이뤄질 때 일정 범위의 비용을 본사가 부담하도록 두고 있지만, 이것 역시 노후화의 객관성, 자발적 시행 여부, 확장·이전 수반 여부에 따라 달라진다. 기존 점포 보호 장치는 영업지역 조항 하나로 끝나지 않지만, 어느 장치도 자동으로 수익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결국 같은 상권 추가 출점 문제의 답은 단순하지 않았다. 법은 보호의 틀을 만들었지만, 실제 보호 수준은 브랜드마다 다른 정보공개서와 계약서가 정한다. 기존 점포 매출을 지키는 장치가 있는지보다, 그 장치가 어떤 반경과 어떤 예외, 어떤 재조정 절차로 설계돼 있는지를 읽어내는 일이 더 중요해졌다.

자료: 법제처 국가법령정보센터, 가맹사업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시행 2025.1.21); 법제처 국가법령정보센터, 가맹사업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13조의2·제13조의4; 공정거래위원회, 2024년 가맹사업 현황 통계 발표(2025.4.9); 통계청, 기업생멸행정통계 보도자료(2023.12.21); ㈜더본코리아, 빽다방 정보공개서(최종 등록일 2025.11.21); (주)웰빙코리아, 소담촌 정보공개서(최종 등록일 2023.12.06); 아낙촌FC, 아낙촌 정보공개서(최종 등록일 2023.11.22); 보서에프앤비, 오크레페 정보공개서(최종 등록일 2024.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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