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다뷰

시장의 변화와 미래를 읽는 경제지, 미래다뷰

송전망이 막히면 손실은 누가 지나…출력제어 부담, 사업자마다 다른 이유

경제

재생에너지 발전이 늘어도 전기를 실어 나를 송전망과 배전망이 따라가지 못하면 발전량을 줄이는 출력제어가 먼저 현실이 된다. 2026년 10월 현재 전력거래소는 육지 계통에서도 비중앙급전 발전기에 대한 출력제어 실적을 일별로 공지하고 있고, 제주에서는 이미 수년째 누적 통계가 쌓였다. 다만 실제 손실이 누구에게 얼마나 돌아가는지는 발전사업자라는 한 단어로 묶기 어렵다. 법령상 제어 권한은 비교적 분명하지만, 손실 보전 방식은 일반 규칙보다 개별 계약과 시장제도에 더 크게 좌우되기 때문이다.

전력거래소가 2026년 10월 22일 공지한 육지 출력제어 실적에 따르면 2026년 10월 1일에도 육지 전력계통에서 전력망 제약을 이유로 11시부터 16시까지 비중앙급전 발전기 출력제어가 시행됐다. 같은 기관의 2025년 제주지역 전력계통 운영실적을 보면 제주에서는 2024년 풍력 출력제어가 51회, 풍력 제어량은 9370MWh였고 태양광 차단은 32회, 폐기물 제어는 30회였다. 출력제어는 더 이상 제주만의 예외적 현상이 아니라 송전망 제약이 큰 지역에서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계통 운영 수단이 됐다는 뜻이다.


제어 권한은 법과 고시에 있지만, 일반 보상 규정은 별도로 보인다


법적 틀부터 보면 전기사업법 제27조의2는 정부가 전력계통의 신뢰도 유지를 위한 기준을 정해 고시하도록 하고, 한국전력거래소와 전기사업자는 그 기준에 따라 계통 신뢰도를 유지하도록 하고 있다. 전력거래소와 한전이 현장에서 근거로 드는 규정은 전기사업법, 분산에너지 활성화 특별법, 전력계통 신뢰도 및 전기품질 유지기준이다. 이 유지기준은 신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가 전력거래소와 송배전사업자의 출력제어 시행에 따라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문제는 여기서 바로 손실보전 규칙이 따라붙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번에 확인한 전기사업법과 전력계통 신뢰도 유지기준, 전력시장운영규칙 관련 자료에서는 출력제어 이행 의무와 제어설비 구비, 등록 절차는 비교적 구체적으로 보이지만, 비중앙급전 재생에너지 전반에 공통 적용되는 일률적 보상 조항은 전면에 드러나지 않았다. 다시 말해 계통 안정을 위한 제어 명령은 제도화돼 있지만, 손실을 누가 어떤 방식으로 떠안는지는 일반 규칙보다 개별 제도와 계약 구조에 더 많이 남아 있는 셈이다.


같은 출력제어라도 사업자 손익은 계약 구조에 따라 달라진다


손실 부담이 사업자마다 달라지는 첫 번째 이유는 전력 판매 계약 구조다. 산업통상자원부 지침상 제3자간 전력거래계약 신고서 서식에는 발전량 구매 및 정산방식으로 ‘전체 발전량 구매’와 ‘시간대별 사용량 구매 및 정산’이 구분돼 있다. 이 문구만으로도 출력제어가 발생했을 때 어느 전력량이 계약 이행분으로 잡히고, 어느 부분이 초과발전량 또는 별도 정산 대상으로 남는지 달라질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를 기사적으로 풀면 이렇다. 발전량 전체를 넘기는 구조에서는 제어로 줄어든 전력량이 곧바로 판매 물량 감소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반면 시간대별 사용량 연동 계약은 수요처 사용량, 초과발전량 시장거래, 정산 시점에 따라 손익 구조가 달라질 수 있다. 개별 기업 공시에서 ‘출력제어 손실’이 같은 표현으로 잡히더라도 실제 경제적 의미가 서로 다를 수 있다는 얘기다.

두 번째는 시장 참여 방식의 차이다. 전력거래소의 2024년 제주지역 전력계통 운영실적은 재생에너지 입찰제에 6월부터 참여한 발전기의 출력 감소는 출력제어 실적에 반영하지 않았다고 적고 있다. 같은 제주 안에서도 어떤 발전기는 전통적인 출력제어 통계에 잡히고, 어떤 발전기는 입찰제 내 별도 감산과 정산 구조로 이동한 것이다. 따라서 특정 기업이나 발전단지의 제어 횟수만 보고 손실 부담을 단순 비교하면 실제보다 과장되거나 축소될 수 있다.


