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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서비스 장애·오답, 누가 배상하나…공급계약서에서 갈리는 책임 범위

경제

AI 서비스에 장애가 나거나 잘못된 답변이 발생했다고 해서 공급사가 자동으로 전액을 배상하는 구조는 아니다. 2026년 10월 23일 기준 국내외 주요 AI 서비스 계약을 확인한 결과, 실제 책임 범위는 법률의 강행규정 위에 개별 계약이 덧씌워지는 방식에 가깝다. 국내에서는 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이 사업자의 고의·중과실 책임 배제나 손해배상 범위의 부당한 제한을 무효로 보지만, 기업 간 거래에서는 서비스 수준 약정(SLA), 손해배상 한도, 면책, 정지·해지 조항이 손실 회수 가능성을 사실상 좌우한다.


추론비는 같은 AI라도 계약 단가 구조가 다르다


AI 서비스의 원가는 먼저 추론비에서 갈린다. OpenAI는 공개 가격표에서 입력 토큰, 캐시된 입력 토큰, 출력 토큰을 구분하고 배치 처리에는 추가 할인 구조를 둔다. 같은 질의량이라도 프롬프트를 반복 재사용하는지, 출력이 긴지, 실시간이 필요한지에 따라 비용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뜻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Azure OpenAI에 대해 종량제와 처리용량을 미리 예약하는 PTU 방식이 병존한다고 안내한다. 구글도 Gemini 계열 가격표에서 모델별로 입력·출력 단가를 나누고, 우선 처리와 배치 처리, 장문맥, 캐시 입력 여부에 따라 요금을 달리 책정한다.

이 차이는 단순한 사용료 문제가 아니다. 같은 매출 1원을 올려도 어떤 모델과 과금구조를 쓰는지에 따라 매출원가와 손익분기점이 달라진다. 특히 기업이 고객과 고정요금 또는 사용량 상한이 있는 계약을 맺어 놓고 상위 모델 사용 비중이 예상보다 커지면, 장애보다 먼저 수익성이 흔들릴 수 있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AI 매출 성장 자체보다도 토큰 단가, 캐시 활용, 예약용량 계약 여부가 함께 공시되거나 설명되는지를 봐야 하는 이유다.


SLA는 ‘장애가 없다는 보장’이 아니라 대개 크레딧 조건이다


공급사의 SLA도 겉으로 보이는 숫자만으로 읽으면 실제 보상 범위를 오해하기 쉽다. 마이크로소프트는 Azure OpenAI가 최소 99.9%의 시간 사용 가능함을 보장한다고 설명하지만, 동시에 온라인 정기가입 계약에서는 각 당사자의 총 책임을 해당 온라인 서비스에 대해 원인 발생 전 12개월간 지급된 금액 한도의 직접손해로 제한하고, 간접손해와 영업중단 손해 등은 폭넓게 제외한다. 서비스가 멈춰도 고객의 실제 사업 손실 전체를 메워주는 구조는 아니라는 뜻이다.

구글의 Gemini Online Inference API SLA는 더 구체적이다. 월간 가동률 목표는 99.5%이고, 프로비저닝된 처리량 모델의 일부 스트리밍 호출에는 99%의 지연 목표를 둔다. 다만 목표를 못 맞춰도 고객이 받는 구제수단은 미래 청구서에 반영되는 금전성 크레딧으로 한정되고, 최대치도 해당 월 청구액의 50%다. 고객은 30일 안에 기술지원에 통지하고 로그 파일을 제출해야 하며, 사전 일반공개 이전 기능이나 고객 설정, 쿼터 초과, 외부 요인으로 인한 오류는 SLA 적용 대상에서 빠진다.

결국 기업이 AI 서비스를 사올 때 확인해야 할 것은 ‘99.9%냐 99.5%냐’보다 장애가 어떻게 정의되는지, 몇 분 이상 지속돼야 집계되는지, 크레딧 청구에 로그 제출이 필요한지, 그리고 보상이 현금이 아니라 차기 사용료 차감인지 여부다. AI 사업자의 고객 이탈은 장애 자체보다도 장애 뒤의 보상 절차가 복잡하고 체감 가치가 낮을 때 더 빨라질 수 있다.


오답 책임은 ‘정확성 보장’보다 면책과 사용 제한에서 갈린다


오답 문제는 장애보다 더 복잡하다. OpenAI의 기업용 서비스 계약은 서비스가 고객 요구나 기대를 충족한다는 보증, 고객 콘텐츠의 정확성 보장, 결함 수정 보장을 일반적으로 하지 않는다. 베타 서비스는 지원되지 않을 수 있고 신뢰성이나 가용성이 더 낮을 수 있으며, 이와 관련한 책임도 지지 않는다고 적시한다. 총 손해배상 한도 역시 예외를 제외하면 사고 직전 12개월간 고객이 지급한 금액으로 묶여 있다.

