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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법인 이전가격 분쟁, 본사엔 세금부터 반영…영업이익 영향은 계약 구조가 갈랐다

경제

해외 자회사에 대한 이전가격 점검이 강화되더라도 국내 본사 실적에 가장 먼저 나타나는 곳은 통상 영업이익보다 법인세 항목이다. 다만 이 문제가 늘 세금선에서만 끝나는 것은 아니다. 로열티, 용역대가, 부품거래 가격처럼 본사와 해외법인 사이의 계약조건이 함께 바뀌면 매출원가나 매출, 수수료 수익이 재조정되면서 영업이익에도 영향이 번질 수 있다.

국가법령정보센터에 따르면 국제조세조정에 관한 법률은 거주자와 국외특수관계인 간 국제거래 가격이 정상가격보다 낮거나 높으면 과세당국이 이를 기준으로 과세표준과 세액을 결정하거나 경정할 수 있도록 두고 있다. 동시에 기업은 정상가격 산출방법에 대한 사전승인을 국세청장에게 신청할 수 있다. 이전가격 분쟁은 단순 세무리스크가 아니라, 사후 추징과 사전합의가 함께 작동하는 관리영역이라는 뜻이다.


조사 확대 신호는 행정예고와 현장 지원에서 동시에 나왔다


국세청은 2026년 조사사무처리규정 일부 개정안을 행정예고하면서 정상가격 산출방법 사전승인 신청이 취소·철회되거나 절차가 중단된 경우 해당 신청내용에 대한 부분조사를 허용하는 내용을 담았다. 이전가격심의위원회 운영 방식도 손보겠다고 예고했다. 같은 해 국세청은 재외동포와 해외 진출기업 대상 세무설명회를 준비하며 이전가격 관리 등 국제거래 정보를 제공하겠다고 밝혔고, 베트남 국세청과의 협의에서는 현지 APA 절차 개선과 외부 상용 데이터베이스 활용 공식 인정을 거론했다. 사전합의와 조사, 현장 안내가 한 축으로 묶여 움직이는 흐름이 뚜렷해진 셈이다.

이 흐름은 분쟁 해결 통계에서도 읽힌다. 국세청은 2022년 11월, 상호합의 절차를 통해 제도 신설 이후 2022년 10월까지 모두 190건의 국제 이중과세를 해결했고, APA를 통해 240건의 이전가격 과세위험을 예방했다고 밝혔다. 이전가격 이슈가 곧바로 추징으로만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반례다. 기업별 결과는 조사 강도보다도 거래 구조, 입증자료, 상대국 과세당국과의 협의 가능성에 따라 크게 갈린다.


같은 이전가격이라도 어떤 회사는 세금, 어떤 회사는 로열티와 현금흐름까지 흔들린다


LG전자 인도법인 사례는 이 차이를 비교적 선명하게 보여준다. 회사는 2025년 2월 실적발표에서 인도 세무당국과 체결한 APA 때문에 일회성 세금 유출이 발생해 당기순이익에 영향을 줬다고 설명했다. 동시에 이전가격 소송과 모회사 로열티 지급을 둘러싼 우발부채 약 48억7000만루피가 해소됐다고 밝혔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일차 충격이 영업이익이 아니라 세후이익에 먼저 반영됐다는 점이다.

하지만 같은 회사의 공시를 더 보면 사안은 거기서 끝나지 않는다. LG전자 인도법인의 예비투자설명서에는 한국 과세당국이 2017년부터 2021년까지 인도법인이 한국 본사에 추가로 지급했어야 할 브랜드·기술 로열티 규모를 31억5300만루피로 봤고, 이에 대해 한국과 인도 당국 간 상호합의절차를 신청했다고 적시돼 있다. 만약 이런 조정이 확정되면 해외법인의 세금 문제는 본사 입장에서 추가 로열티 수취와 관련된 소득 인식, 상대국 원천세, 현금 송금 시점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이전가격 분쟁이 세금선 아래의 비용 처리에 머무르지 않고 계약과 자금흐름까지 건드릴 수 있다는 의미다.

현대차 인도법인의 2022-23 사업보고서도 결이 다르다. 이 회사는 2018-19 과세연도와 관련해 주로 이전가격 조정에서 비롯된 6572만루피 규모의 세액 요구가 담긴 초안 평가명령을 받았다고 적었다. LG전자 인도법인처럼 대규모 우발부채 해소나 한국 본사 로열티 재산정까지 연결된 사례와 비교하면, 같은 이전가격 이슈라도 분쟁의 범위와 재무제표 파급력은 회사별로 다르다는 점이 드러난다.


국내 본사 영업이익까지 흔들리는 경우는 따로 봐야 한다


국내 제조업 본사의 손익계산서를 보면 영업이익과 법인세는 분리돼 나타난다.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의 공식 재무자료에서도 영업이익 다음에 금융·기타 손익을 거쳐 법인세비용차감전순이익과 당기순이익이 이어진다. 그래서 세무조사에 따른 추징이나 충당은 우선 법인세비용과 순이익에 반영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영업이익이 직접 흔들리는 경우는 별도의 계약 수정이 수반될 때다. 본사와 해외법인 사이의 판매가격, 위탁가공 마진, 연구개발 용역대가, 상표권 사용료 같은 이전가격 정책이 앞으로의 거래에 적용되도록 바뀌면 그때부터는 매출총이익과 영업이익률이 달라질 수 있다. 반대로 과거연도 세액을 상호합의나 APA로 정리하고 거래조건 자체는 크게 바꾸지 않으면, 당기 영업이익보다 법인세와 현금유출에서 영향이 더 크게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결국 투자자가 봐야 할 핵심은 해외법인에 세무조사가 들어왔느냐 자체가 아니다. 첫째, 문제가 된 거래가 제품 판매인지 로열티인지 용역인지, 둘째, 사후 추징만 있는지 아니면 APA·상호합의로 이중과세 조정이 가능한지, 셋째, 본사와 자회사 간 계약조건이 장래 기간까지 바뀌는지 여부가 더 중요하다. 이전가격 리스크는 제조업의 미래를 일률적으로 훼손하는 단일 변수라기보다, 기업마다 세금·현금흐름·영업마진에 각기 다른 경로로 반영되는 재무 이슈에 가깝다.

자료: 국가법령정보센터, 국제조세조정에 관한 법률(2025.12.23 개정, 2026.1.1 시행); 국세청, ’26년 조사사무처리규정 일부 개정(안) 행정예고(2026.4.14 제출기한 공고); 국세청, 국세청, 기업의 국제거래에 대한 이중과세 부담 430건 해결(2022.11.20); 국세청, 한-베트남 국세청장회의 보도자료(2026년); LG Electronics India Limited, Transcript of Earnings Call dated 12-02-2025; LG Electronics India Limited, Red Herring Prospectus(2024); Hyundai Motor India Limited, Annual Report 2022-23; 삼성전자, 2023년 3분기 사업보고서; 현대자동차, 2025년 1분기 연결 검토보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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