통계의 숫자만 같아도 손해가 같지 않은 이유


출력제어 통계는 발전소의 경제성을 바로 보여주는 손익계산서가 아니다. 같은 1MWh를 줄여도 고정가격 계약을 맺은 사업자인지, SMP와 REC에 더 노출된 사업자인지, PPA 비중이 높은지, 지역별 계통 혼잡이 상시적인지에 따라 영향은 달라진다. 여기에 금융비용이 큰 초기 프로젝트인지, 이미 투자비 회수가 상당 부분 진행된 자산인지에 따라 타격도 달라진다.

전력거래소 자료에서도 단순 횟수와 제어량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반례가 나온다. 제주의 2024년 출력제어 완화율은 86.4%로 제시됐는데, 전력거래소는 그 배경으로 흐린 날씨와 재생에너지 입찰제 도입을 들었다. 제어 횟수가 줄었다고 해서 모두 송전망이 풀렸다는 뜻은 아니고, 기상 여건이나 제도 설계 변화가 통계 자체를 바꿀 수 있다는 의미다.


송전망이 뚫리면 같은 지역에서도 결과가 달라진다


출력제어가 언제나 발전사업자 내부 문제로만 귀결되는 것도 아니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2026년 6월 전남 무안과 신안을 잇는 154kV 송전망 52km가 준공돼 전남지역 재생에너지 출력제어 완화와 약 190MW 규모의 접속지연 해소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 자료에는 전남지역 출력제어가 2023년 2회, 2024년 27회, 2025년 82회로 늘었다는 설명도 담겼다.

이 사례는 중요한 반례를 보여준다. 재생에너지 출력제어를 무조건 발전사업자 책임이나 재생에너지 자체의 간헐성만으로 돌리기 어렵다는 점이다. 같은 사업자라도 어느 선로에 물려 있는지, 연계선이나 변전설비 보강이 끝났는지에 따라 제어 위험이 달라진다. 결국 손실 부담 문제는 계약의 문구만이 아니라 계통 투자 지연의 비용을 누가 먼저 떠안느냐의 문제이기도 하다.


남는 쟁점은 ‘누가 부담하나’보다 ‘어떻게 구분하나’에 가깝다


현재 확인된 자료를 종합하면, 출력제어 손실은 기본적으로 발전량을 줄인 발전사업자에게 1차적으로 귀속되기 쉽지만 실제 최종 부담은 획일적이지 않다. 일반 계통운영 규정은 제어 이행 의무를 분명히 하지만, 손실 보전은 제주 입찰제 같은 별도 제도 여부, PPA 또는 직접거래의 정산 방식, 계통 혼잡이 발생한 지역과 시점에 따라 달라진다. 그래서 ‘출력제어 손실은 누가 부담하나’라는 질문에 단일한 답을 쓰기보다, 어떤 계약과 어떤 시장제도 아래의 어느 사업자인지를 먼저 구분해야 한다는 결론에 가깝다.

향후 기업 공시를 읽을 때도 숫자 하나보다 주석이 더 중요해질 가능성이 크다. 제어량이 실제 매출 감소로 바로 이어졌는지, REC와 SMP 정산 구조가 어떻게 바뀌었는지, 장기 전력판매계약에 감산 위험 분담 조항이 있는지까지 확인해야 기업별 차이를 읽을 수 있기 때문이다. 송전망 확충 지연이 산업 전체의 병목인 것은 분명하지만, 그 손실이 장부에 찍히는 방식은 기업마다 다르다는 점이 이번 자료 확인에서 드러난 핵심이다.

자료: 전력거래소, 2025년 연간 제주지역 전력계통 운영실적(2026.2); 전력거래소, 2024년 연간 제주지역 전력계통 운영실적(2025.2); 전력거래소, 육지 출력제어 실적 안내[2026년 10월 1일(목)](2026.10.22); 국가법령정보센터, 전기사업법 제27조의2(2026년 현행); 국가법령정보센터, 전력계통 신뢰도 및 전기품질 유지기준(시행 2023.4.25.); 국가법령정보센터, 신·재생 에너지 발전전력의 제3자간 전력거래계약에 관한 지침 별지 서식; 기후에너지환경부, 전남지역 송전망 준공, 재생e 출력제어 완화 기대(2026.6.7)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