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오피스 공실률 오르는데 임대료도 상승…렌트프리 반영한 실질 임대료 봐야 하는 이유
서울 오피스 시장에서는 공실이 늘어도 임대료가 함께 오르는 장면이 반복해서 관측된다. 겉으로만 보면 상식과 어긋나지만, 최신 공개 자료를 대조하면 모순이라기보다 지표의 성격 차이에 가깝다. 공실률은 비어 있는 면적의 비중을 보여주고, 임대료는 통상 시장에 제시되는 명목 임대료를 중심으로 잡힌다. 실제 기업이 부담하는 비용은 여기에 렌트프리와 각종 인센티브를 반영한 실질 임대료에서 갈린다.
2026년 2분기 서울 3대 업무권역 A급 오피스 시장에서 CBRE 코리아가 집계한 평균 공실률은 4.2%로 전 분기보다 올랐다. 그러나 같은 시기 평균 명목 임대료는 ㎡당 월 4만1496원으로 상승했고, 순실질 임대료도 ㎡당 월 3만9036원까지 올라갔다. 공실이 늘어도 임대료가 버틴 것이 아니라, 신규 공급과 기존 우량 자산의 수급이 다른 방향으로 움직였고, 임대인이 명목 임대료를 크게 내리지 않는 대신 렌트프리 같은 계약조건으로 조정한 결과에 가깝다.
공실률과 임대료가 동시에 오를 수 있는 이유
한국부동산원의 상업용부동산 임대동향조사는 오피스 공실을 임대계약이 체결되지 않았거나 자가·무상임대 등으로도 이용되지 않는 공간으로 정의한다. 반면 임대료는 오피스의 경우 1~2층을 제외하고 3층부터 최고층까지의 업무용 공간을 기준으로 산정한다. 공실률과 임대료가 같은 건물의 같은 계약조건을 그대로 반영하는 구조가 아니라는 뜻이다.
여기에 한 가지 더 봐야 할 대목은 표본의 한계다. 한국부동산원은 조사 모집단을 연면적의 50% 이상이 임대되고 있는 건축물로 설명하고 있다. 시장 전체가 아니라 일정 수준 이상 운영 중인 건물을 중심으로 통계를 만들기 때문에, 개별 자산의 급격한 공실 악화나 공격적인 인센티브 제공이 공표 통계에 즉시 동일한 강도로 나타나지 않을 수 있다. 공개 통계만으로는 체감 공실과 실제 계약조건을 모두 읽기 어렵다는 의미다.
민간 시장 보고서가 별도로 순실질 임대료를 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CBRE 코리아 집계상 2026년 2분기 서울 A급 오피스의 명목 임대료와 순실질 임대료 차이는 ㎡당 월 2460원이다. 비율로는 약 5.9% 수준이다. 임대인이 간판 가격을 유지한 채 렌트프리, 핏아웃 지원, 초기 조건 조정으로 실질 부담을 낮추면 공실 상승과 임대료 상승이 동시에 나타날 수 있다.
2026년 서울 오피스, 공급 충격은 도심에 몰렸고 가격 조정은 완만했다
2026년 2분기 서울 시장에서 공실률이 오른 직접 배경은 신규 공급이었다. CBRE 코리아는 도심권역에서 G1 서울과 르네스퀘어 준공이 반영되면서 평균 공실률이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신규 공급을 제외한 기존 자산의 평균 공실률은 오히려 낮아졌다고 봤다. 시장 전체 수요가 급랭했다기보다 새 건물이 한꺼번에 들어오면서 권역 평균 수치가 흔들린 셈이다.
이 흐름은 3분기 자료에서도 이어진다. 2026년 10월 21일 공개된 CBRE 코리아의 3분기 자료를 보면 서울 3대 업무권역 A급 오피스 평균 공실률은 다시 3.1%로 낮아졌다. 반면 명목 임대료의 분기 상승률은 0.4%로 2021년 2분기 이후 가장 낮았다. 공실이 빠르게 흡수되더라도 임대료 상승 속도는 둔해질 수 있다는 뜻이고, 결국 시장 판단에서는 공실률 하나보다 임대료의 질, 즉 실질 임대료와 인센티브 폭이 더 중요해진다.