구글도 생성형 AI 서비스 약관에서 이 기술을 ‘emerging technology’로 규정하면서 부정확하거나 불쾌한 결과를 낼 수 있고, 고객의 규제·법률상 의무를 충족하도록 설계된 것이 아니라고 밝힌다. 다시 말해 오답 발생만으로 곧바로 공급사의 법적 책임이 확정되는 구조가 아니라, 사용 목적과 고객의 검수 의무, 안전장치 사용 여부까지 함께 본다는 뜻이다. 실제로 구글은 생성 결과에 대한 지식재산권 면책을 일부 유료 서비스에 제공하지만, 고객이 제공된 인용·필터·도구를 무시했거나 결과를 알면서 계속 사용한 경우 등은 예외로 뒀다.

OpenAI 역시 서비스 약관에서 출력물 관련 면책을 두되, 고객이 제공된 인용이나 필터 같은 안전 기능을 꺼두거나 무시한 경우, 출력을 수정·변형해 다른 서비스와 결합한 경우, 입력 데이터 권리가 없는 경우 등은 보호 대상에서 제외한다. 이 때문에 기업 고객이 실제로 따져야 할 문서는 마케팅 자료가 아니라 주문서와 서비스별 약관, 안전 기능 기본 설정, 로그 보관 정책이다. 법무와 보안, 제품 조직이 따로 계약을 검토하면 오답 책임 공백이 생기기 쉽다.


국내 법은 최저선일 뿐, 실무에선 해지권과 로그가 더 중요하다


국내 약관법은 사업자에게 유리한 모든 면책을 허용하지 않는다. 국가법령정보센터에 따르면 사업자나 이행보조자의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 책임을 배제하는 조항, 상당한 이유 없이 손해배상 범위를 제한하거나 위험을 고객에게 떠넘기는 조항은 무효다. 법률상 해제·해지권을 과도하게 제한하거나 사업자의 원상회복·손해배상 의무를 부당하게 줄이는 조항도 문제될 수 있다.

다만 기업 간 AI 공급계약의 실무에서는 이 최저선 위에서 누가 더 쉽게 서비스를 멈출 수 있는지, 누가 어떤 로그를 보관하는지, 장애와 오답을 누가 먼저 입증해야 하는지가 실제 분쟁력을 결정한다. OpenAI는 법 위반, 정책 위반, 보안 비상사태가 있으면 서비스 접근을 제한하거나 정지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구글도 생성형 AI 서비스의 사용 제한 위반이 의심되면 즉시 정지 또는 해지가 가능하다고 정한다. 고객이 서비스를 바꾸고 싶어도 선불 크레딧, 전환 비용, 기존 프롬프트 자산과 연동 구조 때문에 쉽게 떠나지 못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탈’은 단순 해지 조항이 아니라 운영 리스크에 가깝다.

따라서 AI 서비스 장애와 오답의 배상 문제를 볼 때는 법률, SLA, 손해배상 한도, 안전장치 사용 의무, 정지·해지권, 비용구조를 하나의 묶음으로 읽어야 한다. 공급사별 차이는 이미 공개 문서만으로도 뚜렷하다. 추론비는 토큰 구조와 예약용량 여부에 따라 달라지고, SLA 보상은 대개 서비스 크레딧에 머물며, 오답 책임은 정확성 보장보다 사용 제한과 예외조항에 더 많이 걸려 있다. 기업 공시와 투자 판단에서도 AI 매출 전망만 볼 것이 아니라, 그 매출을 지탱하는 계약의 책임 범위가 어디까지인지 함께 확인해야 한다.

자료: 국가법령정보센터, 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시행 2024.8.7.); OpenAI, OpenAI Services Agreement(발효 2026.1.1.); OpenAI, Service Terms(확인 2026.10.23); OpenAI, Pricing 및 GPT-4.1 Model(확인 2026.10.23); Microsoft Azure, Online Subscription Agreement(확인 2026.10.23); Microsoft Azure, Foundry Models에서의 Azure OpenAI(확인 2026.10.23); Google Cloud, Service Specific Terms(확인 2026.10.23); Google Cloud, Gemini Online Inference API on Gemini Enterprise Agent Platform Service Level Agreement(최종 수정 2026.6.30); Google Cloud, Agent Platform Pricing(확인 2026.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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