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다뷰

시장의 변화와 미래를 읽는 경제지, 미래다뷰

5인 미만 사업장 노동규제 확대, 비용은 어디서 생기나…점포 인건비보다 더 큰 변수는 출점·지원정책

경제

5인 미만 사업장에 대한 노동규제 확대 논의는 이미 발생한 비용을 따지는 문제가 아니라, 현재 예외로 남아 있는 규정이 어디까지 적용되느냐에 따라 앞으로 비용이 어떻게 이동하느냐를 따지는 문제에 가깝다. 2026년 10월 22일 현재 현행법상 5인 미만 사업장에는 근로기준법의 일부만 적용되고, 연장·야간·휴일근로 가산수당, 연차유급휴가, 부당해고 구제신청 같은 핵심 조항은 여전히 전면 적용되지 않는다. 반면 정부는 2026년 하반기 업무보고에서 5인 미만 사업장에 대한 근로기준법의 단계적 적용 확대를 추진 과제로 제시했다. 쟁점은 확대 여부 자체보다, 그 비용이 영세 점포의 현금흐름을 먼저 압박할지, 본사의 지원비용과 출점 전략 변화로 이어질지, 아니면 가격 전가로 흘러갈지에 있다.

우선 현재 제도부터 분리해서 볼 필요가 있다. 5인 미만 사업장이라고 해서 노동관계법이 아예 비어 있는 것은 아니다. 근로조건 명시, 해고예고, 휴게, 주휴일, 출산전후휴가, 육아휴직, 최저임금, 퇴직급여 등은 이미 적용된다. 다만 연장·야간·휴일근로 가산수당, 연차유급휴가, 부당해고 구제신청 등은 적용되지 않거나 제한된다. 따라서 제도 확대의 직접 비용은 모든 인건비가 아니라, 현재 빠져 있는 항목이 새로 붙는 부분에서 발생한다.


직접비용은 가산수당과 대체인력, 간접비용은 노무관리와 분쟁 대응


가장 먼저 늘어나는 항목은 추가수당이다. 2026년 적용 최저임금인 시간당 1만320원을 기준으로 보면, 한 근로자가 한 달에 연장·야간·휴일근로를 합쳐 40시간 일할 때 새로 붙는 50% 가산임금은 월 20만6400원이다. 야간 운영이나 주말 영업 비중이 큰 편의점, 카페, 음식점, 소형 판매점일수록 이 항목의 체감도가 높다.

연차유급휴가도 현장에서는 적지 않은 부담이 된다. 1년 이상 근무한 근로자 1명이 연차 15일을 모두 쓰고, 사업주가 그 공백을 최저임금 수준 대체인력으로 메운다고 가정하면 연간 비용은 약 123만8400원이다. 근로자 4명인 점포라면 단순 계산으로 연 495만3600원 수준이 된다. 물론 실제 부담은 업종과 근무표, 연차 사용 방식, 미사용 보상 여부에 따라 달라진다. 하지만 비용의 방향이 단순 임금 인상보다 근무표 재편과 대체인력 확보 문제로 번진다는 점은 분명하다.

여기에 노무관리 비용이 따라붙는다. 지금까지 사장과 가족, 소수 아르바이트 인력 중심으로 운영되던 점포는 근로시간 관리, 연차 산정, 스케줄 기록, 분쟁 대응 체계를 더 정교하게 갖춰야 한다. 비용은 급여명세서나 추가수당에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점주의 관리시간, 노무 상담, 법률 분쟁 가능성까지 포함한 총비용으로 커진다.


가격 인상만으로 연결되지는 않는다…편의점 본사가 보여주는 다른 경로


다만 이 비용이 곧바로 소비자 가격 인상으로 직결된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대표적인 반례가 편의점 업계다. 5인 미만 사업장 논의의 충격은 본사보다 개별 가맹점에 먼저 닿지만, 본사는 매출총이익 배분 구조와 출점 전략, 지원제도를 통해 그 충격을 일정 부분 흡수하거나 분산할 수 있다.

GS리테일은 2025년 연결 기준 매출 11조9574억원, 영업이익 2921억원을 기록했다. 회사 규모만 놓고 보면 영세 점포와는 다른 체력을 갖고 있다. 그러나 GS25 현장으로 내려가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GS리테일은 공식 홈페이지에서 판매이익 인센티브, 경쟁력 향상 인센티브, 상생지원 보험, 법률·노무 무료 상담, 상생대출 등 경영주 지원제도를 운영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이는 규제 강화 시 비용이 본사 손익계산서의 임금 항목으로만 반영되는 것이 아니라, 가맹점 지원비와 인센티브 확대, 본부 부담 프로그램 증가로 이동할 수 있다는 뜻이다.

