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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인연비와 실연비가 다른 다섯 가지 이유…휘발유차·전기차는 어떻게 비교해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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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인연비는 정해진 시험조건에서 측정한 표준값…실제 도로에서는 기온·속도·정체·적재·운전습관이 변수
-휘발유차는 ㎞/L, 전기차는 ㎞/kWh…숫자 크기만 비교하면 차량 효율 판단하기 어려워
-차종 간 경제성은 ‘100㎞ 주행에 얼마 드는가’로 환산해야 연료비·전기요금 차이 한눈에 보여

자동차를 고를 때 가장 자주 확인하는 숫자 가운데 하나가 연비다. 휘발유차에는 ‘1L로 몇 ㎞를 달리는가’를 뜻하는 ㎞/L가 표시되고, 전기차에는 ‘전력 1kWh로 몇 ㎞를 달리는가’를 뜻하는 ㎞/kWh가 표시된다. 수소전기차는 다시 ㎞/㎏이라는 단위를 사용한다.

문제는 공인연비가 15㎞/L인 자동차를 구입해 실제로 운전해 보면 11~12㎞/L밖에 나오지 않거나, 전기차의 공인전비가 5㎞/kWh인데 겨울에는 3㎞/kWh대로 떨어지는 일이 흔하다는 점이다. 제조사가 연비를 잘못 표시한 것일까. 반드시 그렇지는 않다.

공인연비는 여러 자동차를 같은 조건에서 비교하기 위해 만든 표준화된 시험값이고, 실연비는 실제 도로와 기후, 운전조건에서 나타나는 결과다. 두 숫자는 목적부터 다르다. 한국에너지공단 자동차연비센터 역시 자동차 에너지소비효율을 차종별 표준시험 절차에 따라 측정·관리하고 있으며, 소비자가 차량 간 효율을 비교할 수 있도록 공인연비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차종 간 경제성을 비교할 때도 연비 숫자를 그대로 나란히 놓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휘발유차의 15㎞/L와 전기차의 5㎞/kWh는 서로 다른 에너지 단위를 사용하기 때문이다. 실제 유지비를 알고 싶다면 두 차량 모두 ‘100㎞를 달리는 데 필요한 에너지와 비용’으로 환산하는 것이 가장 이해하기 쉽다.


공인연비는 실제 도로에서 반드시 나와야 하는 숫자가 아니다


공인연비는 특정 운전자의 실제 운행 결과를 예측하기 위한 수치라기보다 서로 다른 자동차의 효율을 동일한 조건에서 비교하기 위한 기준값에 가깝다.

자동차의 연료소비율은 같은 차량이라도 주행조건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 한 차량은 서울 도심의 출퇴근 정체구간을 주로 달리고 다른 차량은 시속 80~100㎞의 고속도로를 일정하게 달린다면 실제 연비를 직접 비교하기 어렵다.

그래서 공인연비 시험에서는 차량을 일정한 시험조건에 놓고 정해진 주행패턴을 반복한다. 도심과 고속도로 상황을 반영한 주행모드를 사용하고 측정 결과를 기준으로 복합연비를 산정한다.

이런 표준화가 있기 때문에 소비자는 같은 기준에서 여러 차종의 에너지효율을 비교할 수 있다.

따라서 공인연비와 실제 연비가 다르다는 사실 자체가 이상한 것은 아니다. 오히려 실제 주행조건이 표준시험 조건과 얼마나 다른지가 실연비 차이를 만들어낸다고 보는 것이 정확하다.


첫 번째 변수는 기온이다…특히 전기차에서 영향이 크다


연비를 움직이는 대표적인 변수는 외부 기온이다.

내연기관 자동차도 겨울에는 엔진과 윤활유가 적정 온도에 도달하기까지 시간이 필요하고, 난방과 전기장치 사용으로 에너지 소비가 늘어난다. 타이어 공기압이 낮아지면서 구름저항이 커지는 영향도 발생할 수 있다.

전기차에서는 기온 영향이 더 직접적으로 나타날 수 있다. 리튬이온배터리는 낮은 온도에서 내부 저항이 커지면서 충·방전 효율이 떨어지고, 실내 난방에도 배터리의 전력을 사용한다.

내연기관차는 엔진에서 발생하는 폐열을 난방에 활용할 수 있지만 전기차는 히터나 히트펌프 등을 가동해야 한다. 같은 거리를 달리더라도 겨울철 전력소비가 늘어나는 이유다.

