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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계약직’의 기업 비용은 같지 않다…전환 회피보다 더 큰 건 숙련 손실일 수 있다

경제

‘2년 계약직’의 영향은 한 문장으로 정리하기 어렵다. 현행 기간제법은 기간제 근로자를 원칙적으로 2년을 넘겨 쓰지 못하게 두되 예외를 폭넓게 인정하고 있어, 모든 2년 계약이 곧바로 정규직 전환으로 이어지는 구조는 아니다. 다만 기업 입장에서 진짜 비용은 법 문구보다 그 일자리가 어떤 숙련을 요구하느냐에 따라 갈린다. 핵심 기술과 공정, 고객 경험이 누적되는 자리에서는 전환 회피보다 반복 채용과 재교육, 현장 적응 지연에 따른 손실이 더 커질 수 있고, 반대로 계절성·프로젝트성이 강한 업무에서는 기간제 활용이 여전히 합리적인 경우가 있다.


2년 제한은 원칙일 뿐, 예외가 적지 않다


국가법령정보센터에 따르면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4조는 사용자가 기간제 근로자를 2년을 초과하지 않는 범위에서 사용할 수 있다고 정한다. 반복 갱신을 하더라도 계속근로 총기간이 2년을 넘기면 안 된다는 취지다. 다만 사업 완료에 필요한 기간을 정한 경우, 휴직·파견 대체, 학업·직업훈련 이수, 고령자 고용, 전문적 지식·기술 활용 등은 예외로 열거돼 있다.

같은 조문은 예외 사유가 없는데도 2년을 초과해 기간제 근로자를 쓰면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본다고 규정한다. 이 때문에 기업의 실제 선택지는 단순히 ‘2년 뒤 전환’과 ‘해고’의 양자택일이 아니다. 법이 허용한 예외를 쓰거나, 업무를 재설계하거나, 아예 핵심 업무는 정규직 중심으로 고정하고 주변 수요를 변동인력으로 운영하는 방식으로 나뉜다.


노동시장 전체로 보면 기간제는 줄지 않았다


통계청의 2025년 8월 근로형태별 부가조사 결과를 보면 한시적 근로자 중 기간제 근로자는 533만7000명으로 1년 전보다 33만9000명 늘었다. 비정규직 근로자의 현 직장 평균 근속기간은 2년 11개월, 한시적 근로자는 2년 7개월로 집계됐다. 2년 사용 제한이 존재해도 노동시장 전체에서 기간제 고용 자체가 빠르게 축소됐다고 보기는 어려운 수치다.

이 지점이 기업 비용 분석의 출발점이다. 기간제 비중이 유지되거나 늘어도 그것이 곧바로 기업 효율을 뜻하지는 않는다. 같은 기간제라도 반복 채용으로 대체 가능한 업무인지, 아니면 숙련이 쌓일수록 생산성이 커지는 업무인지에 따라 비용 구조가 완전히 달라지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사례…핵심 인력일수록 반복 고용의 절감 효과가 작다


삼성전자 지속가능경영보고서 2025를 보면 2024년 말 총 임직원은 26만2647명이고, 이 가운데 기간제 근로자는 3213명이다. 전체 임직원 대비 약 1.2% 수준이다. 반면 임직원이 아닌 총 근로자 수는 5만9693명, 한국 기준으로만 봐도 4만2589명이다. 같은 보고서는 2024년 연결 기준 매출 300조9000억원, 인건비 40조5000억원, 연구개발비 35조원을 제시했다.

이 수치는 삼성전자가 핵심 경쟁력의 중심을 짧은 계약 인력보다 장기 축적형 인력에 두고 있음을 보여준다. 반도체와 전자제품 사업은 공정 숙련, 품질관리, 연구개발, 공급망 협업의 연속성이 실적에 직접 연결된다. 이런 구조에서는 2년 도래 때마다 핵심 역할의 전환을 피하려고 인력을 갈아끼우는 전략이 단기 임금 절감보다 더 큰 간접비용을 부를 가능성이 크다. 채용, 보안 교육, 공정 적응, 팀 내 협업 재구축에 드는 시간이 모두 비용이기 때문이다.

물론 삼성전자처럼 기간제 비중이 낮은 기업도 외부 인력 활용은 적지 않다. 다만 이는 곧바로 ‘전환 회피’로 읽기보다 생산, 물류, 지원업무를 어디까지 내부 인력으로 두고 어디까지 외부화할지에 관한 운영 전략으로 봐야 한다. 핵심 인력은 정규 고용으로 묶고, 변동 수요는 다른 방식으로 흡수하는 구조에 가깝다.