세빌스코리아도 같은 문제를 짚었다. 이 회사는 올해 전망 자료에서 2026년 서울 프라임 오피스의 명목 임대료는 완만한 상승을 이어가더라도 실질 임대료 상승은 제한되고 권역·자산별 임차인 인센티브 차이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다. 2분기 리포트에서도 도심권역의 신규 프라임 오피스 공급으로 CBD 공실률이 상승했다고 밝혔다. 시장 평균 숫자만 보면 임대료가 강해 보일 수 있지만, 실제 계약 협상력은 권역과 자산마다 다르게 움직이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기업별로는 전혀 다른 시장일 수 있다
같은 서울 오피스라도 기업별 손익은 시장 평균보다 계약 구조에서 더 크게 갈린다. SK리츠는 2026년 3월 31일 기준 IR 자료에서 자산별 임대율 100%, SK그룹 임대면적 비중 98%를 제시했다. 종로타워 역시 SK 계열사가 입주하는 구조다. 일부 자산에는 트리플넷 계약이 적용돼 건물 보유자가 부담하는 관리비 리스크도 상대적으로 낮다. 이런 자산은 서울 평균 공실률이 오르더라도 현금흐름이 바로 흔들릴 가능성이 제한적이다.
반대로 다수 임차인을 둔 멀티테넌트 자산은 같은 통계 속에서도 다른 압력을 받는다. 디앤디플랫폼리츠가 보유한 세미콜론 명동은 무신사, 롯데쇼핑, 한화시스템 등 복수 임차인이 들어선 자산으로 소개되며, 회사는 리테일층 매출 연동 임대차와 재임차인 유치 전략을 임대료 상승 여력으로 제시하고 있다. 이런 자산은 공실률 수치 자체보다 임차인 교체 속도, 리테넌팅 비용, 인센티브 제공 수준, 리테일과 오피스의 혼합 수익구조가 더 중요하다. 시장 평균 공실률이 비슷해도 실질 임대료와 순영업소득은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얘기다.
독자가 기업 공시를 볼 때도 확인해야 할 항목은 단순하지 않다. 첫째, 임대율이 건물 전체 기준인지 오피스 면적 기준인지 구분해야 한다. 둘째, 임대료 상승률이 명목 기준인지, 렌트프리와 초기 지원을 뺀 순실질 기준인지 봐야 한다. 셋째, 주요 임차인의 계열사 비중과 만기 구조, 넷리스 여부를 따져야 한다. 넷째, 신규 공급이 들어온 권역의 평균 공실 상승이 해당 자산의 개별 현금흐름 악화와 같은 뜻인지 분리해 봐야 한다.
결국 봐야 할 것은 ‘실질 임대료’와 ‘계약 구조’
서울 오피스 시장에서 공실이 늘고도 임대료가 오르는 현상은 숫자의 오류라기보다 층위가 다른 지표가 한 화면에 잡힌 결과에 가깝다. 신규 공급이 평균 공실률을 밀어 올려도 우량 자산 수요가 유지되면 명목 임대료는 버틸 수 있다. 그 사이 실제 조정은 렌트프리와 각종 인센티브, 임차인 구성, 만기 분산, 비용 전가 구조에서 일어난다.
따라서 상업용 부동산 시장을 읽거나 관련 기업에 투자할 때는 공실률과 표면 임대료만으로 결론을 내리기 어렵다. 실질 임대료가 얼마나 움직였는지, 그 변화가 개별 자산의 순영업소득에 어떻게 연결되는지, 같은 오피스라도 단일 계열사 장기임대 자산과 멀티테넌트 자산이 얼마나 다른 리스크를 지니는지를 함께 봐야 한다. 서울 오피스 시장의 올해 숫자는 바로 그 점을 보여준다.
자료: 한국부동산원, 상업용부동산 임대동향조사 조사개요·자료제공·자주묻는질문, 2026년 2분기 상업용부동산 임대동향조사 결과 발표(2026.07.30); CBRE 코리아, Seoul Figures Q2 2026(2026.07.23), Seoul Figures Q3 2026(2026.10.21); 세빌스코리아, 2026 상업용 부동산시장 전망-오피스(2026.02.23), 2026년 2분기 서울 프라임 오피스 리포트 발행(2026.07.22); SK리츠, 종로타워 자산 소개·FAQ 자산정보 임대료 인상율·2026년 1분기 IR 자료; 디앤디플랫폼리츠, 투자자산 소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