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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생산시설 국내 복귀, 보조금보다 기업별 철수·처분 손익이 더 큰 변수다

경제

해외 생산시설의 국내 복귀를 가를 핵심은 지원금 자체보다 해외 설비를 어떻게 줄이거나 팔고, 그 과정에서 어떤 손익을 떠안느냐에 더 가깝다. 2026년 10월 23일 기준 국내복귀 지원제도는 입지·설비 투자와 이전운송비 일부를 보조하지만, 개별 기업이 실제로 마주하는 비용은 공장 장부가와 매각가의 차이, 철수 시점의 수요 부진, 거래처 재승인, 현지 법인 정리비용까지 얽혀 크게 달라진다. 같은 ‘유턴’이라도 어떤 기업은 자산 매각으로 현금을 확보하고, 어떤 기업은 손상차손과 중단영업손실을 먼저 반영해야 한다는 뜻이다.


제도는 열려 있지만 지원 범위는 ‘일부 비용’에 그친다


현행 ‘해외진출기업의 국내복귀 지원에 관한 법률’은 해외사업장을 청산·양도하거나 축소한 기업이 국내에 같은 또는 유사한 제품·서비스를 생산하는 사업장을 신설·증설하는 경우를 국내복귀로 본다. KOTRA의 2025·2026 지원제도 가이드북을 보면 선정 이후에는 투자보조금, 이전보조금, 관세·법인세 감면, 구조조정 컨설팅 등을 받을 수 있지만, 지원 항목은 어디까지나 일부다. 가이드북은 이전운송비와 수수료 등에 대해 11~45% 지원, 해외사업장 구조조정 컨설팅은 비용의 30~70%를 최대 2만달러 한도로 지원한다고 적시하고 있다.

즉 제도는 국내 복귀의 문턱을 낮추는 장치이지만, 해외 공장을 접는 전체 비용을 국가가 대신 떠안는 구조는 아니다. 설비 해체와 운송, 현지 인력 정산, 임대차·전력·용수 계약 종료, 고객사 품질 재인증, 이전 후 초기 수율 저하 같은 비용은 기업마다 편차가 크다. 특히 법령과 가이드북이 요구하는 해외사업장 구조조정 완료와 국내사업장 투자 이행 사이에는 수년의 기한과 사후관리 의무가 붙기 때문에, 기업 입장에서는 단순한 보조금 계산보다 구조조정 전체 손익을 먼저 따질 수밖에 없다.


‘축소’도 복귀가 되지만, 그만큼 설계가 복잡해진다


국내복귀가 반드시 해외공장 전면 철수를 뜻하는 것도 아니다. 인베스트코리아 안내에 따르면 신청 단계에서 인정되는 해외사업장 구조조정은 청산·양도뿐 아니라 생산량 25% 이상 축소도 포함된다. KOTRA 가이드북도 선정 이후 해외사업장 구조조정은 통상 4년 이내, 국내사업장 신·증설은 5년 이내 완료해야 한다고 안내한다.

이 구조는 현실적이지만, 기업 재무에는 오히려 더 복잡한 판단을 남긴다. 생산 일부만 국내로 옮기고 해외 거점을 일부 유지하면 공급망 안정성과 거래처 대응에는 유리할 수 있지만, 반대로 국내외 이중 고정비가 한동안 겹칠 수 있다. 해외 공장 폐쇄가 아니라 축소를 택한 기업은 장부상 손실을 한 번에 털지 않는 대신, 설비 유휴화와 감가상각 부담을 더 오래 안을 가능성도 있다.


공시로 보면 자산 정리 결과는 기업마다 전혀 다르다


실제 공시를 보면 해외 생산거점 정리는 ‘국내 복귀 성공’ 같은 한 문장으로 묶기 어렵다. LG디스플레이는 2024년 9월 공시에서 중국 광저우 대형 LCD 모듈 생산법인 지분 처분 금액을 6444억8457만원으로 제시했고, 처분 목적을 OLED 중심 사업구조 개선으로 밝혔다. 이 사례는 해외 생산거점 정리가 단순 철수비용이 아니라 대규모 현금 유입을 동반하는 자산 재편이 될 수도 있음을 보여준다.