반대로 한여름에는 에어컨 사용량이 증가한다. 전기차와 내연기관차 모두 냉방에 에너지를 사용하기 때문에 공조장치 사용 여부가 실제 에너지효율에 영향을 준다.

공인연비를 실제 운행비용으로 그대로 적용하기 어려운 첫 번째 이유다.


두 번째는 속도…무조건 천천히 달린다고 연비가 좋아지는 것도 아니다


자동차의 에너지소비는 속도와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

차량이 빠르게 달릴수록 공기저항이 커진다. 특히 고속에서는 속도가 조금 증가하는 것만으로도 공기저항을 극복하기 위해 필요한 에너지가 크게 늘어난다.

그렇다고 속도가 낮으면 항상 연비가 좋아지는 것도 아니다. 내연기관차는 지나치게 낮은 속도에서 정차와 출발을 반복하면 엔진 효율이 낮아지고 가속 과정에서 많은 연료를 사용한다.

따라서 일정한 속도로 장거리를 달리는 경우와 출퇴근 시간대 도심에서 반복적으로 가속·감속하는 경우의 연비는 크게 다를 수 있다.

전기차는 저속·도심 주행에서 상대적으로 유리한 특성이 있다. 감속할 때 차량의 운동에너지 일부를 다시 전기에너지로 바꾸는 회생제동을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내연기관차에서는 일반적으로 고속도로 연비가 도심연비보다 좋은 경우가 많지만 일부 전기차에서는 도심전비와 고속도로전비 차이가 다른 형태로 나타날 수 있다.


세 번째는 정체…같은 30㎞를 가도 소모하는 에너지는 다르다


주행거리가 같다고 연료소비량까지 같은 것은 아니다.

30㎞를 30분 동안 일정하게 이동하는 경우와 교통정체 속에서 1시간30분 동안 이동하는 경우를 비교하면 실제 에너지소비량에 상당한 차이가 생길 수 있다.

내연기관차는 차량이 정차해 있어도 엔진이 작동하는 시간이 발생한다. 최근에는 정차 시 엔진을 자동으로 끄는 ISG 기능이 보편화됐지만 에어컨과 난방, 배터리 충전 등의 조건에 따라 엔진이 다시 작동할 수 있다.

또 막히는 도로에서는 출발과 제동이 반복된다. 차량을 다시 가속할 때마다 에너지가 필요하고 제동 과정에서는 이미 사용한 운동에너지 상당 부분이 열로 사라진다.

전기차는 회생제동으로 일부 에너지를 회수할 수 있어 이런 조건에서 상대적으로 효율적일 수 있지만, 정체 시간이 길어지면 냉난방과 각종 전장장치가 계속 전력을 소비한다.

‘도심 10㎞’라는 같은 거리라도 교통상황에 따라 실제 에너지 사용량이 달라지는 이유다.


네 번째는 적재량과 타이어…차량이 무거워질수록 에너지가 더 필요하다


자동차의 무게도 연비에 영향을 준다.

운전자 한 명만 탑승한 차량과 성인 네 명이 타고 트렁크에 많은 짐을 실은 차량은 가속할 때 필요한 에너지부터 다르다. 언덕길에서는 중량 차이가 더 크게 나타난다.

루프박스와 자전거 캐리어처럼 차량 바깥에 장착하는 장비는 무게뿐 아니라 공기저항도 증가시킬 수 있다. 고속도로에서는 이런 영향이 더 커질 수 있다.

타이어 상태도 중요하다. 공기압이 지나치게 낮으면 타이어가 더 많이 변형되면서 구름저항이 증가하고, 그만큼 차량을 움직이는 데 더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다.

겨울철 기온이 떨어지면 타이어 공기압도 낮아지기 쉬워 공인연비와 실연비의 차이를 키우는 요소가 될 수 있다.

차량 제조사가 권고하는 적정 공기압을 유지하는 것이 연비뿐 아니라 제동과 타이어 수명 측면에서도 중요한 이유다.


다섯 번째는 결국 운전습관이다


같은 자동차를 같은 도로에서 운전하더라도 운전자에 따라 연비가 달라질 수 있다.

급가속을 자주 하면 짧은 시간에 많은 에너지를 사용한다. 앞차와의 간격을 좁게 유지하면서 가속과 제동을 반복하는 운전도 효율이 낮아지기 쉽다.

