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다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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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양시설은 왜 꽉 차도 돈을 못 버나…수가보다 빨리 커지는 인건비와 인력배치 기준

경제

노인요양시설의 손익은 단순히 입소율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2026년 10월 23일 기준 확인한 법령과 보건복지부 고시를 보면, 시설이 받는 돈은 장기요양등급별 1일 수가로 크게 정해지는데, 사람을 얼마나 둬야 하는지는 별도의 최소 기준으로 묶여 있다. 입소자가 늘어도 수입은 정해진 단가 안에서 움직이지만, 인력은 일정 구간마다 추가 채용이 필요하고, 급여비용 가운데 일정 비율 이상을 인건비로 써야 한다. 요양시설이 만실에 가까워도 이익이 자동으로 나지 않는 구조라는 뜻이다.

이 점은 시민 질문으로 자주 제기되는 ‘간병인 급여화’와도 연결된다. 지금의 장기요양보험은 병원 간병인을 개인별로 급여화해 직접 임금을 주는 체계라기보다, 장기요양기관이 서비스를 제공하면 공단이 급여비용을 지급하는 방식에 가깝다. 따라서 시설의 수익성 문제를 보려면 먼저 장기요양 수가와 직원배치 기준, 인건비 규칙을 함께 봐야 한다.


입소자 2.1명당 1명 수가, 하지만 법정 배치는 2.5명당 1명


보건복지부의 2026년 장기요양급여 고시에 따르면 노인요양시설의 1일당 급여비용은 장기요양 1등급 기준 9만3070원, 2등급 8만6340원, 3~5등급 8만1540원이다. 다만 이 금액은 요양보호사를 입소자 2.1명당 1명 이상 둔 경우에 적용된다. 그보다 적게 두면 같은 등급이라도 1등급 8만8520원, 2등급 8만2120원, 3~5등급 7만7540원으로 낮아진다.

문제는 시설이 실제로 지켜야 하는 최소 인력기준이 수가 산정의 기준과 정확히 같지 않다는 점이다. 노인복지법 시행규칙상 노인요양시설의 요양보호사 배치기준은 기본적으로 입소자 2.5명당 1명이다. 입소자 30명 이상 시설은 시설장과 사회복지사를 각각 1명 둬야 하고, 입소자 25명당 간호사 또는 간호조무사 1명, 입소자 50명 이상이면 물리치료사나 작업치료사 1명도 필요하다. 규모가 커질수록 인건비가 선형으로만 늘지 않는 이유다.

결국 시설 운영자는 두 개의 선을 동시에 맞춰야 한다. 법정 최소기준을 지키지 못하면 운영 자체가 흔들리고, 2.1대 1 수준에 못 미치면 수가도 낮아진다. 수익을 늘리려면 입소자를 채우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어느 시점에 인력을 한 명 더 채용해야 하는지까지 계산해야 한다.


수가가 올라도 인건비로 다시 묶이는 구조


장기요양기관의 수입이 곧바로 이익으로 남지 않는 이유는 인건비 규칙에서도 확인된다. 같은 고시 제11조의2는 노인요양시설이 지급받은 장기요양급여비용 가운데 62.6% 이상을 장기요양요원 인건비로 지출하도록 정하고 있다. 노인요양공동생활가정은 65.2%로 더 높다. 여기서 말하는 인건비에는 기본급과 수당만이 아니라 장기근속 장려금, 보수교육 비용, 사회보험 기관부담금, 퇴직적립금까지 포함된다.

이 구조에서는 수가 인상이 있어도 그 일부는 곧바로 인건비와 연동된다. 특히 최저임금 인상, 야간근무 운영, 대체인력 확보, 4대 보험 부담 증가는 시설이 줄이기 어려운 비용이다. 요양시설이 사람을 적게 써서 이익을 남기는 방식은 법과 고시가 허용하지 않는 셈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연구원의 장기요양기관패널 경영실태조사가 해마다 필요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 조사는 장기요양기관의 수입, 지출, 감가상각비, 종사자 임금현황을 종합적으로 추적해 급여유형별 경영손익을 파악하는 자료다. 시설의 손익을 보려면 매출 총액보다 인건비, 건물과 장비의 감가상각, 임차 구조, 비급여 수입 유무를 함께 봐야 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같은 돌봄이어도 공동생활가정·실버타운은 계산식이 다르다


