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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점포 폐쇄, 공시에서 먼저 봐야 할 건 매각익보다 리스 현금유출

경제

은행 점포가 줄어들면 남는 부동산을 팔아 이익이 나고 임차료 부담도 함께 낮아졌을 것이라고 받아들이기 쉽다. 그러나 실제 공시는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점포 폐쇄와 관련한 비용·수익은 한 줄의 숫자로 잡히지 않고, 유형자산 처분손익과 리스부채, 리스 현금유출, 단기·소액 리스비용이 서로 다른 항목으로 흩어져 나타난다. 최근 은행 공시를 보면 점포를 줄였다는 사실만으로 매각수익 확대나 임차부담 완화를 곧바로 단정하기 어렵다는 점이 먼저 확인된다.

금융위원회는 2023년 4월 은행 점포폐쇄 내실화 방안을 확정하면서, 점포를 닫기 전 의견수렴과 사전영향평가를 거치고 대체점포나 공동점포 같은 대체수단을 우선 마련하도록 했다. 비용 절감만을 이유로 점포를 기계적으로 줄이기 어려운 절차가 제도화된 셈이다. 점포를 없애더라도 기존 임차계약의 종료 시점, 이전 점포 마련 비용, 공동점포 전환 여부에 따라 실제 부담 구조는 달라질 수 있다.


매각손익은 작고, 리스 부담은 별도 항목에서 남는다


KB국민은행 연차보고서에서 확인되는 수치는 이런 차이를 비교적 분명하게 보여준다. 이 보고서에서는 유형자산 처분이익이 4000만원, 처분손실이 600만원으로 나타난다. 반면 같은 보고서의 리스 관련 항목에서는 리스부채가 746억300만원, 리스로 인한 총 현금유출이 435억6700만원으로 제시됐다. 단기리스와 소액자산 리스에 대한 비용도 별도로 잡혀 있다.

이 숫자는 점포 정리나 부동산 재배치가 있었다 해도 그 효과가 곧바로 큰 매각차익으로 연결되지 않을 수 있음을 보여준다. 장부가와 실제 매각가의 차이만 반영하는 유형자산 처분손익은 작게 나타날 수 있지만, 사무공간과 점포를 계속 빌려 쓰는 구조에서 발생하는 현금유출과 리스부채는 훨씬 크게 남을 수 있다. 점포를 닫았는데도 임차 관련 부담이 곧바로 사라졌다고 보기 어려운 이유다.

특히 국제회계기준 적용 이후에는 과거처럼 손익계산서의 임차료 한 줄만으로 부담을 읽기 더 어려워졌다. 상당수 부동산 임차는 사용권자산과 리스부채로 재무상태표에 반영되고, 손익은 감가상각비와 리스부채 이자비용으로 나뉜다. 그래서 공시의 지급임차료나 임차료 항목만 보면 실제 점포 운영비의 전부가 아니라 단기리스·저가자산 리스 같은 일부만 잡힐 수 있다.


은행별 비교에서 자주 생기는 오해


은행별 차이를 보려면 먼저 비교 대상을 맞춰야 한다. 은행 본체 공시와 금융지주 연결공시를 섞어 보면 점포 폐쇄와 직접 관계없는 카드·증권·보험 자회사 자산 매각이나 임차계약이 함께 들어가 결과가 달라진다. 같은 은행 안에서도 본점 사옥, 전산센터, 연수시설처럼 일반 점포와 성격이 다른 자산이 처분손익에 섞일 수 있어, 처분이익이 커 보인다고 해서 곧바로 점포 폐쇄 효과로 해석하면 반례가 생긴다.

시점도 중요하다. 점포를 닫은 해와 부동산을 실제 처분한 해가 다를 수 있고, 임차계약은 중도해지 위약금이나 연장선택권 때문에 손익 반영 시점이 어긋난다. 한 해에 처분손실이 나더라도 이후 임차 구조가 가벼워질 수 있고, 반대로 처분이익이 나도 대체 점포나 통합 점포를 새로 임차하면 전체 부담은 줄지 않을 수 있다.

결국 독자가 공시에서 확인해야 할 핵심은 세 가지다. 첫째, 유형자산 처분손익이 토지·건물·집기 등 무엇의 매각에서 발생했는지다. 둘째, 임차료라는 이름의 비용만 볼 것이 아니라 리스부채, 사용권자산 감가상각, 리스부채 이자비용, 리스 총현금유출을 함께 봐야 한다는 점이다. 셋째, 은행 본체 기준인지 금융지주 연결 기준인지 구분해야 한다는 점이다.

점포 폐쇄는 금융 접근성 문제로만 볼 사안도 아니지만, 재무적으로도 단순한 비용 절감 공식으로 읽기 어렵다. 최근 공시에서 먼저 확인되는 사실은 은행의 남는 부동산이 곧장 큰 매각수익으로 이어진다기보다, 리스 구조와 계약 재편이 재무 부담의 실제 모습을 더 많이 설명한다는 점이다. 점포 수 감소를 은행 실적 개선과 바로 연결하려면 처분손익 한 줄이 아니라 리스 관련 주석과 현금흐름표까지 함께 봐야 한다.

자료: 금융위원회, 은행 점포폐쇄 내실화 방안 마련(2023.04.13); KB국민은행, Annual Report(2025.03.14); KB국민은행, 2025년 영업보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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