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자 4명과 5명, 채용 1명 차이로 달라지는 법…소기업이 먼저 따져야 할 기준
직원을 4명 쓰는 사업장과 5명 쓰는 사업장은 한국 노동법에서 같은 선 위에 있지 않다. 2026년 10월 23일 기준 근로기준법은 상시 5명 이상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모든 사업 또는 사업장에 전면 적용되고, 4명 이하 사업장에는 대통령령이 정한 일부 규정만 적용한다. 소기업의 채용 판단에서 다섯 번째 인력은 단순한 인건비 1명의 문제가 아니라 해고 분쟁, 연장·야간·휴일수당, 연차휴가, 공휴일 운영 방식까지 함께 바꾸는 경계가 된다.
다만 현장에서는 이 기준을 단순히 “재직자 명부에 5명이 적혀 있는가”로 오해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법이 보는 기준은 순간적인 머릿수가 아니라 상시 사용하는 근로자 수다. 같은 회사라도 어느 단위를 하나의 사업장으로 볼 것인지, 대표를 포함하는지, 단시간·일용직을 넣는지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어 채용 직전의 계산이 실제 분쟁 단계에서 뒤집히는 일도 생긴다.
무엇이 5명부터 달라지나
가장 큰 차이 가운데 하나는 해고 분쟁의 통로다. 상시 5명 이상 사업장에서는 정당한 이유 없는 해고·정직·전직·감봉 등에 대해 노동위원회 구제신청이 가능하지만, 5인 미만 사업장은 이 절차가 바로 열리지 않는다. 사용자 입장에서는 인사 재량의 폭이 넓어지는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근로계약이나 민사소송 위험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어서 법 적용이 덜하다고 곧바로 분쟁비용이 낮아진다고 보기도 어렵다.
임금 비용도 달라진다. 고용노동부 안내에 따르면 5인 미만 사업장에는 근로기준법상 연장·야간·휴일근로 가산수당 규정이 적용되지 않고, 제60조의 연차유급휴가 규정도 적용되지 않는다. 반대로 5인 이상이 되면 연장·야간·휴일근로에 대한 가산임금, 연차유급휴가, 관공서 공휴일과 대체공휴일의 유급휴일 보장이 적용된다. 소규모 사업장에서 다섯 번째 채용이 추가 인건비를 부르는 이유가 기본급 자체보다 근로시간 운영과 휴일 운영의 법적 틀이 함께 바뀌기 때문이라는 뜻이다.
그러나 5인 미만이라고 해서 법의 바깥은 아니다. 근로계약서 작성, 해고예고, 임금 지급, 휴게, 주휴일, 출산전후휴가 등은 5인 미만에도 적용된다. 최저임금법,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의 주요 규정도 사업장 규모와 무관하게 적용되는 영역이 있다. 채용을 늦추기 위해 4명 선을 유지하더라도 실제로 줄일 수 있는 비용과 줄일 수 없는 비용을 구분하지 않으면 판단이 빗나가기 쉽다.
5명 계산은 현재 인원표가 아니라 최근 1개월 평균
상시근로자 수는 법 적용 사유가 발생한 날 이전 1개월 동안 사용한 근로자의 연인원을 같은 기간 가동일수로 나눠 산정한다. 산정 결과가 5인 이상으로 나오더라도 일별 근로자 수를 따졌을 때 기준 미달인 날이 절반 이상이면 5인 이상 사업장으로 보지 않고, 반대로 평균상 5인 미만처럼 보여도 기준 미달 일수가 절반 미만이면 적용 대상이 될 수 있다. 결국 채용 직전 한두 달의 인력운용 방식이 법 적용을 가르는 핵심 자료가 된다.
포함 범위도 넓다. 고용노동부 상담 기준상 기간제·일용직·단시간 근로자와 외근 근로자도 상시근로자 수에 포함될 수 있고, 결근자나 휴직자도 고용관계가 유지되면 원칙적으로 산정 대상이 된다. 반면 대표자는 사용자 지위에 있어 근로자 수에 포함되지 않는다. 겉으로는 상시 출근 인원이 4명처럼 보여도 주말 전담, 교대제, 단시간 인력을 합치면 5명 이상이 되는 사례가 여기서 나온다.
같은 회사라도 사업장 단위가 다르면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
근로기준법은 원칙적으로 “사업 또는 사업장” 단위에서 5명 기준을 본다. 대법원도 근로조건이 통일적으로 적용되는 실질적으로 동일한 경제·사회적 활동단위를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봤다. 따라서 본점과 지점, 법인과 법인 사이가 형식상 나뉘어 있어도 경영상 일체를 이루며 인사와 자금, 업무지휘가 실질적으로 통합돼 있다면 각각의 인원을 따로 떼어 5인 미만이라고 주장하기 어려울 수 있다.
반대 사례도 있다. 최근 대법원은 외국 본사의 해외 인력까지 합산해 국내 법인이 5인 이상 사업장이라고 볼 수는 없다고 판단했다. 즉 같은 기업집단 안에 사람이 많다고 해서 무조건 국내의 작은 법인이나 영업거점까지 근로기준법 전면 적용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니라는 뜻이다. 형식적 숫자보다 어느 범위를 하나의 사업 또는 사업장으로 볼 것인지가 먼저라는 점을 보여주는 판결이다.
다른 법률에서는 적용 단위가 또 달라질 수 있다는 점도 소기업이 놓치기 쉬운 대목이다. 예컨대 산업안전보건법의 일부 규정은 사업장별이 아니라 법인 전체 상시근로자 수를 합산해 판단하는 경우가 있다. 같은 4명, 5명 기준이라도 법마다 분모가 다를 수 있어, 근로기준법 기준만 맞춰 채용 계획을 짜면 다른 규제에서 다시 기준을 넘는 반례가 생긴다.
통계청의 2024년 전국사업체조사 잠정 결과에서도 종사자 1~4명 사업체 수는 전년보다 15만2천개 늘어 2.8% 증가했다. 소규모 사업체가 여전히 노동시장 저변을 이루는 만큼 5명 경계는 예외적 쟁점이 아니라 다수 사업장의 일상적인 경영 판단에 가깝다. 다섯 번째 채용을 앞둔 사업주가 먼저 확인해야 할 것은 임금 총액보다도 최근 1개월 인원 산정 방식, 실제 사업장 단위, 그리고 5인 이상이 되는 즉시 적용되는 조항이 무엇인지다.
자료: 법제처 국가법령정보센터, 근로기준법(법률 제21533호, 2026.4.7. 일부개정, 2026.10.8. 시행); 법제처 국가법령정보센터, 근로기준법 시행령(대통령령 제35276호, 2025.2.18. 일부개정, 2025.2.23. 시행); 고용노동부, 자주 하는 질문 상세-부당해고 구제절차; 고용노동부 고객상담센터 모바일 상담, 상시 사용하는 근로자 수 산정 관련 안내; 고용노동부, 5인 미만 사업장 적용 규정 안내 카드뉴스; 대법원 2024. 1. 25. 선고 부당해고구제재심판정취소 판결; 대법원 2023. 6. 29. 선고 근로기준법위반 판결; 통계청, 2024년 전국사업체조사 결과(잠정)(2025.9.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