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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스피싱 피해액 43% 감소…SNS·가상자산 사각지대는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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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0월 이후 발생 2만900건→1만2554건…피해액 1조1137억원→6324억원
-전화번호 긴급차단·AI 정보공유 효과…신종 스캠 거래정지는 법제화 과제

보이스피싱 발생 건수와 피해액이 지난해 10월 이후 10개월 연속 전년 같은 기간보다 감소했다. 정부의 전화번호 긴급차단과 악성 앱 차단, 금융·통신·수사기관 정보공유가 성과를 낸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정부가 발표한 ‘발생 40%·피해액 43% 감소’는 모든 금융사기를 포괄한 수치가 아니다. 2025년 10월부터 2026년 7월까지 집계된 보이스피싱 통계를 직전 연도 같은 기간과 비교한 결과다.

투자리딩방과 로맨스스캠, 노쇼사기 등 SNS·메신저 기반 범죄는 기존 보이스피싱 대응체계 밖에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가상자산 피해구제 제도도 오는 10월 시행을 앞두고 있어 성과와 사각지대를 나눠 볼 필요가 있다.


‘1년 성과’지만 감소율은 10개월 통계


정부는 지난 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보이스피싱 대응 범정부 태스크포스 회의를 열고 ‘보이스피싱 근절 종합대책’ 시행 1년의 성과를 발표했다.

보이스피싱 발생 건수는 2024년 10월부터 2025년 7월까지 2만900건이었다. 비교 기간인 2025년 10월부터 올해 7월까지는 1만2554건으로 39.9% 감소했다.

같은 기간 피해액은 1조1137억원에서 6324억원으로 43.2% 줄었다. 발생 건수보다 피해액 감소폭이 3.3%포인트 컸다(금융위원회·경찰청 등 관계부처, 2026년).

월별 감소폭도 확대됐다. 올해 7월 발생 건수는 907건으로 전년 같은 달 2368건보다 61.7% 줄었다. 피해액은 1345억원에서 337억원으로 74.9% 감소했다.

다만 종합대책 발표 직후부터 감소세가 나타난 것은 아니다. 지난해 7월부터 9월까지 발생 건수와 피해액은 전년보다 늘었다. 발생 건수와 피해액이 동시에 감소한 시점은 지난해 10월부터다.

정부가 발표한 수치와 월별 자료는 금융위원회 보이스피싱 대책 성과 자료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전화번호 차단 시간, 2~3일에서 10분 이내로 단축


이번 대책의 핵심 변화는 신고 이후의 대응 속도다. 보이스피싱에 이용된 전화번호를 차단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평균 2~3일에서 10분 이내로 줄었다.

경찰청은 한국인터넷진흥원과 이동통신 3사, 삼성전자와 협력해 지난해 11월부터 범행 전화번호의 수신·발신 기능을 7일간 정지하고 있다. 제도 시행 이후 긴급차단한 전화번호는 11만5088건이다(경찰청, 2026년).

신고체계도 바뀌었다. 기존에는 평일 주간에만 신고 접수가 가능했고 상담 응대율도 60% 수준이었다. 통합대응단 출범 이후에는 24시간 365일 접수체계가 마련됐고 응대율은 98% 수준으로 높아졌다.

보이스피싱이나 스미싱이 의심되면 전기통신금융사기 통합대응단 대표번호 1394로 상담과 신고를 할 수 있다. 범행 전화번호와 사기 사이트 제보, 관계기관 연계조치도 지원한다. 신고번호와 업무 범위는 정책브리핑 안내에서 확인할 수 있다.

피해금이 송금된 상황이라면 신고만 기다려서는 안 된다. 해당 금융회사와 경찰에 즉시 연락해 계좌 지급정지를 요청해야 한다. 범죄조직이 여러 계좌로 돈을 옮기거나 가상자산으로 바꾸기 전에 자금 흐름을 멈추는 것이 중요하다.


AI 플랫폼, 의심정보 46만3000건 공유


금융위원회는 금융과 통신, 수사기관의 의심정보를 연결하는 보이스피싱 AI 플랫폼을 구축했다. 계좌 지급정지와 통신 차단, 수사에 필요한 정보를 기관 사이에서 빠르게 공유하기 위한 시스템이다.

플랫폼 출범 이후 올해 7월 말까지 공유된 의심정보는 46만3000건이다. 정부는 이를 통해 663억6000만원의 자금 편취를 사전에 차단했다고 밝혔다(금융위원회, 2026년).

문자 단계의 차단도 강화됐다. 문자에 포함된 악성 인터넷주소 접속을 차단하고, 위·변조된 번호로 발송된 문자를 걸러내는 시스템이 가동됐다. 안드로이드폰에는 악성 앱 설치를 자동으로 막는 보안 기능이 적용됐다.

삼성전자 단말기와 통신 3사의 전화 앱에는 보이스피싱 의심 전화를 탐지해 경고하는 기능도 기본으로 제공되고 있다. 이용자가 의심 전화를 받은 뒤 판단하는 방식에서 통신 단계에서 위험을 알리는 방식으로 대응축이 이동했다.

다만 AI가 경고하지 않았다고 안전한 전화로 단정해서는 안 된다. 처음 사용된 번호와 계정, 정상 앱 안에서 이뤄지는 메신저 대화는 기존 탐지정보가 부족할 수 있다. 탐지시스템은 피해 가능성을 낮추는 보조 장치다.


