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괄임금 없애면 기업 원가 얼마나 오르나…정보통신업 평균 적용시 삼성SDS 1.7%·NHN 1.9%
포괄임금 약정을 손보거나 없앤다고 해서 기업이 최저임금 규제에서 벗어나는 것은 아니다. 최저임금 판단에서는 연장·휴일근로에 대한 임금과 가산임금이 통상적으로 산입 범위에서 빠지기 때문이다. 다만 포괄임금 약정 아래 묻혀 있던 연장근로가 근로시간 기록을 통해 별도 계산되기 시작하면, 기업에는 최저임금보다 초과근로수당이 더 직접적인 비용 변수로 작동할 가능성이 크다.
미래다뷰가 2026년 10월 22일 기준 현행 법령, 고용노동부 지침, 공식 통계와 상장사 공시를 대조한 결과, 포괄임금 폐지의 비용 충격은 업종 평균 초과근로를 이미 어떻게 임금에 반영하고 있었는지에 따라 크게 갈렸다. 정보통신업 상용근로자의 2025년 월평균 초과근로시간은 5.6시간, 초과급여는 17만9000원이었다. 이 값을 단순 적용하면 추가 비용은 월급 총액보다 크지 않지만, 인건비 규모가 큰 기업에서는 연간 수십억 원 단위로 불어날 수 있다.
최저임금 회피 수단은 아니고, 쟁점은 연장근로의 분리 계산
현행 최저임금 제도에서 핵심은 시급 환산의 기준이 되는 임금 항목이다. 고용노동부 안내와 노동포털 설명을 보면 소정근로의 대가가 아닌 연장근로·휴일근로 임금과 연장·야간·휴일 가산임금은 최저임금 산입 범위에서 제외된다. 2026년 적용 최저임금은 시간급 1만320원, 월 환산액은 209시간 기준 215만6880원으로 고시돼 있지만, 초과근로수당을 많이 얹는다고 해서 그만큼 최저임금 충족분으로 인정받는 구조는 아니다.
그래서 포괄임금제 개편의 핵심은 최저임금 회피 여부보다 연장근로의 실측과 정산 방식에 있다. 근로기준법은 연장근로에 대해 통상임금의 50% 이상 가산 지급을 요구하고, 임금대장에는 임금 계산의 기초가 되는 사항과 임금액 등을 적도록 하고 있다. 고용노동부는 2026년 4월 시행한 포괄임금 오남용 방지 지도지침에서 정액급제나 정액수당제 약정이 있더라도 실제 근로시간에 따른 수당보다 적으면 차액을 지급해야 하고, 임금대장과 임금명세서에 법정수당과 근로시간을 맞춰 적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대법원 판례도 같은 방향이다. 근로시간 산정이 어렵지 않은데도 포괄임금으로 약정했고 그 안의 정액 법정수당이 실제 산정액에 못 미치면 그 부분은 무효가 되고 사용자가 차액을 지급해야 한다는 취지다. 기업 입장에서는 제도 명칭을 바꾸는 것보다 실제 근로시간을 얼마나 기록하고, 고정OT를 어느 수준까지 이미 지급해 왔는지가 손익 계산의 출발점이 된다.
정보통신업 평균으로 다시 계산해 보니
고용노동부 고용노동통계의 2025년 정보통신업 통계를 보면 전학력·전체 기준 상용근로자의 월평균 총근로시간은 154.8시간, 초과근로시간은 5.6시간, 월임금총액은 543만3000원, 월급여액은 490만8000원, 정액급여는 472만9000원, 초과급여는 17만9000원이었다. 단순 비중으로만 보면 초과급여는 월급여액의 약 3.6% 수준이다.
이 수치를 포괄임금 축소 또는 폐지 뒤 별도 정산해야 할 추가분의 기초선으로 보면, 정보통신업 기업의 직접 부담은 생각보다 작게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인원 수가 많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월 17만9000원을 연간으로 환산하면 1인당 약 214만8000원이다. 이 금액이 현재 기본급이나 고정수당에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는 가정 아래 전 직원에게 새로 붙는다면, 총액은 곧바로 수십억 원대로 커진다.