BGF리테일도 같은 방향의 대응을 보여준다. 회사는 2024년 말 발표한 2025 가맹점 상생안에서 단순 비용 보전보다 매출 확대형 지원에 무게를 두겠다고 밝혔다. 신상품 도입, 폐기 지원, 저회전 상품 철수 지원, 상생협력펀드 금리 지원 등으로 점포 수익성을 높이겠다는 방식이다. 과거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서도 편의점 사업은 상품 유통마진보다 매출이익에서 가맹수수료를 수취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이 구조에서는 점포 수익성이 흔들리면 본사도 결국 수수료와 출점 속도에서 영향을 받는다.

이 지점이 단순한 가격 전가론의 약점이다. 예를 들어 월 추가비용이 120만원인 점포는 월매출 5000만원 기준으로 2.4%의 추가 부담을 안게 되지만, 이를 전부 가격으로 옮기면 고객 이탈이 생길 수 있다. 실제 현장에서는 가격 인상보다 운영시간 조정, 심야 인력 축소, 점주 근로시간 확대, 간편식·즉석조리·차별화 상품 비중 확대, 본부 지원금 활용이 먼저 동원될 가능성이 높다. 기업 입장에선 규제 확대가 곧바로 손익 악화보다 출점 선별 강화, 저수익 점포 구조조정, 자동화 투자 확대 같은 자본배분 변화로 나타날 여지가 더 크다.


영세사업장 부담론의 핵심은 현금흐름, 반론의 핵심은 제도 공백


영세사업장 부담론이 설득력을 얻는 이유는 숫자의 크기보다 현금흐름의 폭이 좁기 때문이다. 통계청의 2024년 전국사업체조사 잠정 결과에서도 전체 사업체는 635만3673개로 늘었고, 종사자 1~4명 사업체 수 역시 증가했다. 즉 제도 적용 확대의 대상은 일부 예외적인 사업장이 아니라 국내 고용과 자영업 생태계의 큰 덩어리다.

반대로 확대론도 분명한 근거가 있다. 현재 5인 미만 사업장에서는 부당해고 구제, 연차휴가, 가산수당 등 핵심 보호장치가 비어 있는 영역이 남아 있다. 정부가 단계적 확대를 언급한 것도 이 사각지대를 줄이겠다는 취지다. 따라서 이 논쟁은 보호 확대와 비용 증가 중 어느 하나만 옳다고 보기보다, 어떤 업종과 어떤 항목부터 적용할지의 설계 문제에 가깝다.

기업과 산업 관점에서 보면 결론도 조금 다르다. 대형 상장 유통사는 제도 확대의 직접 타격을 전부 떠안는 당사자라기보다, 영세 가맹점의 부담을 어떻게 분산하느냐에 따라 실적과 투자 전략이 달라지는 중간 고리다. 그래서 향후 봐야 할 핵심 지표는 단순 임금비용보다 점포당 매출총이익, 폐점률과 순증 점포수, 본사 상생지원비, 자동화 투자, 심야 운영 점포 비중 변화다. 5인 미만 사업장 노동규제 확대의 비용은 숫자 하나로 고정되지 않는다. 다만 그 비용이 가장 먼저 드러나는 곳은 대기업 본사의 손익계산서가 아니라, 인력 3~4명으로 돌아가는 작은 점포의 근무표와 영업시간표일 가능성이 크다.

자료: 국가법령정보센터, 근로기준법(법률 제21533호, 시행 2026.10.8); 국가법령정보센터, 근로기준법 시행령(시행 2025.2.23); 고용노동부, 늘봄이와 함께하는 노동법 AtoZ 5인미만 사업장도 근로기준법 꼭 지켜주세요(2022.5.); 고용노동부, 2026 하반기 업무보고 카드뉴스(2026.8.); 최저임금위원회, 2026년 적용 최저임금 고시 안내(2025.8.); 통계청, 2024년 전국사업체조사 결과(잠정)(2025.9.23); GS리테일, 경영성과(2026년 확인); GS리테일, 상생경영-경영주 지원제도(2026년 확인); BGF리테일, CU 점포 수익성 향상 위한 2025 가맹점 상생안 체결(2024.12.9); BGF리테일, 재무정보(2026년 확인); BGF리테일, 2022-2023 지속가능경영보고서(2024)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