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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장년 창업자의 폐업 충격, 국가는 어디까지 메우나…창업비용 8300만원·부채 1억9500만원의 간극

경제

중장년 자영업자가 묻는 “힘들 때 국가는 무엇을 해줬나”라는 질문에 대해, 현재 확인되는 답은 분명하지만 제한적이다. 창업 초기에는 교육·사업화 자금·보증과 대출 연계가, 폐업 뒤에는 철거비 지원·채무조정·재취업·재창업 지원이 준비돼 있다. 다만 최근 공표된 공식 통계를 겹쳐 보면 지원의 축은 손실 보전보다는 재기 비용의 일부를 줄여 주는 데 가깝다. 창업에 들어가는 평균 비용과 폐업 뒤 남는 부채 규모 사이의 간극이 여전히 크기 때문이다.

중소벤처기업부가 2026년 3월 발표한 2024년 기준 소상공인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소상공인 기업체당 평균 창업준비기간은 13.7개월, 평균 창업비용은 8300만원이었다. 반면 중기부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2025년 2월 발표한 2023년 소상공인실태조사 잠정결과에서는 부채 보유 사업체의 기업체당 부채액이 1억9500만원으로 집계됐다. 창업에 드는 평균비용보다 부채 잔액이 더 큰 구조가 적지 않다는 뜻이다.

같은 시기 창업기업 전반의 자금 사정도 넉넉하지 않았다. 중기부와 창업진흥원이 2026년 1월 발표한 2023년 기준 창업기업실태조사에서 창업 준비 과정의 최대 애로는 자금 확보였고, 평균 소요자금은 2억600만원으로 나타났다. 자기자금 의존 비중이 높았지만 은행·비은행 대출과 정부 융자·보증도 함께 쓰였다. 퇴직금과 개인자산이 창업 초기 손실 흡수장치로 먼저 투입되고, 실패 뒤에는 개인 부채 문제로 돌아오기 쉬운 구조가 그대로 읽힌다.


창업 단계 지원은 늘었지만, 손실을 대신 떠안는 구조는 아니다


정부의 2026년 소상공인 지원 예산은 확대됐다. 중기부는 2026년 소상공인 지원사업·융자 통합 공고에서 전체 소상공인 예산을 5조4000억원으로 제시했고, 이 가운데 재기지원 예산도 전년보다 늘렸다고 밝혔다. 그러나 세부 사업을 뜯어보면 대부분은 직접 손실 보전이 아니라 교육, 컨설팅, 사업화 자금, 보증과 융자 연계, 디지털 전환, 경영 부담 완화에 맞춰져 있다.

예비 창업 단계의 대표 사업인 신사업창업사관학교도 같은 성격을 띤다. 2026년 모집 공고 기준으로 이 사업은 교육, 상담·코칭, 보육공간과 함께 최대 4000만원의 사업화 자금을 패키지로 지원한다. 다만 평균 창업비용 8300만원과 비교하면 사업화 자금만으로 초기 투자 전부를 충당하기는 어렵다. 특히 점포 보증금, 인테리어, 설비, 권리금이 많이 들어가는 업종에서는 자기자금과 대출이 여전히 중심이 될 수밖에 없다.

창업기업실태조사에서 정부 융자·보증 활용 비중이 8.4%로 집계된 점도 같은 해석을 뒷받침한다. 정책금융은 진입장벽을 낮추는 보조축이지만, 창업 리스크 자체를 공공이 대부분 흡수하는 장치는 아니다. 결국 중장년층이 퇴직금이나 담보 여력을 먼저 투입한 뒤 사업이 흔들리면 손실이 개인 재무에 직접 남는 구조가 지속된다는 뜻이다.


폐업 뒤에는 철거비·채무조정·재취업 지원…그래도 부채는 길게 남는다


폐업 국면에서 정부가 내놓은 대표 패키지는 희망리턴패키지와 새출발기금이다. 희망리턴패키지는 원스톱폐업지원, 재취업지원, 재창업지원으로 구성돼 사업정리 컨설팅, 점포철거 지원, 법률자문, 채무조정 연계, 전직 교육과 재기사업화를 묶어 지원한다. 2025년 추가 공고에서는 점포철거비를 최대 400만원까지 지원하는 내용도 확인된다. 2026년에도 해당 사업은 계속 공고되고 있다.

문제는 폐업 비용의 성격이다. 철거비와 컨설팅은 폐업의 마찰비용을 줄여 주지만, 남아 있는 금융채무 자체를 해결하지는 못한다. 이 지점에서 새출발기금이 들어온다. 새출발기금은 2022년 10월 출범한 자영업자·소상공인 채무조정 프로그램으로, 상환기간 연장과 금리 부담 완화, 부실차주의 경우 원금조정을 지원한다. 금융위원회는 2026년 6월 25일 점검회의에서 재산심사와 감면기준을 손봐 지원 혜택이 더 필요한 차주에게 집중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같은 자료에 따르면 부실 무담보채무의 원금감면 기준은 기존 60~80% 범위에서 운영됐으나, 변제능력이 높은 차주에 대해서는 최소감면율을 30%까지 낮추는 방향으로 조정됐다.

이 조정은 채무조정이 더 정교해졌다는 의미이지만, 반대로 말하면 모든 폐업자가 큰 폭의 원금감면을 기대할 수는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신청자의 소득과 재산을 더 엄격히 본다는 점, 2026년 8월 13일 시행된 신용정보법 개정에 따라 가상자산과 비상장주식 등도 재산심사에 반영되는 점을 감안하면, 제도는 보다 선별적으로 바뀌고 있다. 국가는 폐업 충격을 완전히 상쇄하기보다 회생 가능성이 낮은 부채를 조정하고, 회생 가능성이 있는 차주에게는 시간을 벌어 주는 방식으로 개입하고 있다고 보는 편이 정확하다.


