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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성형 AI 도입, 감원보다 직무 재편에 더 가까웠다…네이버·카카오 인건비 공시가 보여준 것

경제

생성형 AI 도입이 곧바로 대규모 감원으로 이어진다는 통념은 국내 주요 플랫폼 기업 공시와 공식 보고서만 놓고 보면 아직 일반화하기 어렵다. 적어도 네이버와 카카오의 최근 공개 자료에서는 AI 투자 확대와 함께 일감의 성격, 채용 방식, 필요한 역량이 바뀌는 흐름이 더 선명하다. 다만 이 말이 고용 충격이 없다는 뜻은 아니다. 신규 채용 축소, 저숙련 반복업무의 축소 압력, 외주와 자동화의 결합 같은 변화는 이미 숫자로 나타나고 있어, 감원 여부는 단순 인원 수보다 인건비와 채용, 교육, 사업 구조를 함께 봐야 한다.


네이버는 인원 유지·확대 속 AI 투자와 내부 전환을 병행했다


네이버 통합보고서를 보면 2023년 말 임직원 수는 4417명이었고, 2024년 말에는 4611명으로 늘었다. 집계 기준 차이로 사업보고서상 수치와는 차이가 있다고 밝혔지만, 적어도 최근 1년의 방향은 대규모 축소가 아니라 재확대였다. 같은 시기 네이버는 전사 차원의 AI 안전 체계를 만들고 임직원 대상 AI 안전 영상교육을 2024년에 7회 진행했다고 공표했다. 생성형 AI를 도입하면서 사람을 줄이는 데 곧장 초점을 맞췄다기보다, 서비스 개발과 운영 과정의 역할을 새로 설계하는 쪽에 무게를 둔 셈이다.

투자 규모는 오히려 더 공격적이다. 네이버는 2026년 7월 브룩필드, 엔비디아와 함께 한국 내 소버린 AI 인프라 확장을 위한 AI 팩토리 프로젝트를 발표했고, 총 사업 규모는 100억달러로 제시됐다. 2026년 2분기 연결 매출은 3조3888억원, 영업이익은 5203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각각 16.2%, 10.3% 증가했다. 실적 발표에서도 광고·커머스 등 핵심 사업의 성과 배경으로 AI 접목 강화를 들었다. AI가 별도 비용 항목으로만 남아 있는 것이 아니라 기존 사업의 생산성과 매출 구조를 바꾸는 도구로 들어가고 있다는 뜻이다.


카카오는 채용을 줄였지만 인건비는 늘었다


카카오 자료는 더 복합적이다. 2024 ESG 보고서상 주요 계열사를 합친 연결 기준 인력은 2023년 1만7188명에서 2024년 1만6655명으로 줄었다. 신규 채용은 같은 기간 2630명에서 748명으로 크게 감소했다. 표면적으로만 보면 AI 시대의 고용 긴축으로 읽힐 수 있다.

하지만 같은 보고서에서 연결 기준 인건비 및 복리후생비는 2023년 1조7068억6200만원에서 2024년 1조7670억1700만원으로 오히려 늘었다. 인원은 줄고 인건비는 증가한 것이다. 이는 단순 감원보다 고숙련 인력 중심의 재배치, 보상 구조 변화, 핵심 인재 유지 비용 상승 가능성을 시사한다. 같은 보고서에는 생성형 AI 관련 사내 교육도 구체적으로 담겼다. 카카오는 2024년 AI Basic 과정에 600여명, AI Advanced 과정에 250여명, AI Native 과정에 120명이 참여했고, 비개발 직군을 위한 AI 원데이 워크숍은 테크 외 직군의 50% 이상이 참여했다고 밝혔다. 생성형 AI가 개발자만의 도구가 아니라 기획, 디자인, 사업, 운영 직무의 업무 방식까지 바꾸고 있다는 정황이다.

실적 흐름도 인력 전략을 해석하는 배경이 된다. 카카오는 2025년 연간 연결 매출 8조991억원, 영업이익 7320억원을 기록했고, 2026년 2분기에도 플랫폼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7%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회사는 이 과정에서 효율적인 AI 투자를 강조했다. 즉 카카오는 사람을 무조건 더 뽑는 방식보다 기존 조직의 생산성 개선과 선택적 투자로 AI 전환의 수익성을 맞추려는 쪽에 가깝다.


