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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청구공사 줄어도 안심 못 한다…건설사별로 갈린 매출채권·현금흐름 위험

경제

건설사의 매출이 늘었다고 곧바로 공사대금 회수가 안정적이라고 보긴 어렵다. 2026년 10월 23일 기준 12월 결산 상장사의 최신 정기공시는 반기보고서까지 나와 있지만, 기업 간 비교에 가장 안정적으로 쓰일 수 있는 감사 완료 자료는 2025년 사업보고서다. 이 자료들을 대조해 보면 같은 건설업 안에서도 미청구공사와 매출채권, 영업활동현금흐름의 조합이 크게 달랐고, 한 지표만으로 위험을 단정하기 어려운 사례가 확인된다.

미청구공사는 건설사가 공정을 진행해 매출을 인식했지만 아직 청구권이 완전히 확정되지 않은 금액으로, 최근 공시 체계에서는 계약자산과 함께 읽어야 한다. 이 잔액이 크면 공사비 회수 시차가 길어졌을 가능성을 의심할 수 있지만, 그것만으로 곧바로 부실이라고 결론 내릴 수는 없다. 실제 위험은 매출채권이 함께 불어나는지, 초과청구공사나 선수금과 비교해 어느 쪽으로 기울었는지, 그리고 손익이 아니라 현금흐름표에서 영업현금이 들어왔는지까지 봐야 드러난다.


매출이 흑자여도 현금은 빠져나간 현대건설


현대건설은 매출과 현금이 어긋난 대표 사례에 가깝다. 2025년 사업보고서 기준 연결 매출은 31조630억원, 영업이익은 6530억원으로 흑자였지만 영업활동현금흐름은 7483억원 유출이었다. 같은 시점 매출채권은 6조8420억원, 미청구공사는 3조937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흐름은 2026년에도 완전히 정리되지 않았다. 2026년 반기 기준 누적 영업활동현금흐름은 다시 1조6800억원 유출로 집계됐다. 손익계산서상 이익이 돌아와도 공사대금 회수와 운전자본 부담이 뒤따르지 않으면 현금은 계속 빠질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대우건설은 미청구공사 줄었지만 손실이 커졌다


반대로 미청구공사가 줄었다고 실적 위험이 사라지는 것도 아니었다. 대우건설의 2025년 사업보고서상 미청구공사는 7491억원으로 2024년 1조1496억원보다 감소했다. 영업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도 2024년 1조661억원 유출에서 2025년 5436억원 유입으로 돌아섰다.

그런데 같은 해 연결 매출은 8조546억원이었고 영업손실은 8154억원을 기록했다. 회사는 2025년 실적 발표에서 지방 미분양 할인판매와 해외 일부 현장의 원가율 상승을 주요 배경으로 설명했다. 즉 미청구공사와 현금흐름이 개선돼도 분양 할인, 해외 현장 원가 급등 같은 손익 요인이 크면 실적 충격은 별도로 나타날 수 있다는 뜻이다.


매출이 줄어도 재무지표가 나아진 GS건설과 DL이앤씨


GS건설은 반대 방향의 반례를 보여준다. 2025년 4분기 경영실적 자료 기준 GS건설의 연간 매출은 12조4503억원으로 전년보다 3.2% 줄었지만, 현금·예금 및 단기금융상품은 3조5189억원으로 1년 전 2조5602억원보다 늘었다. 같은 기간 매출채권 및 기타채권·계약자산은 4조2514억원에서 3조7324억원으로, 미청구공사는 1조1892억원에서 9213억원으로 감소했다.

매출이 줄었다는 사실만 놓고 보면 위축처럼 보이지만, 회수 부담과 미청구공사 잔액은 오히려 줄어든 셈이다. 매출 규모보다 자산의 질과 운전자본 부담이 더 중요하다는 점을 보여주는 사례다.

DL이앤씨도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회사 재무 하이라이트 기준 2025년 매출은 7조4024억원으로 전년 8조3184억원보다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3870억원으로 2709억원보다 늘었다. 이어 2026년 1분기 실적 발표에서는 순현금 1조3000억원, 부채비율 87.5%를 제시하며 수익성과 재무안정성을 함께 강조했다. 매출 성장이 둔화돼도 선별 수주와 현금 관리가 받쳐주면 위험 지표는 다르게 움직일 수 있다는 의미다.


결국 봐야 할 것은 ‘매출’이 아니라 조합이다


이번 비교에서 확인되는 결론은 단순하다. 건설사의 회수 위험은 미청구공사 한 항목만으로 판정하기 어렵다. 매출채권이 매출보다 빠르게 늘어나는지, 미청구공사가 초과청구공사보다 두드러지게 커지는지, 영업이익 흑자에도 영업활동현금흐름이 반복적으로 마이너스인지, 그리고 손실의 원인이 회수 지연인지 원가 상승인지까지 함께 구분해야 한다.

특히 기업 공시를 읽을 때는 미청구공사 감소를 곧바로 안전 신호로 받아들이거나, 반대로 잔액 증가만 보고 즉시 부실로 단정하는 해석을 피할 필요가 있다. 2025년 사업보고서와 2026년 중간 공시를 함께 보면 현대건설은 손익과 현금의 괴리가 남아 있었고, 대우건설은 회수 지표 개선에도 손실이 컸으며, GS건설과 DL이앤씨는 매출 둔화 속에서도 재무 체질이 상대적으로 안정된 흐름을 보였다. 건설사 위험은 결국 매출이 아니라 계약조건, 원가, 회수 시점, 현금흐름이 한꺼번에 만드는 결과다.

자료: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공시업무 스케줄(2026); 현대건설, 주요 보고서(2026.03.18 공시 자료 확인); 대우건설, 제26기 사업보고서 및 감사보고서 공고(2026.03.18) 및 2025년 경영실적 발표(2026.02.09); GS건설, 2025년 4분기 경영실적[확정](2026년 3월); DL이앤씨, 재무 하이라이트(최근 열람본 기준) 및 2026년 1분기 잠정 실적 발표(2026.04.29); DartLab 전자공시 분석, 현대건설(000720) 분석 페이지(2026.06.20 기준 검증표); Moo Research, 현대건설 재무제표 6개년(2026.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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