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다뷰

시장의 변화와 미래를 읽는 경제지, 미래다뷰

공공 R&D 성과 환수, 현행 축은 기술료…상장 차익까지 거두려면 지분 설계가 따로 필요하다

경제

세금으로 지원한 기술기업이 상장 뒤 크게 성장해도 시민이 곧바로 그 성과를 함께 나눈다고 느끼기 어려운 이유는 제도 설계의 중심이 다르기 때문이다. 지금의 공공 R&D 환수 체계는 상장 차익을 직접 회수하는 구조보다 기술료와 매출 발생 이후의 정부납부기술료에 무게가 실려 있다. 다시 말해 정부 지원이 기업의 연구개발 비용을 낮추는 효과는 분명하지만, 기업가치가 주가로 뛰는 구간의 이익은 원칙적으로 기존 주주에게 귀속되고 공공은 별도의 계약 장치가 없으면 그 상승분을 자동으로 가져가지 못한다.

국가연구개발혁신법 체계에서 기술료는 연구개발성과를 실시할 권리를 얻은 대가로 지급하는 금액이다. 또 정부가 지원한 과제를 기업이 직접 사업화해 매출을 내거나 제3자에게 기술을 실시해 기술료를 징수한 경우에는 일부를 다시 정부에 납부하는 구조가 마련돼 있다. 정부가 최근까지 안내한 기준을 보면 납부요율은 통상 중소기업 5%, 중견기업 10%, 대기업과 기타 20% 수준으로 운영돼 왔다. 성과가 시장에 실제로 연결될수록 환수도 이뤄지는 구조이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매출과 실시, 기술이전에 연동된 장치다.


상장사가 체감하는 것은 먼저 비용 절감이다


상장사의 공시와 기업 설명자료를 보면 공공 지원이 가장 먼저 드러나는 지점은 연구개발비 절감이다. 레인보우로보틱스 관련 2025년 기업분석 자료는 2022년부터 2024년까지 연구개발비가 각각 36억5400만원, 46억6100만원, 55억600만원이었고 같은 기간 정부보조금이 17억7900만원, 31억5300만원, 30억9600만원이었다고 정리했다. 단순 계산하면 2024년 보조금은 해당 연도 연구개발비의 약 56%에 해당한다. 이 회사의 2026년 반기 공시를 바탕으로 한 요약에서도 연구개발비는 정부보조금 차감 전 63억6752만원, 차감 후 38억3206만원으로 제시돼 보조금이 상장 이후에도 손익에 실질 영향을 주는 흐름이 확인된다.

루닛의 경우는 다른 방식으로 공공 지원의 현재성을 보여준다. 회사의 공식 IR 자료에 따르면 루닛은 2025년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한국산업기술진흥원 국제공동기술개발사업 과제에 선정돼 총 30억원의 연구개발비를 지원받게 됐다. 이어 2026년 1분기 IR 자료에서는 총 182억원 규모의 의과학 특화 파운데이션 모델 국가 과제를 주도한다고 밝혔다. 루닛은 2025년 연결 매출 831억원을 공시했는데, 이미 상장한 뒤에도 공공 과제가 연구개발 파이프라인과 자금 여력에 영향을 주는 구조라는 점을 보여준다.


문제는 주가 상승 구간의 환수 장치가 아니라는 점이다


이 구조에서는 기업이 공공 지원으로 기술을 키운 뒤 상장에 성공하더라도, 공공이 회수하는 돈은 대체로 기술료나 성과 매출에 붙어 움직인다. 반면 상장으로 형성된 시가총액 상승, 즉 지분가치 증가는 정부가 애초에 주식을 보유하지 않았다면 회수 대상이 되지 않는다. 시민 입장에서는 세금이 초기에 위험을 분담했는데도 성공의 과실이 주가 구간에서 사적 주주에게 먼저 집중된다고 느끼기 쉬운 대목이다.

현행 제도에도 이 공백을 메우는 단서는 있다. 다만 그것은 일반적인 국가 R&D 보조금 체계라기보다 별도 구조에 가깝다. 연구소기업 제도처럼 공공연구기관이 기술을 현물출자해 새 회사를 만들거나 기존 기업을 연구소기업으로 전환하면 공공이 지분을 보유한 채 성장 이익에 참여할 수 있다. 정부가 출자하는 모태펀드나 지식재산 펀드 역시 회수 방식이 기술료가 아니라 지분 가치 상승과 엑시트에 가깝다. 결국 같은 ‘세금 지원’이라도 보조금, 기술료, 지분투자는 회수 시점과 회수 경로가 전혀 다르다.


출구전략은 있지만, 기업가치 환수와는 결이 다르다


산업통상자원부의 기술료 관리 규정을 보면 과제 종료 후 3년 동안 매출이 발생하지 않거나 기술료 징수 실적이 없을 때 영리기업인 성과소유기관은 승인을 받아 기술거래기관이나 기술신탁관리기관에 기술 거래를 의뢰할 수 있다. 이는 성과가 사장되지 않도록 하는 일종의 출구전략이다. 그러나 이 장치는 미활용 기술을 시장으로 다시 밀어 넣는 장치이지, 상장에 성공한 기업의 주가 이익을 공공이 회수하는 장치는 아니다.

정책적으로 보면 답은 두 갈래다. 하나는 지금의 기술료 체계를 더 정교하게 손보는 방식이다. 정부 지원 비중과 실제 사업화 매출의 연결고리를 더 촘촘히 잡으면 매출이 나는 기업에서 환수의 실효성을 높일 수 있다. 다른 하나는 처음부터 지분형 계약을 섞는 방식이다. 상장이나 인수합병으로 가치가 커질 가능성이 높은 과제라면 보조금만 줄 것이 아니라 전환권, 수익연동권, 공공기술 현물출자 같은 장치를 함께 설계해야 시민이 체감하는 ‘성공의 공유’에 가까워진다.

기업 입장에서도 차이는 분명하다. 기술료 중심 모델은 상장 전 희석 부담이 적고 회계 처리도 비교적 단순하지만, 사업화 매출이 발생한 뒤 비용으로 작동한다. 반대로 지분형 모델은 초기 자금조달에는 부담이 될 수 있어도 상장 뒤 현금 유출 없이 공공이 가치 상승을 공유할 수 있다. 결국 ‘세금으로 키운 기업의 성공을 어떻게 나눌 것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현실적 답은 환수의 도덕성 논쟁보다 어떤 단계에서 어떤 계약 수단을 붙일 것인지에 달려 있다. 지금 한국의 기본축은 여전히 기술료이고, 상장 차익 환수는 예외적 지분 설계가 있을 때에만 가능하다는 점이 확인된다.

자료: 국가법령정보센터, 국가연구개발혁신법(현행본); 국가법령정보센터, 기술료 징수 및 관리에 관한 통합요령(산업통상자원부고시 제2025-50호, 2025.4.1. 일부개정); 레인보우로보틱스, 제15기 사업보고서 안내(2026.3.20); 메리츠증권, 레인보우로보틱스 기업분석 리포트(2025.5.30); 루닛, 2025년 4분기 IR 레터(2026.1); 루닛, 2025년 3분기 IR 레터(2025.12); 루닛, 2025년 연간 실적 보도자료(2026.2); 한국탄소산업진흥원, 연구소기업이란(웹페이지); 한국벤처투자, 한국모태펀드 사업개요(웹페이지)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