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수료만으로는 안 되는 제로페이…카카오페이·NHN KCP가 보여준 결제 네트워크의 현실
제로페이가 기대만큼 널리 퍼지지 않은 이유를 수수료만으로 설명하기는 어렵다. 2025년 기준 제로페이 직불결제 수수료는 연매출 8억원 이하 0%, 8억~12억원 0.3%, 12억~30억원 0.5%, 30억원 초과 1.2%로 책정돼 있다. 표면적으로는 소상공인에게 매우 유리한 구조다. 그런데도 시장 전체의 결제 주도권은 카드 기반 간편결제와 대형 PG·플랫폼 쪽으로 기울어졌다. 비용 절감만으로는 소비자와 가맹점이 동시에 몰리는 네트워크 효과를 만들기 어렵기 때문이다. ([zeropay.or.kr](https://www.zeropay.or.kr/data/HP/2025%EB%85%84%20%EC%A0%9C%EB%A1%9C%ED%8E%98%EC%9D%B4%20%EA%B0%80%EB%A7%B9%EC%A0%90%20%EC%88%98%EC%88%98%EB%A3%8C%20%EC%A0%81%EC%9A%A9%20%EA%B3%B5%EC%A7%80_20250828152220_1.pdf))
한국은행 통계를 보면 결제 시장의 무게중심은 분명하다. 2025년 간편지급 서비스 이용규모는 하루 평균 3557만건, 1조1053억원으로 1년 전보다 각각 14.9%, 14.6% 늘었다. 2025년 전자지급결제대행(PG) 이용금액도 하루 평균 1조5542억원으로 9.2% 증가했다. 반면 2023년 국내 지급결제동향에서는 모바일 결제 가운데 카드 기반 간편결제가 차지하는 비중이 48.5%로 계속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이 커질수록 계좌직결형 저수수료 모델보다 카드망과 대형 플랫폼을 얹은 결제 생태계가 더 빠르게 불어났다는 뜻이다. ([bok.or.kr](https://www.bok.or.kr/portal/bbs/B0000502/view.do?depth=201265&menuNo=201265&nttId=10097038&oldMenuNo=201150&programType=newsData&relate=Y))
소비자는 할인보다도 ‘어디서나 되는 편의’를 산다
결제 서비스에서 소비자 유인은 단순한 소득공제나 공공성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카카오페이는 2025년 연간 거래액 185조6000억원, 연결 매출 9584억원을 기록했고, 같은 해 4분기 오프라인 결제 거래액은 전년 동기보다 43% 늘었다고 밝혔다. 이 회사는 2024년 사업보고서에서 오프라인 결제시장이 온라인보다 규모가 크고 반드시 확보해야 할 시장이라고 규정하면서, QR·바코드 외에 삼성페이 MST 방식 추가와 제로페이 가맹점 연동 등을 통해 결제처를 대폭 넓혔다고 설명했다. 소비자가 자주 쓰는 앱 안에서 결제, 멤버십, 각종 프로모션이 한 번에 이어질수록 결제 선택은 수수료 구조보다 사용 경험에 좌우될 가능성이 커진다. ([kakaopay.com](https://www.kakaopay.com/news/pr_detail?id=704&page=1&utm_source=openai))
이 대목이 제로페이의 약점이다. 제로페이는 결제 비용을 낮추는 데 강점이 있지만, 소비자가 매일 쓰는 플랫폼 안에서 적립·쿠폰·멤버십·해외결제·후불성 카드 혜택까지 통합해 주는 민간 플랫폼의 편의 경쟁에서는 불리하다. 조세특례제한법상 신용카드 등 사용금액 소득공제 제도는 2028년 12월 31일까지 연장돼 있지만, 제로페이만의 압도적 세제 우위가 소비 습관을 바꿀 정도로 작동하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결제는 ‘조금 더 싸다’보다 ‘늘 되는가, 빨리 되는가, 혜택이 붙는가’가 더 강한 선택 기준이 되기 쉽다. 이는 제로페이 부진의 중요한 경제적 배경으로 읽힌다. ([law.go.kr](https://law.go.kr/lsLinkCommonInfo.do?lsJoLnkSeq=1026644137&utm_source=openai))
가맹점도 수수료만 보지 않는다…매출 확대와 고객 락인 경쟁
가맹점 입장에서도 결제수수료 절감은 필요조건일 뿐 충분조건은 아니다. 금융위원회 자료에 따르면 2025년 2월 14일부터 신용카드 영세·중소가맹점 우대수수료율은 연매출 3억원 이하 0.40%, 3억~5억원 1.00%, 5억~10억원 1.15%, 10억~30억원 1.45%로 인하됐다. 즉, 카드 수수료 부담 자체도 과거보다 낮아졌다. 제로페이의 가격 우위가 남아 있더라도 격차가 예전만큼 압도적이지 않은 셈이다. ([fsc.go.kr](https://www.fsc.go.kr/edu/news/84133))
더 중요한 것은 민간 결제 사업자가 가맹점에 제시하는 부가가치다. NHN KCP는 공식 사이트에서 자체 간편결제인 KCP PAY를 도입한 플랫폼 사례를 소개하며 결제 편리성, 회원 락인, 매출 확대 효과를 강조했다. 오아시스마켓 사례에서는 일평균 매출의 80%가 기존 고객에게서 발생하며, 자체 페이 사용 고객 데이터 기반 마케팅이 재구매율을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결제가 단순 수납 기능이 아니라 재방문을 늘리는 CRM 도구가 되면, 가맹점은 0%대 수수료 하나만 보고 결제수단을 고르지 않는다. ([kcp.co.kr](https://www.kcp.co.kr/))
