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견·용역 인건비는 누가 가져가나…상장사 실적이 보여준 ‘낮은 마진’과 남는 사용자 책임
용역·파견 일용직 업체의 수수료가 과도하다는 불만은 현장에서 자주 나온다. 다만 상장사 공시와 현행 법제를 함께 놓고 보면, 청구서에 찍히는 총액 전부를 업체의 마진으로 볼 수는 없다. 2025년 실적 기준으로 고객센터·BPO 성격이 강한 KTis와 KTcs의 영업이익률은 각각 약 4.2%, 2.9%에 그쳤다. 인건비 청구액이 커 보여도 상당 부분은 실제 임금, 4대보험 사용자 부담분, 퇴직급여 적립, 교육·채용·시스템 운영비로 흘러가고, 상장사 재무제표에 남는 이익은 낮은 한 자릿수인 경우가 적지 않다는 뜻이다.
다만 이 숫자가 곧 “파견업체가 거의 남기지 않는다”는 뜻은 아니다. 기업이 외주를 쓰는 이유는 단순 급여 전달이 아니라 채용, 스케줄 운영, 결원 대체, 교육, 노무관리, 다수 고객사 대응 같은 관리 기능을 묶어 사기 때문이다. 문제는 그 관리 대가가 합리적인지보다, 계약의 이름과 달리 실제 현장에서 누가 지휘하고 누가 책임지는지가 따로 움직일 수 있다는 점이다. 이 구간에서 비용과 법적 책임이 다시 갈라진다.
상장사 비교군이 보여준 것…매출은 크지만 이익률은 낮았다
KTis는 2025년 매출 5888억원, 영업이익 247억원을 기록했다. 회사는 임직원 수를 2025년 말 기준 9088명으로 제시하고 있으며, 고객센터·컨택센터·통신상품유통 등을 주요 사업으로 소개한다. 매출 규모에 비해 영업이익률은 4%대 초반이다. 청구 총액 가운데 상당 부분이 사람을 유지하고 운영하는 비용으로 빠져나간다는 점을 보여주는 사례다.
KTcs도 비슷하다. 2025년 연결 기준 영업수익은 약 1조427억원, 영업이익은 약 298억원이었다. 회사는 120여개 공공·민간 컨택센터 운영, 상담사 4500명 규모의 운영 역량을 내세우고 있다. 외형은 크지만 연결 영업이익률은 3%에 못 미쳤다. 파견·용역과 완전히 같은 사업은 아니지만, 사람을 대규모로 운영하는 아웃소싱 기업의 공시 수익성이 높지 않다는 점에서는 비교군으로 의미가 있다.
이 대목은 시민이 체감하는 “중간에서 너무 많이 떼 간다”는 인상과 회계상 결과가 다른 이유를 설명한다. 현장에선 한 사람당 청구단가와 실제 수령액 차이가 크게 보이지만, 상장사 손익계산서에 남는 것은 그 차액 전부가 아니라 운영비를 뺀 나머지다. 결국 총청구액과 마진을 혼동하면 과장이 생기고, 반대로 낮은 영업이익률만 보고 문제없다고 단정해도 현실을 놓치게 된다.
계약은 용역인데 현장은 파견일 수 있다…여기서 사용자 책임이 커진다
현행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은 근로자파견을 파견사업주가 고용관계를 유지한 채 사용사업주의 지휘·명령을 받아 일하게 하는 형태로 본다. 반대로 도급이나 용역은 원칙적으로 수급업체가 자기 책임과 재량으로 일을 완성하는 구조다. 따라서 계약서 제목이 용역이라고 해서 자동으로 용역이 되는 것은 아니다. 고용노동부와 대법원 판단 기준도 형식보다 실질을 본다.
실질이 파견인데 허용되지 않은 업무에 쓰거나, 법정 기간을 넘겨 쓰거나, 무허가 파견을 받으면 사용사업주에게 직접고용 의무가 생길 수 있다. 파견법상 일반적인 파견기간은 1년이 원칙이고, 당사자 합의가 있으면 연장할 수 있지만 2년을 초과해 계속 사용하면 직접고용 의무가 발생한다. 이 규정은 ‘외주로 돌렸으니 사람 문제는 협력업체 몫’이라는 해석이 법적으로 오래 버티기 어렵다는 뜻이기도 하다.
사용사업주의 책임은 고용 전환 문제에 그치지 않는다. 파견근로자에 대한 차별적 처우 금지 조항은 파견사업주와 사용사업주 모두에게 걸려 있고, 근로기준법의 일부 조항은 사용사업주를 사용자로 보도록 돼 있다. 고용노동부 FAQ에서도 파견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주는 휴게시설 설치·운영 범위에 파견근로자를 포함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청구서만 외부화했을 뿐 현장 사용 책임까지 사라지는 구조는 아니라는 얘기다.
산재 책임도 분리되지 않는다…안전 비용을 안 보이면 더 비싸질 수 있다
산업안전보건법은 도급의 명칭과 무관하게 서비스 제공을 타인에게 맡기는 계약까지 넓게 본다. 도급인은 자기 사업장에서 관계수급인 근로자가 작업할 때 안전·보건 조치와 산업재해 예방조치를 해야 한다. 대법원도 개정 산업안전보건법의 취지를 도급 사업주의 책임 강화로 해석하고 있다. 외주화가 곧 안전책임의 외주화를 뜻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도 비용 계산을 바꿨다. 이 법은 2022년 1월 27일 시행됐고, 50인 미만 사업장과 개인사업자에는 3년 유예 뒤인 2024년 1월 27일부터 적용됐다. 원청 또는 사용사업주가 실질적으로 작업을 지배·관리하는 구조라면, 외주 인력을 값싼 변동비처럼만 다루는 전략은 사고 한 번에 훨씬 큰 법적·평판 비용으로 돌아올 수 있다.
결국 누가 가져가나…임금은 업체를 거쳐 가고, 책임은 사용자에게 남는다
숫자로만 답하면, 파견·용역 인건비 총액 가운데 업체가 전부를 가져간다는 주장은 상장사 비교군의 공시와 맞지 않는다. 대규모 인력운영 사업의 공개 실적은 대체로 낮은 이익률을 보여준다. 하지만 법적으로 보면 사용자 기업이 책임을 거의 떼어낼 수 있다는 기대도 사실과 다르다. 지휘·명령, 차별, 휴게시설, 안전보건, 불법파견 여부 같은 핵심 쟁점은 실제 사용기업 쪽으로 다시 돌아온다.
기업 입장에서 진짜 변수는 수수료율 자체보다 두 가지다. 하나는 아웃소싱 업체가 채용·교육·배치·결원 대응을 효율화해 낮은 마진 구조에서도 서비스를 안정적으로 제공할 수 있느냐이고, 다른 하나는 사용자 기업이 이를 비용 절감 수단으로만 보다가 직접고용, 손해배상, 안전투자, 제재 리스크를 뒤늦게 떠안느냐이다. 외주 인건비에서 보이는 ‘차액’은 생각보다 작을 수 있지만, 책임에서 생기는 ‘숨은 비용’은 오히려 더 클 수 있다.
자료: 국가법령정보센터,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시행 2026.5.26), 산업안전보건법,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 고용노동부 고객상담센터 FAQ, 불법파견과 산업안전보건법상 사업주 책임 관련 해설, 파견근로자 휴게시설 관련 해설; KTis, 회사소개·주요재무·정기보고서(2025년 기준); KTcs, 재무정보·회사개요·CEO 인사말·사업소개(2025년 기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