이마트 사례…단기 유연성은 크지만 서비스 숙련의 누수도 크다


이마트의 2024 지속가능경영보고서는 2024년 총 직원 수를 2만3828명으로, 이 가운데 비정규직을 2606명으로 제시했다. 소속 외 근로자는 9671명이다. 비정규직 비중은 약 10.9%, 소속 외 근로자는 총 직원 수의 약 40.6%에 해당한다. 이 보고서는 2024년 6월 30일 이마트에브리데이 흡수합병에 따라 2024년 수치에 합병 효과가 포함됐고, 사업보고서의 소득신고 기준 인원이 아니라 관리적 기준으로 산정했다고 밝히고 있다.

이마트 투자정보에 공시된 별도 기준 2025년 매출은 16조6289억원, 영업이익은 2771억원이다. 영업이익률은 약 1.7%로 높지 않다. 이런 업종에서는 수요 변동에 맞춘 인력 운용 유인이 크고, 기간제나 외부 인력 활용이 단기적으로는 비용 통제 수단이 되기 쉽다.

하지만 유통업의 비용은 임금 총액만으로 끝나지 않는다. 매장 운영은 진열, 신선식품 관리, 재고 파악, 고객 응대, 점포별 동선과 판촉 이해 같은 현장 숙련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 계약 만료와 교체가 잦을수록 교육비와 관리자 부담, 서비스 일관성 저하, 실수 비용이 누적될 수 있다. 마진이 얇은 사업일수록 겉으로 드러나는 고정비 절감과 별개로 이런 숨은 비용이 실적을 갉아먹을 여지가 있다.


결국 비용의 핵심은 ‘전환 회피’보다 ‘업무의 숙련도’다


기업 실무에서 2년 계약직의 비용을 따질 때 가장 자주 놓치는 대목은 계약 형태가 아니라 업무 속성이다. 공장 자동화 설비, 반도체 공정, 연구개발, 품질보증처럼 인수인계 비용이 큰 업무는 장기 고용이 유리하다. 반대로 행사성 판매, 계절 물류, 한시 사업, 대체근무처럼 수요와 기간이 비교적 명확한 업무는 기간제 활용이 합리적일 수 있다.

그래서 ‘2년 계약직이 기업에 불리하냐’는 질문에 대한 실제 답은 업종별로 다르다. 숙련 축적이 핵심인 기업은 전환 회피가 아니라 숙련 손실이 더 비싼 비용이고, 저마진 서비스업은 단기 유연성의 이익이 크지만 그만큼 운영 품질 저하와 관리자 부담이 뒤따른다. 제도 논쟁에서도 이 점을 구분하지 않으면 법이 문제인지, 업종의 수요 변동이 문제인지, 또는 기업의 인력 설계가 문제인지가 흐려진다.


반례도 분명하다…모든 반복 고용이 비효율은 아니다


반대로 봐야 할 사례도 있다. 기간제법 자체가 사업 완료형 업무, 결원 대체, 고령자 고용, 전문지식 활용 등 예외를 인정하는 이유는 모든 한시 고용을 비정상으로 볼 수 없기 때문이다. 관광 성수기, 프로젝트 수주, 점포 리뉴얼, 시스템 구축처럼 종료 시점이 분명한 업무에서는 무리한 정규직 전환이 오히려 인건비 경직성과 조직 비대화를 낳을 수 있다.

따라서 정책 평가도 단순한 전환 숫자 경쟁보다는 어떤 업무에서 기간제를 쓰고, 어떤 업무에서 숙련 축적이 끊기고 있는지까지 봐야 한다. 2년 계약직의 반복 고용 비용은 법 조항 하나로 결정되지 않는다. 기업이 절감한 임금보다 더 큰 재교육비와 숙련 손실을 떠안고 있다면 그것은 이미 값싼 인력이 아니라 비싼 회피 전략이기 때문이다.

자료: 국가법령정보센터,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4조(2021.5.18. 시행); 통계청, 2025년 8월 경제활동인구조사 근로형태별 부가조사 결과(2025.10.22.); 삼성전자, 삼성전자 지속가능경영보고서 2025; 이마트, 2024 지속가능경영보고서; 이마트, 투자정보 배당현황·영업현황 및 재무비율(2026년 게시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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