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 거래소 예치금 이자, 누구에게 얼마나 가나…업비트 2.1%·빗썸 2.2%·코인원 0%·코빗 1.9%
가상자산 거래소의 고객 예치금은 이제 단순 대기자금이 아니다. 2024년 7월 19일 시행된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 제도에 따라 거래소는 이용자 예치금을 은행 등에 분리 보관해야 하고, 이용자에게는 예치금 이용료를 지급해야 한다. 다만 제도는 은행이 운용한 수익 전부를 이용자에게 곧바로 넘기라고 정하지는 않는다. 관리기관이 운용수익을 거래소에 지급하고, 거래소는 그 가운데 운용수익과 비용 등을 반영해 이용자에게 이용료를 지급하는 구조다.
이 때문에 실제로 확인해야 할 쟁점은 두 가지다. 첫째, 각 거래소가 이용자에게 얼마를 지급하는지다. 둘째, 공시와 실사보고서에서 그 돈의 흐름이 얼마나 투명하게 드러나는지다. 2026년 10월 23일 현재 공개된 거래소 안내와 실사자료를 대조해 보면, 이용자 지급률과 공시의 세부 수준은 회사마다 적지 않게 다르다.
법은 분리보관과 이용료 지급을 요구하지만, 총수익 전액 환급까지 의무화한 것은 아니다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시행령은 거래소가 이용자 예치금을 고유재산과 분리해 은행 등 관리기관에 예치 또는 신탁하도록 정하고 있다. 또 관리기관은 그 예치금을 국채, 지방채, 지급보증 채무증권 등 안전자산 중심으로 운용하고, 그 수익을 가상자산사업자에게 지급하도록 규정한다. 금융위원회는 법 시행 당시 거래소가 이용자에게 예치금 이자 성격의 예치금이용료를 지급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용자에게 돌아가는 금액은 은행의 운용수익과 동일하지 않다. 업비트 고객센터가 인용한 감독규정 문구를 보면, 예치금이용료는 운용수익과 발생비용 등을 감안해 합리적으로 산정하도록 돼 있다. 다시 말해 제도상으로는 은행의 운용수익, 거래소가 이용자에게 실제 지급하는 이용료, 그 사이의 비용 또는 잔여 몫이 구분될 수 있는 구조다.
문제는 이 차이가 현재 공개자료만으로는 회사별로 선명하게 드러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법과 공지는 지급 의무를 만들었지만, 사업보고서나 외부 공시에서 이용자 지급액과 사업자 몫을 일관된 형식으로 쪼개 보여주고 있지는 않다.
이용자 지급률은 제각각…업비트 2.1%, 빗썸 2.2%, 코인원 0%, 코빗 1.9%
현재 공개 안내 기준으로 업비트는 예치금 이용료율을 연 2.1%로 안내하고 있다. 일마감 잔고를 기준으로 계산해 즉시 수령하거나 분기마다 업비트 계정으로 받을 수 있도록 했다. 빗썸은 연 2.2%를 공지했고, 매일 적립한 뒤 즉시 받기 또는 분기별 자동지급 방식을 운영하고 있다.
코인원은 같은 예치금 이용료 안내 페이지에서 현재 이용료율을 연 0%로 표시하고 있다. 법 시행 직후 유료 지급을 시작했던 거래소가 현재는 0%를 안내하고 있다는 점에서, 예치금 이용료가 법정 고정금리가 아니라 회사가 정하는 변동 항목이라는 사실이 분명해진다. 코빗은 2024년 7월 법 시행 시점에 연 2.5%를 공지했지만, 2026년 5월 공지에서는 연 1.9%를 적용 이용료율로 안내했다.
같은 제도 아래서도 이용자 체감 수익이 크게 벌어진다는 뜻이다. 특히 코인원의 0%는 반례에 가깝다. 법이 이용자 보호를 강화했더라도 실제 지급률은 개별 거래소의 정책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운용 방식 공개 수준도 다르다…코빗은 MMT·RP 명시, 다른 곳은 요약 공지가 중심
거래소별 차이는 금리 숫자만이 아니다. 예치금이 어떤 방식으로 굴러가는지에 대한 설명 수준도 다르다. 코빗은 2024년 7월 공지에서 예치금 관리기관이 신한은행이며, 운용상품은 수시입출식특정금전신탁(MMT)이고 실제 운용상품은 환매조건부채권(RP) 등으로 구성된다고 적시했다.
반면 업비트와 빗썸, 코인원의 이용료 안내에서는 이용자 지급 방식과 조건은 비교적 자세히 보이지만, 실제 운용자산의 구성까지 같은 수준으로 풀어쓴 사례는 공개 화면에서 바로 확인되지는 않았다. 이용자 입장에서는 지급률뿐 아니라 그 지급이 어떤 자산 운용 구조에서 나오는지 확인하고 싶어도 거래소별 공개 편차가 있다는 뜻이다.
이 차이는 단순한 설명 방식의 문제가 아니다. 예치금 운용 구조가 더 구체적으로 공개될수록 이용자는 지급률 변동의 배경을 추적하기 쉬워진다. 반대로 공지가 금리와 지급 일정에 머무르면, 이용자가 확인할 수 있는 것은 최종 지급률뿐이다.
