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다뷰

시장의 변화와 미래를 읽는 경제지, 미래다뷰

영국 기준금리 묶였는데 장기금리는 왜 움직이나…BOE 양적긴축이 영국 국채에 주는 신호

경제

기준금리 3.75% 동결과 국채 축소 계획은 서로 다른 경로로 금융여건에 작용한다

영란은행은 2034년 무렵까지 통화정책용 국채를 줄이되, 연간 매각 200억파운드와 평균 축소 460억파운드를 구분했다

영국에서 기준금리가 동결됐는데도 장기 국채 금리가 달라질 수 있는 이유는 기준금리와 중앙은행의 자산 축소가 서로 다른 가격에 작용하기 때문이다. 기준금리는 주로 단기 자금의 기준을 정하지만, 장기 금리는 앞으로의 물가·성장 전망에 더해 장기 국채의 수급, 즉 누가 얼마나 오래 보유하느냐의 영향을 함께 받는다. 영란은행이 기준금리를 3.75%로 묶어두면서도 보유 국채를 여러 해에 걸쳐 줄이겠다고 밝힌 배경을 봐야 장기금리의 방향을 읽을 수 있다.

영란은행 통화정책위원회는 9월 16일 종료한 회의에서 6대3으로 기준금리 동결을 결정했고, 17일 공개한 의사록에서 통화정책 목적의 국채 보유분을 0으로 줄이는 다년 계획도 함께 내놨다. 다만 여기서 말하는 0은 영란은행이 보유한 모든 국채가 사라진다는 뜻이 아니다. 영란은행은 별도로 1200억파운드 규모의 장기 국채를 지폐 발행을 뒷받침하는 자산으로 남기기로 했다.


단기 정책금리와 장기 국채 수급은 같은 것이 아니다


시장에서는 기준금리 동결을 곧바로 채권 친화적으로 해석하기 쉽지만, 장기물에서는 이야기가 다르다. 중앙은행이 보유 국채를 재투자하지 않거나 직접 매각하면 민간이 받아야 할 물량이 늘고, 그만큼 장기 구간의 기간 프리미엄이 높아질 수 있다. 같은 3.75%의 기준금리 아래에서도 2년물과 10년물, 30년물 금리가 다르게 움직일 수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460억파운드 축소와 200억파운드 매각은 다른 숫자


이번 발표에서 가장 주의해서 봐야 할 대목은 숫자의 성격이다. 영란은행은 통화정책 목적 보유 국채의 축소 속도를 연평균 460억파운드로 제시했지만, 이 전체가 시장 매각 물량은 아니다. 의사록 기준으로 3680억파운드가 실제 양적긴축 대상이고, 이 가운데 2220억파운드는 만기 도래에 따라 자연 감소하며 1460억파운드는 별도 매각 대상으로 잡혔다. 연간 200억파운드 매각은 능동적 축소이고, 나머지는 만기 상환에 따른 수동적 축소다.


계획은 나왔지만 실행 방식은 아직 진행형이다


장기금리에 미치는 영향도 숫자 자체보다 실행 방식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영란은행은 재무부와 부채관리청이 정부를 통한 매입 방식에 참여하는 모델을 검토해 왔고, 2027년 4월 전까지 진행 상황을 다시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그때까지는 APF 경매를 일시 중단한다는 방침이어서, 이번 발표를 곧바로 시장 매각이 시작된 것으로 해석하면 안 된다. 발표와 시행, 축소 목표와 실제 시장 공급은 구분해서 봐야 한다는 뜻이다.

채권 투자자가 봐야 할 것은 기준금리보다 공급 경로


영국 국채를 보는 투자자에게 이번 결정이 던지는 메시지는 분명하다. 앞으로는 기준금리 인하 기대만으로 장기채 가격을 설명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 에너지 가격과 물가 경로가 단기금리에 영향을 주는 동안, 양적긴축의 실제 집행 방식과 민간이 떠안게 될 장기물 공급 규모는 장기금리의 별도 변수로 남는다. 영란은행이 11월 다음 회의 전후 어떤 운영 세부안을 내놓는지, 그리고 2027년 4월 이전에 매각 방식이 어떻게 확정되는지가 영국 장기금리의 다음 분기 방향을 가를 가능성이 크다.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