반대로 교통흐름을 미리 읽고 일정한 속도를 유지하면서 불필요한 급가속과 급제동을 줄이면 연료 또는 전력 소비를 낮출 수 있다.

전기차에서는 회생제동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사용하는지도 영향을 준다. 다만 회생제동 단계만 높게 설정한다고 무조건 전비가 좋아지는 것은 아니다. 불필요한 가속 자체를 줄이고 차량의 관성을 활용하는 운전이 더 중요할 수 있다.

결국 공인연비는 자동차 자체의 효율을 표준조건에서 비교하는 지표이고 실연비에는 자동차와 운전자, 도로, 기후의 영향이 모두 들어간다.


휘발유차 15㎞/L와 전기차 5㎞/kWh를 직접 비교하면 안 된다


내연기관차와 전기차를 비교할 때 가장 많이 생기는 혼동이 단위다.

휘발유차의 공인연비가 15㎞/L이고 전기차의 전비가 5㎞/kWh라고 가정하면 숫자만 보면 15가 5보다 세 배 크다. 그러나 이를 근거로 휘발유차의 효율이 세 배 좋다고 판단하면 틀린다.

리터와 킬로와트시가 서로 다른 에너지 단위이기 때문이다.

휘발유차의 15㎞/L는 휘발유 1L를 사용해 15㎞를 이동한다는 의미이고, 전기차의 5㎞/kWh는 전기 1kWh를 사용해 5㎞를 이동한다는 뜻이다.

비교하려면 기준을 하나로 맞춰야 한다.

실제 소비자가 가장 쉽게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은 100㎞를 주행하는 데 필요한 비용을 계산하는 것이다.


100㎞당 비용으로 바꾸면 차량 경제성이 보인다


예를 들어 공인연비가 15㎞/L인 휘발유차가 있다고 가정해보자.

100㎞를 달리는 데 필요한 휘발유는 약 6.67L다.

휘발유 가격을 L당 1700원으로 가정하면 100㎞ 주행비용은 약 1만1330원이 된다.

이번에는 전비가 5㎞/kWh인 전기차를 가정하면 100㎞ 주행에 필요한 전력은 20kWh다.

충전요금이 kWh당 350원이라면 100㎞ 비용은 7000원이 된다.

이 계산에서 휘발유 가격 1700원과 충전요금 350원은 이해를 돕기 위한 가정값이다. 실제 비용을 비교할 때는 계산 시점의 주유가격과 이용하려는 충전사업자 요금을 적용해야 한다.

이런 방식으로 계산하면 ㎞/L와 ㎞/kWh라는 서로 다른 단위를 억지로 비교하지 않고 실제 유지비 차이를 확인할 수 있다.


전기차는 ‘어디서 충전하는가’에 따라 비용 차이가 커진다


전기차의 경우 공인전비만 확인해서는 실제 운행비용을 정확히 판단하기 어렵다.

충전요금이 충전장소와 사업자, 충전속도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이다.

아파트나 주택의 완속충전을 주로 이용하는 사람과 고속도로 급속충전기를 자주 사용하는 사람의 실제 충전비는 다를 수 있다.

따라서 전기차의 경제성을 휘발유차와 비교할 때는 자신의 충전환경을 먼저 확인해야 한다.

하루 주행거리가 짧고 집이나 직장에서 비교적 저렴하게 완속충전을 할 수 있다면 전기차의 에너지비용 장점이 커질 수 있다. 반대로 장거리 운행이 많고 외부 급속충전 의존도가 높다면 예상한 것보다 비용 차이가 줄어들 수 있다.

같은 전기차를 구입해도 이용자의 생활환경에 따라 실제 유지비가 달라지는 이유다.


수소차의 ㎞/㎏도 같은 방법으로 계산하면 된다


수소전기차는 연비를 ㎞/㎏으로 표시한다.

예를 들어 수소 1㎏으로 90㎞를 달리는 자동차라면 100㎞ 주행에 필요한 수소량은 약 1.11㎏이다.

여기에 해당 지역 수소충전소의 ㎏당 판매가격을 곱하면 100㎞당 에너지비용을 계산할 수 있다.

휘발유차와 전기차, 수소차를 경제성 측면에서 비교할 때는 결국 같은 주행거리를 이동하는 데 얼마의 비용이 필요한가로 통일하면 된다.

