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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약직 2년 만료 앞둔 기업들, 정규직 전환보다 먼저 따져야 할 것은 ‘공시 숫자의 범위’

경제

기간제 근로자를 2년 넘게 쓰면 자동으로 무기계약으로 전환된다고 이해하는 경우가 많지만, 기업의 실제 선택을 그 한 문장으로 설명하기는 어렵다. 현행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4조는 사용자가 기간제근로자를 2년을 초과하지 않는 범위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반복 갱신을 포함한 계속근로 총기간이 2년을 넘으면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로 본다. 다만 사업 완료, 결원 대체, 고령자, 전문적 지식·기술 활용 등 예외가 시행령에 별도로 정해져 있어 2년 도달이 곧바로 모든 사업장의 일률적 전환 의무를 뜻하는 것은 아니다.

이 때문에 기업이 2년 만료를 앞두고 정규직 전환과 외주화 가운데 무엇을 택하는지 비교하려면 먼저 숫자의 범위를 가려내야 한다. 2026년 10월 21일 발표된 2026년 8월 근로형태별 부가조사 결과에 따르면 비정규직 근로자는 867만1000명으로 1년 전보다 10만3000명 늘었고, 비중은 임금근로자의 38.5%였다. 같은 조사에서 한시적 근로자는 603만5000명으로 18만7000명 증가했다. 기간제 2년 규정은 여전히 노동시장 전체에 영향을 주는 규칙이지만, 개별 기업의 대응은 통계 한 장만으로 읽히지 않는다는 뜻이기도 하다.


같은 ‘고용현황’이어도 공시 기준이 서로 다르다


가장 먼저 부딪히는 문제는 공시 체계가 서로 다른 모집단을 잡고 있다는 점이다. 고용형태 공시제는 상시 300명 이상 근로자를 고용한 사업주가 매년 3월 31일 현재 고용형태를 4월 30일까지 공개하는 제도다. 여기에는 직접 고용 근로자뿐 아니라 해당 사업장에서 사용하는 파견·하도급·용역 근로자도 포함된다. 다시 말해 이 제도는 기업집단 전체의 인건비 구조보다 사업장 단위의 사용 구조를 보여주는 데 가깝다.

반면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의 정기보고서는 투자 판단에 필요한 기업 정보를 중심으로 작성된다. 금감원 안내자료에 따르면 반기보고서와 분기보고서에는 ‘소속외 근로자’ 항목이 포함되고, 사업보고서도 임원 및 직원 등에 관한 사항을 기재하도록 돼 있다. 다만 이 수치는 사업장 단위인지 연결기준인지, 평균 인원인지 기준일 현재 인원인지, 국내법인인지 해외법인 포함인지에 따라 해석이 달라질 수 있다. 같은 회사라도 워크넷의 고용형태 공시, DART 정기보고서, 지속가능경영보고서가 서로 다른 숫자를 내놓는 이유다.


직무별·사업별 차이 없이는 전환 비용도 외주 비용도 읽히지 않는다


공개자료에서 확인되는 기업 사례도 이런 한계를 보여준다. JW생명과학은 자사 지속가능경영 페이지에서 2025년 전체 인원 324명을 제시하면서, 고용형태별로 정규직 292명, 기간제근로자 27명, 단시간근로자 5명을 공개했다. 이 수치만 보면 기간제 비중은 크지 않지만, 어느 직무가 2년 만료에 가까운지, 전환 대상이 생산직인지 연구직인지, 외주 대체 가능 업무인지까지는 드러나지 않는다. 기업이 실제로 계산하는 비용은 단순 임금 총액이 아니라 숙련 축적, 채용·교육 재비용, 생산 차질, 노무 리스크까지 묶인 내부 관리지표에 가깝다.

한국환경공단의 2025년 지속가능경영보고서도 다른 그림을 보여준다. 이 보고서에는 2024년 기준 일반정규직 2586명, 무기계약직 466명, 기간제근로자 313명, 정규직 비율 88.16%가 제시돼 있다. 여기서는 기간제 인원이 적지 않지만 동시에 무기계약직 규모도 함께 확인된다. 즉 어떤 조직은 2년 규정에 대응해 정규직만 늘리는 것이 아니라 무기계약직, 기간제, 별도정원 전문직을 병행하는 방식으로 인력을 운영한다는 뜻이다. 전환이냐 외주화냐의 이분법만으로는 실제 운영구조를 설명하기 어렵다.

반대로 외주 인력이 두드러지는 사례도 있다. 하이브의 2025 지속가능경영보고서 검색본에는 2024년 기준 소속외 근로자 27명이 기재돼 있다. 이 항목은 직접 고용 기간제와는 다른 층위의 숫자다. 기업이 기간제 만료 부담을 낮추기 위해 외주를 확대했는지 판단하려면 최소한 직접 고용 기간제 추이와 소속외 근로자 추이, 사업 확장 여부, 해당 업무의 상시성까지 함께 봐야 한다. 공개자료 한 줄만으로 외주화 전환을 단정하면 오독 가능성이 크다.


‘2년 계약직’의 영향은 법 규정보다 측정 방식에서 더 갈린다


기간제 2년 규정이 기업과 사회에 준 영향은 분명하다. 상시·지속 업무를 얼마나 직접 고용할지, 계약 만료 전 전환 심사를 어떻게 설계할지, 외주와 도급을 어디까지 활용할지에 계속 압박을 주는 기준선이 됐다. 그러나 기업별 차이와 반례를 검증하려면 업종과 직무, 예외사유, 사업장 단위와 법인 단위의 범위를 구분해야 한다. 제조업 생산라인의 대체 가능성, 연구개발·전문직의 예외 적용, 공공기관의 무기계약직 활용은 같은 ‘기간제’라도 전혀 다른 결과를 낳는다.

따라서 투자자나 정책 독자가 공시를 읽을 때 먼저 물어야 할 질문은 정규직 전환이 더 싸냐 외주화가 더 싸냐가 아니다. 지금 보고 있는 숫자가 직접 고용인지, 소속외 인력 포함인지, 특정 사업장 기준인지, 연결기준 전체인지부터 확인해야 한다. 그 검증 없이 2년 만료의 비용을 비교하면 전환 확대를 외주화로 오인하거나, 반대로 외주 확대를 단순 계절성 채용으로 축소 해석할 수 있다. 기간제 2년 규정의 사회적 영향은 크지만, 기업별 대응을 읽는 일은 결국 법 조문보다 공시 주석과 지표 정의를 세밀하게 따지는 작업에 더 가깝다.

자료: 국가법령정보센터,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4조; 국가법령정보센터,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3조; 국가데이터처, 2026년 8월 경제활동인구조사 근로형태별 부가조사 결과(2026.10.21); 고용형태공시제 안내, 고용형태공시 제도 설명(2026년 3월 31일 기준 공시 안내); 금융감독원 DART, 기업공시 길라잡이 정기보고서 작성 안내; JW생명과학, ESG 사회 페이지 인력현황(2025); 한국환경공단, 2025년 지속가능경영보고서; 하이브, 2025 지속가능경영보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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