피의자 3만8577명 검거…범행수단 공급망도 수사


경찰청은 올해 7월까지 피싱 범죄 피의자 3만8577명을 검거했다. 전년보다 18.4% 늘어난 규모다. 대포통장과 대포폰 등 범행수단을 만들거나 공급한 1만6917명도 적발했다(경찰청, 2026년).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7월까지 해외 스캠 조직원 405명이 검거됐다. 이 가운데 274명은 국내로 송환됐다. 캄보디아에서는 현지 코리아전담반이 피의자 217명을 검거하고 피해자 8명을 구출했다.

대검찰청은 지난해 9월부터 올해 7월까지 보이스피싱 관련자 313명을 입건하고 154명을 구속했다. 구속수사 비율은 대책 전 35.9%에서 대책 시행 이후 49.2%로 13.3%포인트 높아졌다.

검거 인원 증가는 범죄 감소의 원인 가운데 하나로 볼 수 있다. 그러나 검거 인원과 사건 수는 같은 지표가 아니다. 한 사건에 계좌 모집책과 전달책, 전화 상담원 등 다수가 관여할 수 있어 검거 인원이 발생 건수보다 많을 수 있다.

성과를 평가할 때는 검거 인원뿐 아니라 피해금 환급률과 총책 검거, 대포통장 재사용 방지, 해외 조직 해체 여부를 함께 봐야 한다.


SNS 스캠 6914건 임시조치…기존 지급정지의 경계


보이스피싱이 줄어드는 동안 범죄조직은 SNS와 메신저로 이동하고 있다. 투자리딩방과 로맨스스캠, 물품대금을 요구하는 노쇼사기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 범죄는 전화로 금융기관이나 공공기관을 사칭하는 전형적인 보이스피싱과 구조가 다르다. 피해자가 일정 기간 범인과 관계를 형성하거나 허위 투자 화면을 보고 여러 차례 돈을 송금하는 사례가 많다.

현행 제도에서는 이러한 신종 스캠이 계좌 지급정지 대상에 포함되는지를 두고 법적 공백이 있었다. 금융정보분석원은 특정금융정보법상 강화된 고객확인 절차를 활용해 의심계좌의 거래를 중단하는 방식을 도입했다.

제도가 시행된 6월 30일부터 8월 21일까지 금융회사에 접수된 신종 스캠 임시조치는 6914건이었다. 이 가운데 5018건이 강화된 고객확인 대상으로 분류돼 거래가 정지됐다(금융정보분석원, 2026년).

이는 신속한 차단 수단이 마련됐다는 의미가 있다. 다만 현재 조치는 자금세탁 위험을 확인하기 위한 제도를 활용한 것이다. 정부도 거래정지의 법적 근거와 이의신청 절차를 명확히 하는 특정금융정보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경찰은 올해 들어 범죄에 이용된 SNS 계정 약 5만3000개를 차단했다. 범죄에 노출될 가능성이 있는 이용자에게도 위험 알림 약 5만1000건을 보냈다(경찰청, 2026년).


가상자산 피해구제는 10월 1일부터 시행 예정


가상자산을 이용한 보이스피싱 피해는 기존 피해환급제도의 사각지대였다. 범죄조직이 피해금을 가상자산으로 바꾸면 금융계좌에 남은 금전을 돌려주는 기존 절차만으로는 회수하기 어려웠다.

개정된 전기통신금융사기 피해 방지 및 피해자산 환급에 관한 특별법은 피해자산의 범위를 금전에서 가상자산까지 확대했다. 법률 시행 예정일은 10월 1일이다.

가상자산사업자도 금융회사와 비슷한 수준의 피해 방지와 구제 의무를 부담하게 된다. 지급정지 시점에 가상자산이 남아 있으면 종류와 수량을 기준으로 환급하고, 금전과 가상자산이 섞여 있으면 지급정지 시점의 시세를 적용한다.

피해자가 가상자산 계정을 보유하지 않았거나 거래 경험이 없으면 전담기관이 해당 자산을 매도한 뒤 금전으로 지급하는 방안도 마련되고 있다. 구체적인 절차는 시행령에 담길 예정이다.

따라서 9월 현재 가상자산 보이스피싱 피해금이 이미 새 제도에 따라 환급된다고 설명하는 것은 정확하지 않다. 법률은 공포됐지만 피해구제 확대는 10월 1일 시행을 앞두고 있다. 관련 일정은 금융위원회 시행령 입법예고 자료에서 확인할 수 있다.


감소율보다 범죄 이동 경로를 추적해야


보이스피싱 피해 감소는 전화번호와 악성 앱, 금융계좌를 빠르게 차단한 결과로 평가할 수 있다. 기관별로 나뉘었던 정보를 통합한 것도 피해 확산을 줄이는 데 영향을 미쳤다.

그러나 전통적인 전화사기의 감소가 전체 스캠 범죄의 감소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범죄조직은 통신 차단이 강화되면 SNS 계정으로 이동하고, 금융계좌가 막히면 가상자산과 상품권 등 다른 수단을 찾는다.

정책 성과도 발생 건수와 피해액만으로 평가하기 어렵다. SNS 스캠과 가상자산 피해를 같은 기준으로 집계하고, 피해금이 실제로 얼마나 동결·환급됐는지를 공개해야 대응체계의 효과를 판단할 수 있다.

피해자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신고 속도다. 금융기관이나 수사기관이 먼저 연락해 안전계좌 이체, 현금 전달, 원격제어 앱 설치를 요구하는 일은 없다. 투자 수익을 보장하며 추가 입금을 요구하는 SNS 계정도 거래를 중단하고 확인해야 한다.

보이스피싱 대응은 전화 한 통을 막는 단계에서 디지털 금융사기의 자금 흐름을 차단하는 단계로 이동하고 있다. 다음 성과는 줄어든 전화사기 통계가 아니라 새플랫폼과 가상자산으로 옮겨간 범죄까지 얼마나 신속하게 멈추느냐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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