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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료배달은 한 줄에 안 잡힌다…배달비·쿠폰·판촉비, 재무제표에서 갈라지는 이유

경제

플랫폼이 내세우는 ‘무료배달’은 재무제표에서 대개 한 줄의 비용으로 보이지 않는다. 같은 돈이라도 누가 배송을 맡았는지, 쿠폰을 누구에게 어떤 계약으로 줬는지, 광고와 입점 유치가 구별되는지에 따라 매출 차감, 매출원가, 판매비와관리비로 흩어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투자자나 입점업체가 무료배달의 실제 부담을 확인하려면 손익계산서 한 줄보다 주석과 계약 구조를 함께 봐야 한다.

핵심은 세 갈래다. 첫째, 플랫폼이 직접 배송망을 운영하면 라이더 비용과 라스트마일 물류비는 매출원가 쪽에 들어갈 수 있다. 둘째, 고객에게 지급하는 쿠폰이나 바우처는 판촉비처럼 보이더라도 회계상 매출을 깎는 항목으로 처리될 수 있다. 셋째, 광고 집행, 앱 내 노출, 신규 고객 유치비는 판매비와관리비에 남는다. 같은 ‘무료배달 프로모션’이라도 회계상 자리가 달라질 수 있다는 뜻이다.


쿠팡은 배송비를 원가로, 일부 쿠폰은 매출 차감으로 본다


쿠팡의 2025년 Form 10-K는 이 차이를 가장 분명하게 보여준다. 쿠팡은 2025년 총순매출 345억3400만달러, 매출원가 243억9300만달러를 공시했는데, 매출원가 설명에 출고 배송과 물류 관련 비용, 그리고 음식배달 사업의 배송비가 포함된다고 적었다. 무료배달을 위해 실제로 움직인 배송망 비용이 적어도 일부는 매출원가에 반영된다는 의미다.

반면 같은 보고서에서 쿠팡은 운영·일반관리비 안에 광고비를 포함한다고 밝혔다. 고객을 끌어오기 위한 마케팅비는 원가와 따로 남는 구조다. 더 흥미로운 대목은 쿠폰 처리다. 구매와 함께 적립되는 할인쿠폰과 리워드는 매출 인식 구조 안에서 다뤄지고, 구매와 직접 연결되지 않은 쿠폰·바우처·리워드 가운데 고객 보상이나 마케팅 활동 성격의 일부는 거래가격 차감, 즉 매출 감소로 인식된다고 설명했다. 겉으로는 모두 혜택 비용처럼 보이지만, 실제 재무제표에서는 원가와 판관비, 매출 차감으로 갈라진다.


같은 배달 플랫폼도 비용 위치가 다르다


배달의민족 운영사 우아한형제들의 모회사인 딜리버리히어로도 비슷하지만 완전히 같지는 않다. 딜리버리히어로는 2025년 연간 실적 발표와 연차보고서에서 자체배달 확대와 주문 증가가 매출원가 증가의 주요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2026년 투자 방향에서도 자체배달과 구독, 상품군 확대를 계속 언급했고, 한국과 사우디아라비아의 성장 재가속을 별도로 짚었다. 배달망을 직접 굴리는 플랫폼일수록 무료배달의 체감 비용이 매출원가와 강하게 연결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다만 딜리버리히어로는 같은 기간 마케팅비가 줄었다고 공시했다. 자체배달 확대가 곧바로 마케팅비 확대와 같은 뜻은 아니라는 얘기다. 배송비 보조와 고객 유치 광고는 경제적으로 연결돼 보여도 회계상 다른 줄에 서고, 경영진이 어느 비용을 줄이고 어느 비용을 키웠는지도 별도로 봐야 한다. 무료배달을 내세웠다고 해서 판관비가 반드시 급증한다고 단정할 수 없는 이유다.


입점업체가 봐야 할 것은 ‘광고비’보다 계약 구조다


입점 가게나 납품업체 입장에서 더 중요한 것은 회계 계정명보다 계약 구조다.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 제1115호와 IFRS 15는 고객에게 지급하는 대가가 구별되는 재화·용역의 대가가 아니라면 거래가격, 즉 매출을 줄이는 방식으로 처리하도록 본다. 반대로 고객이 플랫폼에 구별되는 광고나 노출 서비스를 제공했다면 그 대가는 비용으로 남을 수 있다. 결국 같은 1000원의 혜택도 ‘누구에게, 무엇의 대가로, 어떤 계약에 따라’ 지급했느냐가 회계 처리와 수익성 해석을 바꾼다.

이 때문에 외부 투자자나 거래처가 무료배달의 부담을 읽을 때는 세 가지를 같이 봐야 한다. 손익계산서에서는 매출원가와 판관비의 움직임을, 주석에서는 쿠폰·리워드·광고수익·공급사 리베이트의 처리 방식을, 사업보고서 본문에서는 자체물류와 외주배송의 비중 변화를 확인해야 한다. 한 줄짜리 ‘배달비’ 계정을 찾는 방식으로는 실제 부담을 놓치기 쉽다.

반례도 있다. 플랫폼이 무료배달을 크게 내세워도, 물류센터 효율화나 주문밀도 개선으로 주문당 배송원가를 낮추면 손익 악화가 그대로 드러나지 않을 수 있다. 컬리는 2024년 경영실적 발표에서 멤버십의 무료배송 혜택이 고객 활동성 강화에 기여했고, 물류센터 자동화와 운영 효율 개선으로 운영비를 줄였다고 설명했다. 무료배송 정책이 곧바로 단일 비용 폭증으로 이어진다고 보기 어려운 이유다.

결론적으로 무료배달의 진짜 부담은 재무제표 한 칸에 모여 있지 않다. 직접 배송이면 원가로, 광고와 고객 유치면 판관비로, 고객에게 돌려주는 대가이면 매출 차감으로 흩어진다. 플랫폼 의존도가 높은 가게일수록 ‘무료배달을 누가 부담하느냐’는 광고 문구가 아니라 공시 주석과 계약 조건에서 확인해야 한다.

자료: Coupang, Inc., 2025 Form 10-K(2026); Delivery Hero SE, Annual Results/Annual Report 발표문(2026-03-26) 및 2025 Annual Report; IFRS Foundation, IFRS 15 Revenue from Contracts with Customers; K-IFRS 검색, 제1115호 고객과의 계약에서 생기는 수익; 컬리, 2024년 경영실적 어닝콜 발표문(2025-03-05) 및 회사소개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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