두 회사 숫자가 말하는 것은 ‘무감원’이 아니라 ‘선별적 축소와 직무 재편’이다


네이버와 카카오를 함께 보면 공통점과 차이가 동시에 보인다. 공통점은 두 회사 모두 생성형 AI를 단순 실험 단계를 넘어 핵심 사업과 인프라에 연결했고, 내부 교육과 안전·거버넌스 체계를 병행했다는 점이다. 차이는 고용 숫자에 있다. 네이버는 인원 증가와 대규모 인프라 투자가 함께 나타났고, 카카오는 신규 채용 축소와 총인원 감소가 먼저 보였지만 인건비는 오히려 늘었다.

이 조합은 생성형 AI 도입의 초기 효과가 일률적인 감원보다 직무 재편, 채용 선별화, 고숙련화에 가깝다는 해석을 가능하게 한다. 반복 업무를 그대로 유지하기보다 AI를 다룰 수 있는 인력을 중심으로 조직을 다시 짜는 방식이다. 반대로 말하면 준비하지 못한 직무에는 압력이 커진다. 신규 채용 축소는 특히 주니어·지원 직군에 더 직접적인 신호일 수 있다. 기업이 전체 인원을 급격히 줄이지 않더라도 입구를 좁히고, 남은 인력에게 AI 활용 역량을 요구하는 방식으로 충격을 분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책은 이미 시행됐고, 앞으로는 공시에서 더 세밀하게 드러날 가능성이 크다


국내 제도 환경도 바뀌었다. 인공지능 발전과 신뢰 기반 조성 등에 관한 기본법과 시행령은 2026년 1월 22일부터 시행됐다. 금융권에서는 별도로 금융분야 인공지능 가이드라인이 2026년 6월 22일부터 시행됐다. 지금은 AI를 도입했다는 발표만으로 평가할 단계가 아니라, 어떤 업무에 쓰였고 어떤 설명 책임과 안전 체계를 갖췄는지, 그 과정에서 인력 구조가 어떻게 변했는지를 함께 따져야 하는 국면이다.

독자 입장에서 앞으로 가장 유용한 확인 지점은 세 가지다. 첫째, 사업보고서와 지속가능성 보고서에서 임직원 수와 신규 채용, 인건비 및 복리후생비가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지 봐야 한다. 둘째, AI 투자 발표 뒤 실제 실적에서 매출총이익률이나 영업이익률 개선이 뒤따르는지 확인해야 한다. 셋째, 교육·전환 프로그램이 개발자에만 집중되는지, 비개발 직군까지 넓어지는지 살펴봐야 한다. 마지막 항목이 넓을수록 감원보다 직무 재편일 가능성이 높다.

결국 AI 시대에 종사자가 준비해야 할 것은 막연한 코딩 열풍이 아니다. 네이버와 카카오 사례가 보여주는 것은 도메인 지식에 AI 활용 능력, 그리고 안전·품질·설명 가능성까지 묶어내는 복합 역량의 가치 상승이다. 기업은 사람을 통째로 대체하기보다, 같은 사람에게 더 넓은 업무 범위와 더 높은 생산성을 요구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그래서 당장의 질문은 ‘내 직업이 사라지느냐’보다 ‘내 직무가 어떤 단위 업무로 쪼개지고, 그중 무엇이 자동화되고, 무엇이 새로 생기느냐’에 더 가깝다.

자료: 금융위원회, 금융분야 인공지능 가이드라인 개정안 발표 및 시행 예정 보도자료(2026.6.18); 국가법령정보센터, 인공지능 발전과 신뢰 기반 조성 등에 관한 기본법 및 시행령(2026.1.22 시행); NAVER, 2024 통합보고서(2025.6)·2025 통합보고서 발간 보도자료(2026.6.25)·2026년 2분기 실적발표(2026.8.7)·AI 팩토리 인프라 확장 발표(2026.7.24); 카카오, 2024 ESG 보고서(2025.6.25)·2025년 연간 실적발표(2026.2.12)·2026년 2분기 실적발표(2026.8.6)·2025 카카오 지속가능성 보고서 발간 보도자료(2026.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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