기업에는 어떤 비용으로 돌아오나…KB금융과 하나금융의 경로


중장년 자영업자의 창업과 폐업 충격은 개인 문제에 그치지 않는다. 은행에는 소호 대출의 자산건전성, 상환유예, 채무조정, 충당금, 컨설팅 비용으로 이어진다. 상장 금융지주가 이 문제를 어떻게 처리하는지 보면 정책의 기업 영향이 더 또렷해진다.

KB금융은 소상공인·자영업자 관련 노출을 가장 분명하게 드러내는 곳 중 하나다. KB금융 2024 연차보고서에 따르면 은행의 SOHO 대출은 2024년 말 93조5000억원으로 전년 말 89조원보다 늘었다. 동시에 2026년 상반기 실적발표에서는 그룹의 2분기 신용손실충당금 전입액이 5198억원이었고, 상반기 누적 신용비용률은 39bp로 전년 동기보다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대출 자산은 커졌지만 부실관리와 충당금 통제로 수익성을 방어하려는 전형적인 그림이다.

하나금융도 비슷한 경로를 보인다. 하나금융 2025 연차보고서와 기존 사업 설명 자료를 보면 하나은행은 소호 대출 신청·연장 디지털화, 프랜차이즈·전문직 대상 세분화 상품, SOHO Loan 119 같은 연체·부실 예방 장치를 강조해 왔다. 2026년 2분기 연결 기준 요약 재무제표에서 하나금융의 총자산은 713조4630억원, 당기순이익은 1조1928억원으로 나타났다. 외형과 이익을 유지하면서도 자영업자 대출 부실을 사전에 관리하는 것이 실적 방어의 핵심 과제로 읽힌다.

두 회사의 공통점은 분명하다. 창업 초기자금이 개인자산과 대출에 의존할수록, 폐업 뒤 남는 부채는 결국 금융회사의 건전성 관리 문제로 되돌아온다. 그래서 은행 입장에서는 단순 대출 확대보다 조기 컨설팅, 상환구조 조정, 정책보증 연계가 더 중요해진다. 자영업자의 실패를 완전히 막을 수 없더라도, 폐업이 장기연체와 대손으로 번지는 구간을 줄이는 것이 곧 비용 절감이기 때문이다.


정책의 사각지대는 ‘재기 이전의 공백’


현재 제도의 약점은 지원이 없어서라기보다, 지원의 시점과 규모가 손실 구조를 충분히 따라가지 못한다는 데 있다. 창업 전에는 평균 8300만원 안팎의 초기비용이 필요하지만 직접 지원은 그 일부에 그친다. 폐업 뒤에는 철거와 상담, 채무조정 프로그램이 있지만, 부채 보유 사업체의 평균 부채가 1억9500만원에 이르는 현실을 감안하면 제도 이용만으로 재무를 정상화하기 어려운 사례가 적지 않다.

한국은행도 자영업 부문의 구조적 취약성을 따로 경고했다. 2026년 3월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2025년 말 자영업자 대출은 1092조9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9조1000억원 늘었고, 1인당 평균 대출 규모는 3억4000만원이었다. 부실이 한 번 개인 재무에서 금융권 건전성 문제로 넘어가면, 단순한 ‘창업 장려’나 ‘폐업 지원’만으로는 해결되지 않는다는 의미다.

결국 “국가가 무엇을 해줬나”라는 질문에 대한 현실적인 답은 이렇다. 국가는 창업 때는 진입비용을 일부 낮추고, 폐업 뒤에는 정리비용과 부채조정 비용을 일부 덜어준다. 하지만 퇴직금 투입과 개인보증성 위험을 구조적으로 대체하는 수준까지는 아직 아니다. 그래서 중장년 창업의 진짜 분기점은 지원사업의 유무보다도, 초기자금 조달을 자기자금 중심으로 할지, 폐업 가능성을 전제로 부채 구조를 얼마나 짧게 설계할지에 더 가까워졌다. 기업 실적의 관점에서도 이는 같은 결론으로 이어진다. 자영업 충격을 줄이는 정책은 결국 은행의 충당금과 대손비용을 줄이는 정책이지만, 그 효과가 커지려면 창업 이전의 자금 설계와 폐업 직전의 조기 구조조정이 지금보다 더 앞단에서 작동해야 한다.

자료: 중소벤처기업부·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2024년 기준 소상공인실태조사 결과 발표(2026-03-13); 중소벤처기업부·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2023년 소상공인실태조사 잠정결과 발표(2025-02-27); 중소벤처기업부·창업진흥원, 2023년 기준 창업기업실태조사 결과 발표(2026-01-20); 중소벤처기업부, 2026년 소상공인 지원사업·융자 통합 공고(2026-01-29); 중소벤처기업부, 2026년 신사업창업사관학교 예비창업자 모집 공고(2026-02);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희망리턴패키지 공고 및 사업 안내(2026); 금융위원회, 새출발기금 지원체계를 보완하여 필요한 분들께 채무조정 혜택이 더욱 집중되도록 하겠습니다(2026-06-25); 한국은행, 2026년 3월 26일 공보 2026-03-23호(2026-03-26); KB금융그룹, Annual Report 2024 및 2026년 상반기 경영실적 발표(2025, 2026-07-23); 하나금융그룹, Annual Report 2025 및 2026년 2분기 요약 재무제표(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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