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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 성장에도 마진 압박 커진 2차전지…배터리업계, ‘출하량 경쟁’서 ‘수익성 방어’로

Editor's Pick머니 마켓

테슬라 “유틸리티 ESS 가격 경쟁 심화”…시장 확대와 판가 하락 동시 진행
미국 전기차 부진 속 유럽·ESS가 수요 보완…국내 배터리 3사 사업구조 전환 시험대

ChatGPT Image 2026년 7월 27일 오후 05 01 09
▲태양광·풍력 발전과 연계된 에너지저장장치(ESS) 산업의 성장과 가격 경쟁 심화를 형상화한 이미지. 이미지=AI 생성

글로벌 2차전지 산업의 무게중심이 전기차에서 에너지저장장치(ESS)로 확장되고 있다. 재생에너지 발전과 전력망 투자가 늘면서 ESS 설치 수요는 빠르게 증가하고 있지만, 배터리 제조사와 완성차 업체의 시장 진입이 이어지며 가격 경쟁도 본격화하고 있다.

산업의 외형은 커지고 있으나 수익성 개선은 제한될 수 있다는 의미다. 전기차 시장에서 나타났던 공급 확대와 평균판매가격 하락이 ESS에서도 반복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배터리 기업의 경쟁 기준도 출하량에서 원가와 시스템 통합 역량으로 이동하고 있다.

하나증권이 27일 발간한 2차전지 산업 보고서에 따르면 테슬라의 올해 2분기 ESS 부문 매출총이익률은 20.4%로 전분기보다 19.1%포인트 하락했다. 다만 1분기에 반영됐던 워런티 수취와 관세 환급 등 일회성 이익이 2분기에 사라진 영향이 컸다. 이를 제외하면 실질적인 수익성 변화는 제한적이었던 것으로 분석됐다.

시장에서는 마진 하락 수치보다 테슬라 경영진이 유틸리티 ESS 분야의 가격 경쟁 심화를 언급한 점에 주목하고 있다. 그동안 셀 제조에 집중했던 배터리 기업들이 ESS 시스템통합 사업으로 영역을 넓히고, 포드 등 완성차 업체까지 시장 진입을 추진하면서 수주 경쟁이 강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ESS는 배터리 셀과 전력변환장치, 열관리 시스템, 소프트웨어, 유지보수 서비스를 결합해 구축한다. 시장 참여자가 늘면 프로젝트 수주는 증가할 수 있지만, 설비 가격과 시스템 구축 단가는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 보고서는 장기적인 평균판매가격 하락 압력과 미국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를 제외한 영업이익률 5% 수준을 전제로 산업 가치를 평가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분석했다.

수요 자체는 중장기 성장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글로벌 ESS 누적 설치량은 113.2GWh로 전년 동기보다 19.9% 증가했다. 전력망용 대형 ESS는 86.4GWh로 24.3% 늘었고, 건물과 사업장에 설치되는 BTM ESS는 26.8GWh로 7.6% 증가했다.

다만 월별 설치량과 지역별 흐름은 불균형했다. 5월 글로벌 ESS 신규 설치량은 19.7GWh로 전년 동월보다 26.2% 감소했다. 미국은 2.1GWh로 73.6%, 중국은 7.5GWh로 48.6% 줄었다. 반면 유럽 설치량은 2.8GWh로 47.7% 증가했고, 1~5월 누적 기준으로는 73.8% 늘었다.

특히 유럽의 전력망용 ESS 누적 설치량은 전년 동기보다 122.8% 증가했다. 태양광과 연계된 ESS 설치량도 1~5월 누적 24.0GWh로 40.4% 늘었다. 태양광과 풍력 발전 비중이 높아질수록 출력 변동을 조절할 저장설비 수요가 확대되는 산업 구조가 확인되고 있다.

전기차 시장에서는 미국 부진과 유럽 회복이 동시에 나타났다. 5월 글로벌 전기차 판매량은 185만3000대로 전년 동월보다 7% 증가했다. 순수전기차는 134만2000대로 18% 늘었지만, 플러그인하이브리드는 51만1000대로 14% 감소했다.

미국 전기차 판매량은 9만4000대로 33% 줄었다. 중국은 108만4000대로 전년 수준을 유지했고, 유럽은 41만7000대로 26% 증가했다. 유럽의 순수전기차와 플러그인하이브리드 판매량은 각각 33%, 12% 늘어 미국 시장의 약세를 일부 보완했다.