반대로 동진쎄미켐은 2025년 8월 공시와 2026년 실적 공시에서 중국 법인 9~10곳 매각 결정을 반영했다. 공시상 총 매각대금은 1억3410만달러였고, 2025년 실적 설명에서는 중국 디스플레이 법인 매각 예정에 따른 중단영업손익 반영을 따로 언급했다. 같은 해 손익구조 변동 공시에서는 스웨덴 해외법인 자산 손상차손 인식과 중국 법인 매각 결정에 따른 중단영업손익 발생을 실적 변동 요인으로 적었다. 해외 거점 정리가 현금 회수와 동시에 손상·중단손익 부담을 남길 수 있다는 뜻이다.

화승알앤에이의 경우는 또 다르다. 2025년 10월 공시에서 중국 자동차부품 자회사인 화승기차배건(태창) 유한공사 지분 67% 처분 금액을 147억4916만원으로 제시하면서도, 처분 후 지분 33%를 남기고 주식매도청구권 조건까지 붙였다. 완전 철수가 아니라 일부 매각과 옵션 부여를 섞은 구조다. 국내 복귀나 공급망 재편을 검토하는 기업이라도 거래처 유지와 잔여 사업가치 때문에 단계적 축소를 택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왜 보조금보다 처분손익이 더 중요한가


이들 사례를 나란히 보면 지원금은 의사결정의 보조 변수이고, 본 변수는 처분손익과 이전 이후의 수익성 재구성이라는 점이 드러난다. 해외 공장을 비싸게 팔 수 있는 기업은 국내 투자 재원을 스스로 마련할 수 있지만, 수요 부진 업종이나 노후 설비를 보유한 기업은 매각가가 장부가에 못 미쳐 손실을 먼저 인식할 수 있다. 같은 업종 안에서도 공장 연식, 토지 소유 여부, 현지 정부 인허가, 합작계약 조건, 고객사의 지역조달 요구에 따라 결과가 달라진다.

그래서 ‘우리나라 제조업의 미래는 없는가’라는 질문에 공시가 주는 답은 단순하지 않다. 국내 복귀 제도는 제조업 철수를 자동으로 막아주는 만능 장치가 아니지만, 반대로 제조업의 국내 잔존 가능성이 사라졌다는 뜻도 아니다. 실제로는 어느 공장을 접고 어느 공정을 남기며, 해외 설비 처분에서 손실을 줄이거나 현금을 얼마나 확보하느냐가 기업별 분기점이 된다. 지원금 규모만 비교하면 놓치기 쉬운 대목이다.

결국 유턴기업 정책의 성패를 보려면 선정 기업 수보다 개별 기업의 해외사업장 처분손익, 국내 신·증설 투자 완료 여부, 복귀 후 고용과 수익성 유지까지 함께 봐야 한다. 숫자상 ‘복귀’가 같아도 어떤 기업은 구조조정 손실을 감수한 방어적 이전일 수 있고, 다른 기업은 자산 매각과 사업 재편을 동반한 선제적 재배치일 수 있어서다.

자료: 국가법령정보센터, 해외진출기업의 국내복귀 지원에 관한 법률(시행 2026.6.2); 국가법령정보센터, 해외진출기업의 국내복귀 지원에 관한 법률 시행령(시행 2026.2.1); KOTRA, 2025 국내복귀기업 지원제도 가이드북(2024.12.11 개정판 1쇄); KOTRA, 2026 국내복귀기업 지원제도 가이드북(2026.1.27); 인베스트코리아, 신청자격 자가진단 안내(열람 2026.10.23); 한국거래소 KIND, LG디스플레이 타법인 주식 및 출자증권 처분결정(2024.9.26 공시, 2025.4.11 열람본); 한국거래소 KIND, 동진쎄미켐 타법인 주식 및 출자증권 처분결정(2025.8.18 열람본) 및 연결재무제표 기준 영업실적 공시(2026.5.4); 한국거래소 KIND, 화승알앤에이 타법인 주식 및 출자증권 처분결정(2025.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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