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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시채용 확산, 인건비를 곧바로 낮추진 않았다…삼성전자·현대차로 본 채용비용의 이동

경제

대기업 채용이 공채에서 수시채용으로 옮겨가고 있지만, 그 변화가 곧바로 인건비 절감으로 이어졌다고 보기는 어렵다. 최근 기업 공시와 공식 채용자료를 함께 보면 채용 방식의 변화는 총인건비를 일괄적으로 낮추기보다, 필요한 시점에 필요한 직무를 뽑는 쪽으로 비용의 구조를 바꾸는 흐름에 가깝다. 정기 공채가 넓은 내부 인력풀과 장기 육성을 전제로 했다면, 수시채용은 채용 시점의 미스매치를 줄이는 대신 인재 소싱, 채용전환형 인턴, 직무별 검증, 교육훈련 같은 간접비 비중을 키우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이 점은 고용노동부의 2025 회계연도 기업체노동비용조사에서도 확인된다. 상용근로자 10인 이상 기업의 1인당 월평균 노동비용은 668만1천원으로 전년보다 5.0% 늘었는데, 직접노동비용은 4.1% 증가한 반면 퇴직급여·법정부담·복지·교육훈련비·채용관련비를 포함한 간접노동비용은 8.6% 늘었다. 제조업 노동비용은 763만1천원으로 전체 평균보다 높았다. 채용 방식이 바뀌는 국면에서 기업 부담이 임금 총액만이 아니라 모집·선발·훈련 쪽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뜻이다.


삼성전자, 공채를 유지한 반례…대규모 내부 육성 체계의 비용


삼성전자는 수시채용 확산 국면에서도 신입 공채를 유지하는 대표적인 반례다. 회사 채용 안내에는 3급 신입공채 모집 시기가 상반기 3월, 하반기 9월로 제시돼 있고, 경력 채용은 별도로 수시지원 체계를 두고 있다. 완전한 수시채용 전환이 아니라 공채와 경력 수시채용을 병행하는 구조다.

이 체계는 비용 측면에서 단순히 비효율이라고 보기 어렵다. 삼성전자 2025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본사 기준 직원 수는 12만8881명이고, 연간급여 총액은 19조7998억원, 1인 평균급여액은 1억5800만원이다. 같은 해 선택근무제 적용 직원 수는 10만5038명으로 집계됐다. 2025년 연결 기준 매출은 333조6059억원, 영업이익은 43조6011억원이었다.

이 수치는 삼성전자처럼 반도체와 완제품을 동시에 운영하는 대규모 제조·기술 기업에서는 공채 유지의 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 내부 육성 체계와 수익 기반이 함께 작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넓게 선발해 내부 배치와 재교육으로 흡수하는 모델은 채용 실패 비용을 사후 이동배치로 분산할 수 있다. 대신 단기적으로는 대규모 급여 총액과 교육·관리 비용을 떠안아야 한다. 공채가 사라진 것이 아니라, 공채를 유지할 수 있는 기업과 그렇지 못한 기업의 격차가 더 중요해졌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현대차, 예측가능한 상시채용으로 이동…비용은 선발보다 확보에 집중


현대자동차는 다른 길을 택했다. 2025 지속가능성 보고서에서 현대차는 대규모 공채와 수시채용의 장점을 흡수한 예측가능한 상시채용을 도입했다고 설명했다. 현재 채용 홈페이지에서도 월별 경력채용 공고와 함께 일부 직무는 ‘채용시까지’ 방식으로 운영되고, 채용전환형 인턴십 공고도 확인된다. 필요한 직무를 필요한 시점에 채우는 방식으로 채용 운영이 바뀐 셈이다.

하지만 이 변화도 인건비 자체를 가볍게 만든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 현대차의 2025 연간 매출은 186조2545억원으로 전년보다 6.3% 늘어 사상 최대를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11조4679억원으로 19.5% 감소했다. 수시채용 확산이 실적 방어의 만능 해법이 아니라는 뜻이다. 회사는 같은 실적 발표에서 2026년 연간 투자 계획으로 17조8000억원을 제시했다. 생산거점 현지화, 전동화, 소프트웨어 역량 확대가 동시에 진행되는 상황에서는 사람을 적게 뽑느냐보다 어떤 숙련을 언제 확보하느냐가 더 직접적인 비용 변수가 된다.

현대차 지속가능성 보고서를 보면 채용전환형 인턴을 포함한 인턴 운영 인원은 2024년 176명, 정규직 전환율은 49.4%였다. 국내외 전체 임직원 수는 2024년 말 기준 12만233명이고, 국내 자발적 이직률은 0.39%로 낮은 편이었다. 이는 현대차가 상시채용을 확대하면서도 무작정 외부 채용을 반복하기보다 인턴 전환과 내부 정착률 관리로 숙련 확보 비용을 통제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공채를 없애는 대신 선발-검증-전환의 단계를 잘게 나눠 채용 실패 비용을 앞단에서 줄이는 구조에 가깝다.


핵심은 채용 방식보다 숙련 확보비…기업별 손익 영향도 달라졌다


두 회사를 함께 놓고 보면, 독자가 주목해야 할 지점은 공채냐 수시채용이냐 자체보다 숙련인력 확보비가 어디서 발생하느냐다. 삼성전자는 대규모 공채와 내부 육성으로 비용을 조직 내부에 쌓는 구조이고, 현대차는 상시채용과 인턴 전환, 직무별 선발로 비용을 채용 전단과 직무 적합성 검증 단계에 배치하는 구조다. 둘 다 결국은 숙련을 사거나 길러야 한다는 점은 같다.

이 때문에 수시채용 확산을 인건비 절감으로 단정하는 해석은 실제 공시와 어긋난다. 제조업 전반에서 간접노동비용 증가율이 직접노동비용보다 높아진 것은 채용 방식 변화가 임금 총액 삭감보다 교육훈련, 복지, 법정부담, 채용관련비의 재배치를 낳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반도체, 자동차처럼 제품 주기가 짧고 기술 전환이 빠른 업종에서는 잘못 뽑은 인력을 장기간 보유하는 비용보다 필요한 숙련을 제때 확보하지 못하는 비용이 더 커질 수 있다.

반례도 분명하다. 삼성전자 사례는 공채가 여전히 유효할 수 있음을 보여주고, 현대차 사례는 수시채용이 도입돼도 실적이 자동 개선되지 않음을 보여준다. 결국 투자자가 봐야 할 것은 채용 제도의 이름이 아니라, 해당 기업이 어떤 방식으로 숙련인력 미스매치를 줄이고 그 비용을 매출 성장이나 수익성 방어로 연결하느냐다. 수시채용의 확산은 인건비를 없앤 변화가 아니라, 인건비와 채용비용의 발생 시점과 위치를 바꾼 변화에 더 가깝다.

자료: 고용노동부, 내역별·산업별·규모별 노동비용(e-나라지표, 2026-10-12 갱신); 삼성전자, 사업보고서(2026-03-10); 삼성전자, 채용 프로세스 안내; 삼성전자, 지속가능경영 데이터; 현대자동차, 2025 지속가능성 보고서; 현대자동차, 인재채용 홈페이지; 현대자동차, 2025 연간 및 4분기 경영실적 발표(2026-0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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