물론 이는 어디까지나 업종 평균을 이용한 기계적 추정치다. 실제 기업 비용은 이미 지급 중인 고정OT, 직무별 근로시간 차이, 관리감독자 해당 여부, 선택근로제·재량근로제 운용, 해외법인 포함 여부에 따라 달라진다. 반대로 실제 초과근로가 평균보다 많았는데도 기록·정산이 느슨했다면 추가 부담은 이 추정치를 넘을 수 있다.
삼성SDS는 연 562억원, NHN은 연 18억원 추정
삼성SDS를 보면 규모 효과가 분명하게 드러난다. 회사가 공개한 2025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는 2024년 총 임직원 관련 비용이 3조2372억6200만원, 임직원 수가 2만6157명으로 제시돼 있다. 여기에 정보통신업 평균 초과급여 17만9000원을 일괄 적용하면 연간 추가 인건비는 약 561억8500만원으로 계산된다. 임직원 관련 비용 대비로는 약 1.7% 수준이다.
NHN은 비교 기준을 더 좁게 봐야 한다. NHN 공식 IR 자료에 따르면 2024년 말 기준 모회사 직원 수는 850명이고, 별도 재무제표상 2024년 급여 746억9271만원, 퇴직급여 80억1771만원, 기타 종업원급여 132억3149만원이 반영돼 있다. 같은 업종 평균 초과급여를 적용하면 연간 추가 비용은 약 18억2580만원이다. 급여·퇴직급여·기타 종업원급여 합계 대비로는 약 1.9%다.
두 회사의 추정 비율은 비슷하지만 해석은 다르다. 삼성SDS는 대규모 인력과 해외 사업을 가진 회사여서 같은 비율도 절대액이 훨씬 크고, NHN은 모회사 기준으로 보면 절대액이 작지만 특정 개발 조직이나 프로젝트 단위의 인력 재배치에는 체감 부담이 더 클 수 있다. 특히 신규 채용을 늘리기보다 자동화, 외주 조정, 프로젝트 일정 재설계로 대응할 유인이 생길 수 있다는 점에서 비용률보다 운영 방식 변화가 더 중요할 수 있다.
기업이 더 두려워하는 것은 소급 리스크와 기록 의무
현장 기업들이 민감하게 보는 대목은 단순한 월별 추가분보다 소급 부담이다. 근로기준법상 임금채권은 3년간 행사하지 않으면 시효로 소멸한다. 실제 근로시간 기록이 뒤늦게 정비되고, 과거 정액수당이 실제 연장근로수당보다 적었다는 판단이 나오면 기업은 현재 비용 증가와 별개로 과거 차액 문제까지 함께 떠안을 수 있다.
이 때문에 포괄임금 개편의 실질 비용은 급여명세서 한 줄을 바꾸는 수준이 아니다. 출퇴근 기록 시스템, 직군별 승인 절차, 야간·휴일근로 통제, 관리자 교육, 프로젝트 인력 설계까지 묶여 움직인다. 고용노동부가 올해 감독에서 포괄임금 오남용뿐 아니라 근로시간 기록·관리, 임금대장과 임금명세서 작성까지 함께 점검하겠다고 밝힌 것도 이런 구조를 반영한다.
결국 포괄임금 계약을 없애면 기업 원가가 무조건 폭증한다고 보기도, 거의 영향이 없다고 보기도 어렵다. 최저임금 규제를 피하는 효과는 기대하기 어렵고, 대신 초과근로를 실제로 얼마나 시키고 있었는지가 비용으로 드러나는 구조라고 보는 편이 정확하다. 정보통신업 평균을 대입한 이번 추정에서는 인건비의 2% 안팎이 1차 충격선으로 나타났지만, 실제 승부는 그 2%보다 기록 투명성, 소급 분쟁, 인력운영 재설계에서 갈릴 가능성이 크다.
자료: 국가법령정보센터, 근로기준법·최저임금법 및 관련 판례; 고용노동부, 2026년 적용 최저임금 고시(2025.8.5), 공짜노동 근절을 위한 포괄임금 오남용 방지 지도지침 마련 보도자료(2026.4.8), 2026년 상반기 포괄임금 오남용 기획감독 실시 보도자료(2026.2.25); 고용노동통계조사, 산업·학력·연령계층·성별 임금 및 근로조건(자료갱신일 2026.4.30); 삼성SDS, Sustainability Report 2025; NHN, 2024 Separate Financial Statements, 2024 4Q Earnings Releas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