실사보고서는 분리보관을 보여주지만, 사업자 몫은 바로 보이지 않는다
공개 실사보고서들은 거래소가 이용자 자산을 충분히 보유하고 있는지 확인하는 데는 도움이 된다. 업비트의 2025년 7월 기준 실사보고서는 이용자 예치금 계좌 잔액 대비 금융기관 예금 보유비율이 약 106.85%라고 적었다. 2024년 9월 기준 보고서에서도 현금및현금성자산 보유비율은 107.73%로 제시됐다. 이용자 예치금보다 은행 예금 잔액이 더 많았다는 뜻이다.
코인원의 2025년 12월 기준 공시에서도 회원 예치수량 대비 예금 보유율은 104.95%로 공개됐다. 같은 회사의 2025년 9월 30일 기준 합의된 절차 수행 결과보고서에서는 예금 보유가 회원예치금 총액 대비 110.21%라고 돼 있다. 또 교환유보금에서 미인출수수료와 미지급 예치금 이용료를 차감한 순회원자금과 데이터베이스상 원화잔고, 재무상태표상 회원예치금이 유의적인 차이 없이 일치했다고 적었다.
그러나 이런 자료는 분리보관과 과부족 검증에는 유효해도, 은행 운용수익 총액과 이용자 지급액, 회사 귀속분을 일목요연하게 보여주지는 않는다. 업비트 실사보고서 각주를 보면 이용자 예치금 계좌 잔액에는 회사에 귀속되는 거래·출금수수료와 이자수익 등이 섞여 있고, 일부 항목은 별도로 차감하지 않은 상태라고 설명한다. 코인원 보고서 역시 미지급 예치금 이용료를 차감한 순회원자금 개념을 제시하지만, 운용수익 총액과 이용자 지급 총액의 차이를 한눈에 읽을 수 있는 표는 아니다.
결국 실사보고서만으로는 거래소가 예치금을 안전하게 분리 관리하는지는 볼 수 있어도, 예치금 운용에서 발생한 수익이 이용자와 회사 사이에 어떻게 배분됐는지까지는 충분히 알기 어렵다.
투자 판단에 필요한 것은 ‘몇 퍼센트’보다 ‘배분 구조’ 공시다
현재 공개자료를 종합하면, 국내 원화거래소의 예치금 이용료는 동일한 법 적용 아래에서도 0%부터 2%대 초반까지 벌어져 있다. 지급 주기도 매월, 매분기, 즉시 수령 등으로 다르고, 지급 유예 사유와 탈퇴 시 처리 방식도 차이가 있다. 이용자 입장에서는 어느 거래소가 더 높은 이용료를 주는지만 볼 수 있지만, 그 숫자만으로는 회사가 예치금 운용에서 실제 얼마를 벌고 얼마를 이용자에게 돌려주는지 판단하기 어렵다.
기업 공시의 관점에서 보면 더 중요한 문제는 비교 가능성이다. 예치금 관련 수익과 비용, 이용자 지급액, 미지급 이용료 잔액, 회사 귀속 이자수익이 사업보고서 주석이나 별도 공시에서 같은 형식으로 제시되지 않으면 거래소 간 비교가 사실상 불완전해진다. 현재처럼 안내 공지와 실사보고서에 정보가 흩어져 있으면, 이용자 보호 제도가 도입됐더라도 시장 감시는 금리 비교 수준에 머물 수밖에 없다.
따라서 앞으로 필요한 것은 단순히 예치금 이용료율을 올리거나 내리는 경쟁이 아니다. 고객 예치금 운용수익 총액, 이용자 지급 총액, 회사 귀속분과 비용을 같은 기준으로 공시해 이용자와 투자자가 회사별 구조를 비교할 수 있게 만드는 일이다. 지금 확인되는 사실은 분명하다. 예치금 이용료는 생겼지만, 그 돈의 배분 구조는 아직 거래소마다 같은 해상도로 보이지 않는다.
자료: 법제처 국가법령정보센터,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8조(2026); 금융위원회, 내일(7.19일)부터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이 시행됩니다(2024-07-17); 금융위원회,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 시행령」 제정안 국무회의 통과(2024-06-25); 업비트 고객센터, 예치금 이용료 지급 관련 안내(열람일 2026-10-23); 빗썸,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 준수 첫번째, 원화 예치금이용료 지급(연 2.2%)(2024-07-19); 빗썸, 원화 예치금 이용료 즉시 받기 서비스 오픈 안내(2024-10-10); 코인원, 예치금 이용료의 계산 및 지급 방식(열람일 2026-10-23); 코인원, 가상자산 및 원화자산 실사보고서 공개(2025년 12월 기준)(2026-01-30); 주식회사 코인원, 합의된 절차 수행 결과보고서 2025년 09월 30일(2025-10-28); 두나무 주식회사, 디지털자산 및 예치금 실사보고서 2024년 9월 30일; Upbit, 디지털자산 및 예치금 실사보고서 2025년 7월; 디지털엑스, 고객 예치금 이용료 지급 안내(연 2.5%) – 상향 안내(2024-07-19); 디지털엑스, 2026년 5월 예치금 이용료율 안내(2026-04-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