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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당 확대 약속한 기업들, 실제 지급 여력은 갈렸다…현금흐름이 배당을 못 따라간 곳도

경제

배당 확대를 내건 상장사가 늘고 있지만, 실제 지급 여력은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지 않았다. 2026년 10월 23일 기준으로 확인 가능한 가장 최신의 연간 확정 자료는 대체로 2025사업연도 공시다. 이를 기준으로 현대자동차, SK텔레콤, KT&G의 영업현금흐름과 실제 배당 현금 유출, 보유 현금과 차입 구조를 대조해 보면, 같은 ‘주주환원 확대’라도 재무적 체력은 뚜렷하게 갈렸다.

핵심은 발표 문구보다 현금흐름표다. 배당은 이익잉여금에서 결의되지만, 실제 지급은 현금으로 이뤄진다. 따라서 배당 확대가 지속 가능한지 보려면 당기순이익보다 영업현금흐름이 먼저 버텨주는지, 그다음으로 이미 쌓여 있는 현금이 있는지, 마지막으로 부족분을 차입으로 메우는 구조인지 확인해야 한다.


현대차, 배당 확대와 현금창출이 함께 간 경우


현대자동차는 2025년부터 2027년까지 총주주환원비율 35% 이상, 연간 최소 주당 1만원 배당, 분기배당 유지, 자사주 매입을 포함한 중장기 주주환원 정책을 공표했다. 2025년 연간 배당은 보통주 기준 주당 1만원으로 확정됐다. 같은 해 연결 현금흐름표상 영업활동현금흐름은 11조5798억원, 배당금 지급은 3조6889억원이었다. 단순 비교만 해도 영업현금흐름이 실제 배당 현금 유출의 약 3.1배였다.

연말 현금및현금성자산도 18조3606억원으로 유지됐다. 자동차 업종은 금융 자회사 때문에 연결 차입 규모가 크게 보일 수 있어 단순 부채총액만으로 해석하기 어렵다. 다만 2025년처럼 영업현금 유입이 배당 현금 유출을 충분히 덮고 대규모 현금성 자산까지 남는 구조라면, 배당 확대가 차입 의존으로 이어졌다고 보기는 어렵다.


SK텔레콤, 배당 여력은 남았지만 차입 구조는 더 민감하게 봐야


SK텔레콤은 2024년부터 2026년까지 연결 조정당기순이익의 50% 이상을 주주환원에 쓰겠다는 정책을 제시했다. 2025년 연결 영업활동현금흐름은 3조9238억원, 배당금 지급은 6284억원으로 집계됐다. 현금창출만 놓고 보면 실제 배당 현금 유출의 약 6.2배여서 배당 자체의 단기 지급 능력은 무리가 없는 편이다.

다만 이 회사는 ‘현금성 자산이 많다’는 이유만으로 안심하기 어려운 구조도 함께 드러난다. 2025년 말 현금 및 현금성자산·단기금융상품·단기투자증권 합계는 1조6767억원이었고, 같은 시점 단기차입금과 유동성 장기부채는 1조2526억원이었다. 연간 영업현금흐름이 배당을 충분히 커버하더라도, 차입 부담이 낮다고 말할 정도의 넉넉한 순현금 구조와는 거리가 있다. 배당 지속성 판단에서 이익보다 통신 본업의 현금창출과 만기 도래 부채 관리가 더 중요한 이유다.


KT&G, 배당 확대 계획은 유지됐지만 2025년 현금흐름은 오히려 배당에 못 미쳐


KT&G는 2024년부터 2027년까지 4년간 약 2조4000억원의 현금배당 계획을 제시했고, 회사 공시에 따르면 2025사업연도 배당총액은 약 6274억원이다. 그런데 2025년 연결 영업활동현금흐름은 5743억원으로, 배당총액을 밑돌았다. 단순 비율로는 영업현금흐름이 배당의 91.5% 수준에 그쳤다. 배당 확대 약속이 곧바로 현금창출 확대를 뜻하지 않는다는 반례다.

그렇다고 곧바로 ‘무리한 배당’으로 단정할 수도 없다. 2025년 말 연결 현금및현금성자산은 9135억원이었고, 같은 해 투자활동현금흐름은 973억원 유입, 재무활동현금흐름은 9411억원 유출이었다. 2024년 말 기준 차입금·사채·전환사채·리스부채를 합한 금융부채성 항목이 약 1조5178억원이었고, 2025년에는 재무활동에서 순유출이 발생해 차입을 더 키우며 배당을 지탱한 모습은 아니었다. 다만 2025년 한 해만 놓고 보면 배당 재원이 본업 현금창출보다 기존 현금과 투자 현금 유입에 더 의존했다는 점은 분명하다.


‘배당 확대 발표’와 ‘지급 여력’은 같은 말이 아니다


이번 비교에서 가장 선명한 차이는 배당 공언 자체가 아니라 배당을 떠받치는 현금의 성격이었다. 현대자동차는 배당 확대와 영업현금흐름이 함께 움직인 사례에 가깝고, SK텔레콤은 배당 커버력은 충분하지만 차입 구조까지 함께 점검해야 하는 유형이다. KT&G는 주주환원 계획은 유지됐지만 2025년만 놓고 보면 본업 현금창출이 배당을 온전히 따라가지 못했다.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 논의에서도 이 대목이 중요하다. 시장이 평가하는 것은 배당 선언의 강도만이 아니라, 그 배당이 영업현금흐름에서 반복적으로 나오느냐, 아니면 보유 현금 소진이나 일시적 자산 매각, 추가 차입에 기대느냐는 점이다. 배당 확대 약속이 주가 재평가로 이어지려면 배당성향보다 먼저 영업현금흐름과 차입 구조가 개선됐는지 확인해야 한다.

자료: 현대자동차, Shareholder Return Policy 및 2025 Q4 Consolidated Audit Report(2026); SK텔레콤, Form 20-F for the fiscal year ended December 31, 2025(2026), 제42기 정기주주총회 관련 공시(2026); KT&G, 배당정보 및 2025 FY 4Q IR 자료(2026), 39기 정기주주총회 의안 설명자료(2026), 2024 연결감사보고서(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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