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다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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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두 달 만에 단기국채 5500억달러 더 풀었다…누가 다 샀나

머니 마켓

7~8월 순공급 8% 증가…머니마켓펀드가 추가 물량의 약 85% 흡수

MMF 자산 7.94조달러로 확대…스테이블코인 발행사도 단기 미 국채 약 2000억달러 보유

연준도 올해 3000억달러 넘게 매입…미국 단기국채 시장의 수요층 빠르게 재편

미국 정부가 불과 두 달 사이 5500억달러가 넘는 단기국채를 추가로 시장에 풀었지만 금리는 크게 흔들리지 않았다. 예상보다 훨씬 많은 물량이 한꺼번에 공급됐음에도 시장은 이를 빠르게 흡수했다. 가장 큰 역할을 한 것은 은행이나 해외 중앙은행이 아니라 미국 머니마켓펀드였다.

미 재무부에 따르면 지난 7~8월 재정지출을 충당하기 위해 순발행된 단기국채는 5500억달러를 넘어섰다. 두 달 동안 단기국채 공급량이 약 8% 증가한 규모다. Francis Brooke 미 재무부 부장관은 지난 22일 뉴욕 연방준비은행에서 열린 Treasury Market Conference에서 이 가운데 약 85%를 머니마켓뮤추얼펀드가 흡수했다고 밝혔다.

금액으로 단순 환산하면 약 4675억달러에 해당한다. 단기국채 공급이 급격히 늘었지만 입찰 참여는 강했고 자금시장에도 큰 압력은 나타나지 않았다는 것이 미 재무부의 평가다. 시장에서 대규모 발행을 받아줄 현금성 자금이 충분했다는 의미다.

이 장면은 미국 국채시장에서 돈의 흐름이 달라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장기국채 시장에서는 재정적자 확대와 공급 증가에 대한 우려가 계속되지만, 만기가 짧은 Treasury bill 시장에서는 오히려 투자처를 찾는 현금이 공급보다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7~8월 5500억달러 추가 공급


미 재무부가 여름 동안 단기국채 발행을 크게 늘린 이유는 재정지출에 필요한 현금을 확보하기 위해서였다. 정부는 세금 수입과 지출 시점이 일치하지 않을 때 단기국채를 활용해 현금흐름을 조절하며, 특히 만기 1년 이하 Treasury bill은 발행과 상환을 빠르게 조정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Brooke 부장관에 따르면 7월과 8월 단기국채 순공급은 5500억달러 이상 증가했다. 기존 시장 규모와 비교하면 두 달 만에 약 8%가 늘어난 셈으로, 단기간에 상당히 큰 공급 충격이었다. 그럼에도 미국 단기금융시장은 별다른 혼란 없이 이 물량을 받아냈다.

국채 발행이 크게 증가하면 일반적으로 가격 하락과 금리 상승 압력이 발생할 수 있다. 특히 시장에 충분한 현금이 없다면 금융기관이 국채를 매입하기 위해 다른 자산을 팔거나 자금을 빌리면서 환매조건부채권인 Repo 금리가 오르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이번에는 달랐다.

미 재무부는 머니마켓펀드의 강한 수요 덕분에 추가 공급의 대부분이 소화됐고 자금시장에도 제한적인 압력만 나타났다고 평가했다. 단기국채를 원하는 투자자들의 현금이 이미 시장에 대규모로 쌓여 있었기 때문이다.


미국 MMF에 쌓인 돈 7.94조달러


이 돈의 규모는 최근 머니마켓펀드 통계에서 확인된다.

미국 자산운용협회인 Investment Company Institute에 따르면 9월 23일 기준 미국 머니마켓펀드 총자산은 7조9400억달러로 집계됐다. 전주보다 150억달러 증가하면서 8조달러에 근접했다.

전체 자산 가운데 정부형 MMF가 6조5310억달러로 가장 많고 프라임 MMF는 1조2514억달러, 면세 MMF는 1541억달러를 기록했다. 특히 최근 일주일 동안 프라임 MMF에는 109억5000만달러가 추가로 유입됐으며 기관 프라임 MMF 자산은 129억1000만달러 증가했다.