전기차 수요의 지역별 차이는 배터리 출하량에도 반영됐다. 5월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출하량은 115.4GWh로 전년 동월보다 23% 증가했다. CATL은 46.5GWh로 32%, BYD는 17.4GWh로 9% 늘었다.

국내 업체 가운데 LG에너지솔루션은 9.4GWh로 8% 증가했고, SK온은 3.4GWh로 1% 늘었다. 삼성SDI는 1.7GWh로 35% 감소했다. 1~5월 누적 출하량에서도 LG에너지솔루션은 7% 증가했으나 SK온은 6%, 삼성SDI는 30% 줄었다.

시장별 경쟁 구도도 중국 기업에 유리하게 전개됐다. 중국 시장에서 CATL의 5월 출하량은 31.6GWh로 30% 증가했고, 시장점유율은 45%를 기록했다. 유럽에서도 CATL은 9.9GWh를 출하해 43%의 점유율을 차지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유럽에서 4.1GWh를 출하해 점유율 18%를 확보했다. 반면 미국에서는 전체 배터리 출하량이 27% 감소한 가운데 LG에너지솔루션 출하량이 38%, 삼성SDI는 69% 줄었다. 미국 전기차 판매 둔화가 국내 배터리 기업의 가동률과 수익성에 직접적인 부담으로 작용하는 구조다.

이에 따라 국내 배터리 기업들은 ESS를 전기차 부진을 보완할 핵심 사업으로 육성하고 있다. 하나증권은 LG에너지솔루션의 ESS 매출이 2025년 2조4060억원에서 2026년 9조2250억원, 2027년 10조1940억원으로 확대될 것으로 추정했다.

그러나 AMPC를 제외한 ESS 영업이익률은 2026년 마이너스 3.5%에서 2027년 4.9%, 2028년 5.2% 수준으로 회복될 것으로 전망됐다. 매출 증가 속도에 비해 실질적인 수익성 회복은 완만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삼성SDI의 ESS 매출도 2025년 2조9350억원에서 2026년 4조4750억원, 2027년 6조5860억원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AMPC를 제외한 영업이익률은 2026년 1.1%, 2027년 4.2%, 2028년 5.5%로 전망됐다.

ESS가 성장 사업이라는 사실과 높은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판단은 구분할 필요가 있다. 셀 공급만으로는 수익성이 제한될 수 있으며, 전력변환장치와 에너지관리 소프트웨어, 열관리, 시공, 유지보수까지 통합한 사업 능력이 이익률을 결정할 가능성이 크다.

중국의 산업정책도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의 공급과잉 조정과 차세대 기술 육성에 맞춰지고 있다. 중국 정부는 2026년 9월부터 리튬이온 배터리에 2%의 소비세를 부과하고, 2027년 9월부터 세율을 4%로 높일 예정이다.

반면 나트륨이온 배터리와 전고체 배터리는 2028년 말까지 면세를 유지한다. CATL은 이미 동유럽 재생에너지 기업과 2GWh 규모의 나트륨이온 ESS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중국이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의 가격 경쟁을 관리하면서 ESS용 저가 배터리와 차세대 기술을 함께 육성하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국내 2차전지 산업은 전기차 판매량과 배터리 출하량만으로 성장성을 판단하기 어려운 국면에 진입했다. 미국 전기차 시장은 부진하지만 유럽과 ESS 수요가 확대되고 있으며, 중국 기업은 가격 경쟁력과 공급망을 바탕으로 점유율을 높이고 있다.

향후 배터리 기업의 가치는 ESS 수주 규모보다 낮아지는 판매가격을 견딜 원가 구조, 공장 가동률, AMPC를 제외한 영업이익률에서 갈릴 전망이다. 시스템 설계와 소프트웨어, 유지보수까지 결합한 통합 사업 역량도 중요한 평가 기준으로 부상하고 있다.

2차전지 산업은 성장의 종착점에 도달한 것이 아니라 성장 방식이 달라지는 전환기를 지나고 있다. 전기차 출하량 확대에 의존했던 경쟁에서 벗어나 전력 인프라와 ESS를 중심으로 안정적인 이익을 확보하는 기업이 다음 산업 사이클을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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