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대형주 주춤한 사이 미국 중소형주 상대강세…S&P500 밖 분산은 왜 다시 거론되나
BIS, 6월 1일~9월 3일 구간에서 AI 대형주보다 중소형주·S&P500 비IT 종목 상대 성과 확인
같은 미국 증시라도 금리·이익가시성·밸류에이션 부담에 따라 방향보다 탄력이 달라졌다
러셀2000은 소형주 지표이지만 차입비용과 경기민감도 부담도 함께 봐야 한다
미국 증시가 오르거나 내릴 때 AI 대형주와 중소형주가 항상 같은 강도로 움직이는 것은 아니다. 국제결제은행(BIS)이 2026년 9월 14일 공개한 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검토 기간인 2026년 6월 1일부터 9월 3일까지 미국 중소형주와 S&P500 내 나머지 종목은 대형 클라우드·AI 기업과 반도체 기업보다 상대적으로 나은 흐름을 보였다. BIS는 이를 AI 투자 수익성에 대한 의문, 밸류에이션 조정, 업종별 수익률 차이 확대와 연결해 설명했다.
이 구간의 핵심은 미국 주식이 한 덩어리로 움직이지 않았다는 점이다. 지수 전체 변동성은 비교적 억제됐지만, 개별 종목과 업종 간 차이는 커졌다. 대형 기술주가 쉬어 가는 동안 자금이 자동으로 중소형주로 대규모 이동했다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시장 수익의 원천이 AI 대형주 몇 종목에만 묶여 있지는 않았다는 신호는 분명해졌다.
AI 대형주 조정과 ‘나머지 미국 주식’의 반격
BIS는 하이퍼스케일러 주가의 상승 탄력이 약해지면서 밸류에이션이 내려왔다고 짚었다. 실적이 완전히 무너진 것이 아니라, 대규모 부채 발행 확대와 높은 이익률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경계가 커지면서 투자자들이 더 높은 위험 프리미엄을 요구했다는 해석이다. 같은 보고서에서 반도체 업종의 주가수익비율도 큰 폭으로 낮아졌다고 설명했다. ([bis.org](https://www.bis.org/publications/qr-202609/yields-climb-yet-risk-appetite-holds-firm))
반면 S&P500의 나머지 종목은 다른 그림을 보였다. BIS는 정보기술 관련 업종의 밸류에이션은 2000년 닷컴 버블 당시와 거리가 있었지만, S&P500의 비IT 종목군은 그 시기 고점에 가까워졌다고 평가했다. 이는 AI 대형주 약세가 곧바로 미국 증시 전체 약세로 번지지 않았고, 업종별로 할인율과 이익 기대가 다르게 적용됐음을 뜻한다.
S&P500은 미국 전체가 아니다
여기서 자주 생기는 오해가 있다. S&P500은 미국 주식시장을 대표하는 핵심 지수이지만, 구조적으로는 미국 대형주 지수다. S&P 다우존스 지수는 S&P500을 미국 대형주 구간의 성과를 보여주는 지수로 설명하고 있으며, 미국 주식 전체를 포괄하는 지수는 별도로 존재한다.
중소형주를 볼 때 러셀2000이 자주 인용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FTSE 러셀에 따르면 러셀2000은 미국 소형주 부문 성과를 측정하는 지수로, 러셀3000 안의 상대적으로 작은 기업들로 구성된다. 따라서 S&P500과 러셀2000을 비교한다는 것은 단순한 종목 수 차이가 아니라 기업 규모, 업종 구성, 수익 안정성, 자금조달 여건이 다른 두 시장을 비교하는 일에 가깝다.
분산투자 효과는 확인됐지만 한계도 분명
이번 BIS 해석은 기술주 분산투자 논의를 다시 꺼내게 만든다. 소수 AI 대형주에 집중된 포트폴리오는 해당 종목들의 밸류에이션 압축이 시작될 때 지수 전체보다 더 큰 흔들림을 겪을 수 있다. 반대로 대형 기술주 밖의 업종이나 중소형주를 함께 담으면 같은 미국 주식 안에서도 수익 경로를 나눌 여지는 생긴다. ([bis.org](https://www.bis.org/publications/qr-202609/yields-climb-yet-risk-appetite-holds-firm))
다만 중소형주가 곧바로 방어주가 되는 것은 아니다. 중소형주는 일반적으로 차입비용 변화에 더 민감하고, 경기 둔화가 실적에 미치는 영향도 크다. BIS가 보여준 것은 6월 초부터 9월 초까지의 상대 성과이지, 9월 30일 현재도 같은 우위가 이어진다는 결론이 아니다.
앞으로 봐야 할 지표는 금리보다 ‘이익의 질’
이후 흐름을 가를 변수는 두 갈래다. 하나는 AI 대형주의 투자 확대가 실제 현금흐름과 이익률로 이어지는지, 다른 하나는 중소형주가 높은 자금조달 비용을 견디면서 실적을 방어할 수 있는지다. BIS는 이미 대형 기술기업의 장기채 발행 확대와 신용위험 프리미엄 변화를 함께 언급했다.
결국 미국 중소형주와 AI 대형주는 같은 방향으로 움직일 때도 있지만, 같은 속도로 오르내리지는 않는다. 최근 몇 달간의 미국 시장은 지수 상승 여부보다 어느 집단이 이익 기대를 더 빨리 잃고, 어느 집단이 상대적으로 덜 비싸 보이는지가 수익률을 갈랐다는 점을 보여줬다. 미국 중소형주, S&P500, AI 대형주를 함께 볼 때는 지수의 표면적 등락보다 구성 종목의 성격과 밸류에이션 부담을 먼저 나눠서 읽을 필요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