MMF는 투자자의 현금을 단기국채와 정부기관채, Repo, 기업어음 등 만기가 짧고 유동성이 높은 자산에 투자한다. 따라서 MMF 자산이 증가하면 자연스럽게 Treasury bill과 Repo 시장의 수요도 함께 커지는 구조다.

Brooke 부장관 역시 미국 MMF 자산이 약 8조달러까지 확대되면서 단기국채와 국채 Repo에 대한 구조적인 수요가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7~8월 단기국채 추가 공급의 85%를 MMF가 흡수할 수 있었던 배경도 여기에 있다.


왜 돈은 아직 MMF에 머무나


미국 MMF 자산은 최근 몇 년 동안 꾸준히 증가했다. 연방준비제도가 물가를 잡기 위해 기준금리를 크게 올린 이후 현금을 보유하면서도 비교적 높은 이자를 받을 수 있게 된 것이 가장 큰 배경이었다.

기준금리가 정점을 지나 내려오기 시작했지만 단기금리는 여전히 투자자에게 의미 있는 수익률을 제공하고 있다. 동시에 만기가 짧아 금리가 움직이더라도 장기채보다 가격 변동이 작은 편이다.

주식시장이 상승한다고 해서 MMF 자금이 곧바로 증시로 이동하지 않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기관투자자는 투자기회를 기다리는 자금이나 기업 운영자금, 증거금 등을 MMF에 보관한다. 개인 역시 당장 위험자산에 투자하지 않을 돈을 은행예금 대신 MMF에 넣을 수 있다.

따라서 7조9400억달러 전체를 흔히 표현하는 것처럼 ‘증시 대기자금’으로 보는 것은 정확하지 않다. 상당 부분은 계속 단기자금 시장에 남아 있어야 하는 기관과 기업의 운영성 현금이다.

그 자금이 미국 정부가 발행하는 단기국채의 중요한 구매 기반이 되고 있다.


은행도 미 국채 보유 늘렸다


단기국채를 받아주는 주체가 MMF만 있는 것도 아니다.

미 재무부는 미국 은행들의 Treasury 보유액이 2024년 말 이후 3000억달러 이상 증가했다고 밝혔다. 은행들은 국채가 유동성이 높고 신용위험이 낮으며 자산·부채 관리에도 활용하기 좋다는 점을 매입 이유로 제시하고 있다.

최근 규제 변화도 영향을 미쳤다.

미국 금융당국은 지난해 대형 은행의 보완적 레버리지비율인 eSLR 규정을 수정했다. 미 재무부는 이 변화가 은행과 딜러가 국채를 중개할 수 있는 능력을 높였다고 평가하고 있으며, 은행 계열 딜러의 국채 보유량은 올해 3월 한때 5500억달러를 넘어섰다.

국채를 직접 투자자에게 판매하는 것만큼 중요한 것이 중간에서 물량을 받아주는 딜러의 역할이다. 발행 물량이 늘어날수록 금융기관이 일시적으로 국채를 보유하면서 최종 투자자에게 넘길 수 있는 여력이 시장 안정성에 영향을 준다.

올해 미국 국채시장이 대규모 발행에도 비교적 원활하게 작동한 배경에는 MMF 수요와 함께 은행·딜러의 중개 능력 확대도 작용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연준도 올해 단기국채 3000억달러 넘게 매입


또 다른 대형 구매자는 연방준비제도다.

미 재무부에 따르면 연준은 올해 들어 준비금관리매입과 주택저당증권 원금상환액 재투자를 통해 단기국채를 3000억달러 이상 매입했다.

연준의 공식 통계에서도 이 변화가 확인된다. 9월 16일 기준 연준이 보유한 Treasury bill은 약 5538억달러로 1년 전보다 3583억달러 증가했다.

다만 이를 새로운 양적완화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

연준은 2025년 12월 은행권 준비금이 충분한 수준까지 줄었다고 판단한 뒤 단기국채를 매입해 준비금 규모를 안정적으로 관리하기 시작했다. 뉴욕 연은은 이 매입이 금융여건을 완화하기 위한 장기국채 매입 프로그램과는 목적이 다르다고 설명한다.