반례도 있다. 먼저 같은 시설급여 안에서도 노인요양공동생활가정은 노인요양시설과 구조가 다르다. 정원은 5명 이상 9명 이하이고, 요양보호사 배치기준도 입소자 3명당 1명으로 다르다. 대신 인건비 지출비율은 65.2%로 더 높다. 소규모라 가족형 운영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인건비 비중이 높고 규모의 경제가 약해 다른 방식의 손익 계산이 필요하다.

장기요양보험 바깥의 시설은 더 다르다. 노인복지법은 노인복지시설을 노인주거복지시설과 노인의료복지시설 등으로 나누는데, 시장에서 흔히 실버타운으로 불리는 노인복지주택은 노인주거복지시설에 속한다. 반면 장기요양보험의 시설급여 대상은 노인요양시설과 노인요양공동생활가정 같은 노인의료복지시설이다. 같은 고령자 주거·돌봄 사업이라도 장기요양 수가의 직접 규제를 받는 시설과 입소비용·주거서비스 중심으로 운영되는 시설은 수익구조를 같은 잣대로 비교하기 어렵다.

이 차이는 기업 비교에서도 중요하다. 공시상 ‘시니어 사업’으로 묶이는 사업부 안에 장기요양보험 시설, 유료 주거시설, 위탁운영 서비스가 함께 들어가면 숫자만 보고 수익성을 단정하기 어렵다. 어떤 사업은 공단 수가가 핵심이고, 어떤 사업은 보증금·월 생활비·부대서비스 매출이 핵심이기 때문이다. 발제 단계에서 요구한 ‘기업별 차이와 반례’는 결국 시설 유형과 계약 구조를 분리해서 보지 않으면 확인하기 어렵다.


입소율보다 중요한 것은 인력 구간을 넘는 순간의 원가


요양시설의 손익을 실제로 가르는 지점은 만실 여부보다 인력 구간을 언제 넘느냐다. 입소자가 몇 명 늘어도 기존 인력으로 운영 가능한 구간에서는 수입 증가가 상대적으로 크게 보일 수 있다. 그러나 간호인력, 요양보호사, 치료인력 추가 배치가 필요한 구간을 넘으면 비용이 먼저 튈 수 있다. 특히 임차 시설이거나 야간근무 부담이 큰 곳, 치매전담실처럼 별도 기준이 붙는 곳은 같은 입소율이어도 손익이 달라질 수 있다.

따라서 ‘입소율이 높으면 왜 이익이 안 나느냐’는 질문의 답은 의외로 단순하다. 장기요양보험 시설은 시장가격을 자유롭게 올리는 업종이 아니라, 수가와 인력배치 기준, 인건비 지출비율을 동시에 맞춰야 하는 규제 산업이기 때문이다. 이용자가 늘수록 무조건 남는 구조가 아니라, 일정 수준 이상의 돌봄 인력을 유지하면서 정해진 단가 안에서 버텨야 하는 구조가 현재 제도의 기본값에 가깝다.

자료: 법제처 국가법령정보센터, 노인복지법 시행규칙 [별표 4] 노인의료복지시설의 시설기준 및 직원배치기준(2019.9.27. 개정 현행 확인); 법제처 국가법령정보센터, 장기요양급여 제공기준 및 급여비용 산정방법 등에 관한 고시(보건복지부고시 제2025-247호, 2025.12.30. 발령, 2026.1.1. 시행, 2026.10.1. 일부개정 현행 확인); 법제처 국가법령정보센터, 노인복지법 제31조 노인복지시설의 종류(2026.5.27. 시행 현행 확인); 법제처 국가법령정보센터, 노인장기요양보험법 시행령 제15조의8 본인부담금(현행 확인);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연구원, 2021 장기요양기관패널 경영실태조사(2022.12.21); 국민건강보험공단, 2024 노인장기요양보험 통계연보(2025.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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