㎞/L와 ㎞/kWh, ㎞/㎏처럼 서로 다른 연비 단위 때문에 생기는 혼란을 피할 수 있는 방법이다.


공인연비가 높은 차가 항상 유지비가 가장 낮은 것도 아니다


자동차 유지비는 연료비 하나로 결정되지 않는다.

전기차는 연료 대신 전기를 사용하기 때문에 주행 에너지비용이 낮아질 수 있지만 차량 구입가격과 보험료, 타이어 비용, 충전환경 등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

내연기관차 역시 연료비뿐 아니라 엔진오일과 각종 소모품, 자동차세 등이 유지비에 포함된다.

따라서 ‘공인연비가 몇 ㎞/L인가’만으로 자동차의 전체 경제성을 판단하기는 어렵다.

연간 주행거리가 5000㎞인 사람과 3만㎞인 사람에게 연비 차이가 가져오는 경제적 의미도 다르다. 주행거리가 길수록 에너지효율 차이가 누적돼 유지비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

차량 구입비 차이까지 포함한 총보유비용을 생각해야 하는 이유다.


전기차의 주행가능거리 역시 실사용에서는 달라질 수 있다


전비 변화는 전기차의 주행가능거리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배터리 용량이 같더라도 전비가 5㎞/kWh에서 겨울철 3.5㎞/kWh로 떨어지면 한 번 충전으로 갈 수 있는 거리도 그만큼 줄어든다.

따라서 전기차를 선택할 때 공인 1회 충전 주행거리만 보는 것보다 자신이 주로 운행하는 계절과 도로 환경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겨울철 장거리 고속도로 운행이 많은 사람과 비교적 온화한 지역에서 도심 주행을 주로 하는 사람은 같은 차량에서도 다른 실전비와 주행거리를 경험할 수 있다.

공인값은 차량 간 비교의 출발점이지 모든 이용자의 실제 결과를 보장하는 숫자가 아니다.


연비 비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조건을 같게 만드는 것이다


자동차 연비를 제대로 비교하려면 무엇보다 조건을 통일해야 한다.

한 차량은 도심연비를 사용하고 다른 차량은 복합연비를 사용하는 식으로 비교해서는 안 된다. 내연기관차의 공인연비와 전기차 이용자가 커뮤니티에 올린 실제 전비를 직접 비교하는 것도 적절하지 않다.

공인값끼리 비교하고 실제값끼리 비교하는 것이 기본이다.

비용을 계산할 때도 동일한 주행거리와 같은 시점의 에너지가격을 적용해야 한다.

한국에너지공단의 자동차 에너지소비효율·등급 정보를 이용하면 차종별 공인연비와 전비, 1회 충전 주행거리 등을 같은 기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온라인에서 특정 이용자가 기록한 실연비는 자신의 운행조건과 비슷한 사례를 참고하는 자료로 활용하되 공인연비를 대체하는 절대적인 기준으로 받아들이기는 어렵다.


공인연비와 실연비의 차이는 ‘오차’라기보다 사용환경의 차이다


공인연비와 실제 연비가 다른 이유를 단순히 시험실과 현실의 차이라고만 보면 자동차 효율을 제대로 이해하기 어렵다.

공인연비의 역할은 여러 차량을 같은 조건에 놓고 비교 가능한 기준을 만드는 것이다. 실제 운전자에게 필요한 것은 그 표준값을 자신의 주행환경에 맞춰 해석하는 일이다.

겨울철 운전이 많은지, 고속도로 비중이 높은지, 매일 교통정체를 통과하는지, 승객과 짐을 많이 싣는지, 급가속이 많은지에 따라 같은 차량의 실연비는 달라질 수밖에 없다.

전기차는 여기에 충전요금과 충전환경이라는 변수가 추가된다.

그래서 자동차 경제성을 판단할 때 가장 실용적인 질문은 “이 차의 연비가 몇인가”에서 끝나지 않는다.

“내가 주로 운전하는 조건에서 100㎞를 이동할 때 에너지가 얼마나 필요하고, 그 비용은 얼마인가”까지 계산해야 한다.

공인연비는 자동차를 비교하기 위한 출발점이다. 실제 유지비는 그 숫자를 자신의 주행거리와 에너지가격, 운전환경에 대입했을 때 비로소 보이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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