초기에는 월 400억달러 수준의 준비금관리매입이 실시됐지만 이후 규모는 점차 줄었다. 8월 중순 이후에는 별도의 준비금관리매입을 일시 중단하고 주택저당증권 원금상환에 따른 재투자만 진행하고 있다. 9월 15일부터 10월 14일까지 예정된 재투자 규모는 약 156억달러다.

연준이 지속적으로 단기국채 시장의 최종 수요자가 되는 것은 아니지만 올해 공급 증가분을 흡수하는 과정에서는 분명한 역할을 했다.


새로운 구매자로 등장한 스테이블코인


단기국채 수요에서 최근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주체는 스테이블코인 발행사다.

미 재무부에 따르면 스테이블코인 발행사들은 현재 Treasury bill과 만기가 얼마 남지 않은 미 국채를 합쳐 약 2000억달러 보유하고 있다.

스테이블코인은 일반적으로 1코인의 가치를 1달러에 고정한다. 발행사가 이용자에게 받은 달러를 그대로 보관하기보다는 안전성과 유동성이 높은 단기 미 국채 등에 투자하면 준비자산에서 이자수익을 얻을 수 있다.

시장 규모가 커질수록 스테이블코인과 단기국채 시장의 연결도 강해진다.

특히 미국은 올해 GENIUS Act를 통해 결제형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제도적 틀을 마련했고, 연준도 지난 24일 감독 대상 스테이블코인 발행사가 발행액 전액을 단기 미 국채 등 고유동성 자산으로 뒷받침하도록 하는 규제안을 공개했다.

스테이블코인 공급이 앞으로 크게 늘어난다면 준비자산을 채우기 위한 단기국채 수요도 함께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

Brooke 부장관이 현재 약 2000억달러의 보유액보다 향후 성장 가능성을 더 중요하게 언급한 이유다.


다만 5500억달러의 85%를 코인이 산 것은 아니다


여기에서 구분해야 할 부분이 있다.

스테이블코인 발행사가 약 2000억달러의 단기 미 국채를 보유하고 있다는 수치와 7~8월 추가로 발행된 5500억달러의 단기국채 가운데 85%를 흡수했다는 수치는 서로 다른 통계다.

7~8월 신규 공급의 약 85%를 매입한 주체는 머니마켓펀드다. 스테이블코인 2000억달러는 특정 두 달 동안 매입한 금액이 아니라 현재 발행사들이 보유한 단기국채와 만기 임박 국채의 전체 규모를 의미한다.

두 시장이 완전히 분리돼 있는 것도 아니다.

일부 스테이블코인 준비자산은 MMF 등을 통해 간접적으로 운용될 수 있어 최종적인 국채 수요가 어느 한 주체에만 속한다고 단순하게 구분하기 어려운 경우도 있다. 그러나 현재 여름철 신규 단기국채 물량을 직접적으로 가장 많이 흡수한 주체가 MMF였다는 점은 미 재무부가 명확하게 확인했다.

이 구분은 다음 몇 년 동안 더욱 중요해질 가능성이 있다.

스테이블코인 시장이 성장하면 코인 발행사가 직접 국채를 사기도 하고, 준비금을 MMF 등에 맡기면서 간접적인 국채 수요를 만들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해외 중앙은행 중심의 국채시장과 다른 모습


미국 국채시장을 떠올리면 흔히 중국이나 일본 같은 해외 투자자가 먼저 거론된다.

실제로 외국 정부와 중앙은행은 여전히 막대한 미 국채를 보유하고 있다. 연준에 보관된 외국 공식기관의 미 국채 규모만 해도 8월 말 기준 약 2조5950억달러다. 다만 지난해 말 2조7140억달러와 비교하면 감소한 수준이다.

반면 미국 국내의 단기자금은 빠르게 늘고 있다.

MMF에는 약 8조달러가 쌓였고 은행의 국채 보유도 확대됐으며, 연준은 준비금 관리를 위해 단기국채를 매입하고 있다. 여기에 몇 년 전만 해도 국채시장에서 존재감이 거의 없었던 스테이블코인 발행사까지 약 2000억달러 규모의 단기 미 국채 보유자로 등장했다.

미국 정부의 단기자금 조달을 받치는 투자자 구성이 달라지고 있는 것이다.