이 구조는 상장사 실적에도 반영된다. 카카오페이는 결제 네트워크를 넓히며 2025년 첫 연결 흑자를 냈고, NHN의 2024년 연결 재무제표 기준 NHN KCP 매출은 1조905억원으로 2023년 9662억원에서 늘었다. 플랫폼·PG 기업은 결제 자체 수수료뿐 아니라 데이터, 광고, 가맹점 솔루션, 자체 페이 구축, 해외결제 확장 같은 여러 수익원을 붙일 수 있다. 반대로 소비자 계좌에서 가맹점 계좌로 바로 이체하는 제로페이 직불결제는 구조상 수수료를 낮게 설계한 만큼, 민간 사업자가 대규모 마케팅과 리워드 경쟁을 지속할 유인이 약하다. 낮은 가격이 오히려 약한 투자 여력으로 이어지는 역설이 생기는 셈이다. ([kakaopay.com](https://www.kakaopay.com/news/pr_detail?id=704&page=1&utm_source=openai))
제로페이는 실패라기보다 ‘범용 결제’에서 ‘정책 인프라’로 옮겨갔다
그렇다고 제로페이를 단순 실패로만 보기는 어렵다. 현재 제로페이 공식 가맹점 사이트의 주요 사업 설명을 보면 직불·선불 결제와 함께 지역사랑상품권, 정책발행 바우처, 소비쿠폰이 전면에 배치돼 있다. 정책발행 바우처는 정부·지자체·교육청 등이 교육·복지·입학 지원금 등을 모바일 상품권 형태로 지급해 지정 가맹점에서 쓰도록 하는 구조다. 2026년 정책발행 바우처 안내에도 여러 공공기관·교육청이 참여하는 형태가 확인된다. 이는 제로페이가 민간 범용 결제망과 정면승부하기보다 공공 지원금 집행과 지역 한정 소비 유도에 더 적합한 인프라로 자리를 옮기고 있음을 보여준다. ([zeropay.or.kr](https://www.zeropay.or.kr/UI_HP_010_02_03.act))
수수료 체계도 이 방향을 뒷받침한다. 2025년 공지 기준 제로페이 고유 서비스인 직불결제와 발행처 정책을 따르는 상품권은 수수료 변경 대상이 아니었고, 변경이 예고된 것은 선불결제와 해외결제였다. 같은 해 수수료표에서도 지역사랑상품권과 소비쿠폰은 0%, 정책자금 바우처와 민간상품권은 30억원 이하 0.5%, 30억원 초과 1.2%로 제시됐다. 즉, 제로페이의 존재 이유가 일반 상거래의 대중 결제망이라기보다 정책 집행 효율과 소상공인 지원 채널에 더 가깝게 재편되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zeropay.or.kr](https://www.zeropay.or.kr/UI_MP_008_01_01_01.act?BOARD_REQ=794))
결국 질문은 ‘왜 안 퍼졌나’보다 ‘어디에서 살아남았나’에 가깝다
제로페이가 활성화되지 않은 가장 큰 경제적 이유는 네트워크 효과의 방향이 달랐기 때문이다. 소비자는 카드·플랫폼 기반 간편결제에서 더 많은 사용처와 혜택, 더 쉬운 인증과 적립을 얻었고, 가맹점은 단순 수수료 절감보다 재구매·고객 데이터·마케팅·해외결제 연동 같은 부가가치를 중시했다. 민간 사업자는 이 편익을 만들기 위해 투자했고, 그 결과 카카오페이와 NHN KCP 같은 사업자는 거래와 매출을 키웠다. 반면 제로페이는 저수수료라는 장점에도 범용 소비시장에서는 충분한 양면 네트워크를 만들지 못했고, 대신 지역상품권과 정책 바우처 같은 공공 목적 영역에서 실용성을 찾는 쪽으로 이동했다. ([kakaopay.com](https://www.kakaopay.com/news/pr_detail?id=704&page=1&utm_source=openai))
따라서 제로페이 확산이 더딘 이유를 ‘좋은 제도인데 사람들이 몰라서’라고만 보기는 어렵다. 결제 시장에서는 비용 인하보다도 반복 사용을 부르는 편의, 혜택, 데이터 활용, 가맹점 매출 기여가 더 강한 경쟁 변수로 작동한다. 제로페이가 다시 범용 결제에서 존재감을 키우려면 수수료 우위만이 아니라 소비자 보상 구조와 가맹점용 부가서비스를 함께 설계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제로페이의 현실적 역할은 계속해서 공공성 높은 정책 결제 인프라에 머물 가능성이 크다. ([fsc.go.kr](https://www.fsc.go.kr/edu/news/84133))
자료: 한국간편결제진흥원, 2025년 제로페이 가맹점 수수료 적용(2025.8.18.); 한국간편결제진흥원, 2025년 1월 2일자 제로페이 수수료 변경 관련 공지(2025.1.2.); 한국간편결제진흥원, 제로페이 정책발행 바우처 안내 페이지(2026년 확인); 한국은행, 2025년중 전자지급서비스 이용현황(2026.3.20.); 한국은행, 2025년 상반기중 전자지급서비스 이용현황(2025.9.29.); 한국은행, 2023년중 국내 지급결제동향(2024.3.25.); 금융위원회, 새로운 우대수수료율이 적용되는 2025년 상반기 영세·중소가맹점 선정결과 및 2024년 하반기 신규가맹점에 대한 카드수수료 환급 안내(2025.2.13.); 카카오페이, 2025년 4분기 및 연간 실적 발표 보도자료(2026.2.6.); 카카오페이, FY2024 Annual Report(2025); NHN, NHN Corporation and Subsidiaries FY2024 Consolidated Financial Statements(2025); NHN KCP, 공식 홈페이지 사례 소개 페이지(2026년 확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