장기국채 시장에서는 연기금과 보험사, 해외 중앙은행 등이 여전히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단기국채 시장에서는 MMF와 금융기관의 현금관리 자금이 훨씬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단기국채 발행 확대에는 이유가 있다


미 재무부가 장기채보다 단기국채 발행을 활용하는 데는 재정운용상의 장점이 있다.

Treasury bill은 만기가 짧아 필요한 시점에 빠르게 발행 규모를 늘렸다가 줄일 수 있다. 장기채를 한꺼번에 대규모로 발행해 장기금리를 자극하는 부담도 상대적으로 작다.

특히 MMF처럼 만기가 짧은 안전자산을 지속적으로 필요로 하는 투자자가 충분하다면 정부 입장에서는 안정적인 자금조달 수단이 된다.

7~8월 5500억달러의 추가 공급이 별다른 시장 충격 없이 흡수된 것은 미국 정부가 이 수요층을 상당 부분 활용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줬다.

다만 단기국채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아지면 다른 부담이 생길 수 있다.

만기가 짧기 때문에 정부는 계속 새 국채를 발행해 기존 국채를 상환해야 한다. 금리가 오르면 이자비용에도 비교적 빠르게 반영된다. 장기채를 발행해 금리를 오랫동안 고정하는 것과 다른 위험이다.

따라서 미 재무부는 시장 수요와 비용을 고려해 단기채와 중·장기채의 발행 비중을 조정한다.


8조달러 MMF가 미국 재정의 새로운 완충장치


이번 여름 미국 단기국채 시장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정부가 5500억달러의 신규 물량을 공급했다는 사실보다 그것을 받아낼 수 있는 자금이 이미 존재했다는 점이다.

MMF는 추가 공급의 약 85%를 흡수했다.

현재 미국 MMF 자산이 7조9400억달러라는 점을 고려하면 약 4675억달러의 추가 매입은 전체 자산의 6% 수준이다. 시장 규모가 워낙 크기 때문에 역사적으로 상당한 규모의 국채 신규 공급도 소화할 수 있었던 셈이다.

여기에 은행과 딜러, 연준, 스테이블코인이라는 다른 수요층이 존재한다.

미 재무부 역시 앞으로 국채 발행전략을 결정할 때 은행과 MMF, 스테이블코인, 연준의 포트폴리오 변화를 계속 관찰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미국 정부 부채를 누가 사느냐는 질문의 답이 과거보다 복잡해지고 있다는 뜻이다.


미국 정부의 새 채권 구매자는 ‘현금 그 자체’


이번 사건을 단순히 미국의 국채 발행 증가로만 보면 중요한 변화를 놓치게 된다.

5500억달러가 넘는 단기국채가 불과 두 달 만에 시장에 추가됐지만 MMF가 약 85%를 받아냈고, 단기금융시장에서는 큰 혼란이 발생하지 않았다. 그 배경에는 은행 예금이나 주식으로 이동하지 않고 현금성 투자상품 안에 머물고 있는 약 8조달러의 자금이 있다.

미국 정부 입장에서는 이 돈이 거대한 단기 자금조달 기반이 되고 있다.

연준은 준비금 관리를 위해 국채를 사고, 은행은 유동성 관리 목적으로 국채 보유를 늘리며, 스테이블코인 발행사는 달러 가치 유지를 위한 준비자산으로 국채를 산다. 서로 목적은 다르지만 결과적으로 모두 미국 단기국채에 대한 수요를 만들어낸다.

앞으로 미국 재정적자가 계속되고 국채 발행량이 늘어난다면 중요한 질문은 단순히 발행 규모가 얼마나 커지는가가 아니다.

그 물량을 받아낼 현금이 계속 존재하느냐가 더 중요해진다.

2026년 여름에는 답이 분명했다.

미국 정부가 두 달 동안 5500억달러 넘게 단기국채를 추가로 내놓자, 그중 대부분을 약 8조달러 규모로 성장한 머니마켓펀드가 받아냈다. 여기에 은행과 연준, 스테이블코인이라는 새로운 수요층까지 붙으면서 미국 단기국채 시장은 예상보다 훨씬 두꺼운 구매 기반을 보여줬다.

미국 정부의 부채가 늘어나는 동안, 그 부채를 사주는 금융시장의 구조도 함께 바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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