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고채는 내렸는데 CD금리는 15bp 급등…대출금리도 다시 뛰나
한국은행이 8월 27일 기준금리를 2.75%에서 3.00%로 올린 뒤 채권시장은 다소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국고채 3년물은 전 거래일보다 6.1bp 하락한 3.755%, 10년물은 5.0bp 내린 4.238%로 마감했지만, CD 91일물 금리는 2.970%에서 3.120%로 15bp 급등했다. 장기금리는 오히려 내려갔는데 대표적인 단기금리는 크게 오른 것이다.
이 움직임은 기준금리와 단기자금시장이 얼마나 가까이 연결돼 있는지를 보여준다. 국고채 금리는 향후 경기와 물가,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까지 미리 반영하지만, CD금리는 은행권의 단기 조달 여건과 현재 통화정책 변화에 보다 민감하게 반응하는 성격이 강하다. 기준금리가 3.00%로 올라간 직후 CD금리가 한꺼번에 위로 움직인 것은 바로 이런 차이를 보여주는 장면이다. 한국은행도 같은 날 기준금리를 3.00%로 올리면서 물가 오름세와 금융안정 위험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CD금리는 왜 하루 만에 15bp 뛰었나
CD는 은행이 단기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발행하는 양도성예금증서다. 이 가운데 91일물 금리는 국내 단기금리의 대표 지표 가운데 하나로 활용돼 왔고, 통화정책 변화와 은행권 자금 사정에 민감하게 움직인다.
8월 26일까지만 해도 CD 91일물은 2.970%였다. 하루 전인 25일 2.950%에서 2bp 오른 수준이었는데, 27일에는 15bp가 추가로 뛰었다. 같은 기간 국고채 3년물은 오히려 하락했기 때문에 단기금리와 중장기 금리의 방향이 확연히 갈렸다.
이런 차이는 시장이 보는 시간축이 다르기 때문에 생긴다. 국고채 투자자는 지금의 기준금리뿐 아니라 6개월 뒤, 1년 뒤 정책금리와 경기까지 함께 본다. 반면 CD금리는 은행이 당장 단기자금을 얼마에 조달할 수 있는지가 더 중요하다.
한국은행은 27일 기준금리를 3.00%로 올린 뒤 공개시장운영에서도 7일물 RP 매각금리를 3.00%로 적용했다. 같은 날 RP 매입 역시 평균 낙찰금리 3.00%에 이뤄졌다. 통화정책의 기준점 자체가 위로 이동하면서 단기시장 금리도 그 수준을 빠르게 따라간 셈이다.
다만 CD금리의 하루 변동을 전부 기준금리 인상 하나로 설명하는 것은 경계할 필요가 있다. CD금리는 실제 발행과 거래 상황, 평가 방식, 은행별 조달 수요 등에 따라 일시적으로 크게 움직일 수 있기 때문이다.
국고채가 내렸다고 대출금리도 내려가는 것은 아니다
같은 날 국고채 금리가 떨어졌다는 사실만 보면 시중금리도 곧 내려갈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실제 대출금리는 하나의 시장금리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의 기준은 상품마다 다르다. 일부 변동형 대출은 코픽스를 기준으로 하고, 일부 고정형 주택담보대출은 은행채 금리를 반영하며, 과거부터 CD금리를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기준으로 삼는 상품도 존재해 왔다.
여기에 은행이 붙이는 가산금리가 더해진다. 가산금리에는 신용위험과 업무비용, 목표이익, 우대금리 등이 포함되기 때문에 시장금리가 조금 내려가더라도 실제 대출금리가 같은 폭으로 떨어진다고 볼 수 없다.
결국 대출자가 체감하는 금리는 CD, 은행채, 코픽스, 가산금리가 서로 다른 시점과 속도로 움직인 결과다.
특히 변동금리 상품은 기준금리가 오르면 일정 시차를 두고 재산정되는 경우가 많다. 기준금리가 두 달 연속 올라 2.50%에서 3.00%까지 높아진 만큼, 단기 조달비용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 일부 대출자의 이자 부담은 앞으로 더 커질 수 있다. 한국은행 기준금리는 7월 16일 2.75%로 오른 뒤 8월 27일 다시 3.00%로 인상됐다.
단기금리 상승은 은행 조달비용을 어떻게 바꾸나
은행은 예금만으로 대출 재원을 마련하지 않는다. 정기예금과 CD, 은행채 등 다양한 방식으로 자금을 조달하고, 이 비용이 대출금리에 반영된다.
기준금리가 오르면 예금금리도 경쟁적으로 올라갈 수 있고, CD나 단기 은행채 조달비용 역시 상승 압력을 받을 수 있다. 은행 입장에서는 이전보다 비싼 비용을 치르고 자금을 확보해야 하므로 대출금리를 빠르게 낮추기 어려워진다.
이 과정에서 단기금리 상승은 가계뿐 아니라 기업에도 영향을 준다. 기업 운전자금과 단기 대출, 회사채 발행금리는 금융시장 여건에 따라 함께 영향을 받을 수 있고, 특히 부채비율이 높은 기업이나 자영업자는 금리 변화에 더 민감하다.
다만 27일 시장에서는 회사채 3년물 AA- 금리가 4.448%로 전일보다 5.2bp 하락했다. 국고채와 회사채 금리가 내려간 반면 CD금리만 크게 오른 점을 보면, 시장 전체가 일률적으로 긴축 충격을 가격에 반영했다기보다 단기 구간이 정책금리 조정에 먼저 반응했다고 보는 편이 자연스럽다.
이 차이는 향후 대출금리 전망에서도 중요하다. 단기금리가 높은 수준을 유지하더라도 중장기 금리가 안정된다면 고정형 대출금리의 상승 압력은 상대적으로 제한될 수 있지만, 반대로 단기 조달비용이 계속 오르면 변동형 상품의 부담은 더 오래 지속될 수 있다.
앞으로 볼 것은 CD 하나가 아니라 ‘금리의 조합’이다
이번 CD금리 급등을 대출금리 전면 상승의 신호로 단정하기는 이르다. 15bp라는 하루 변동폭은 분명 크지만, 실제 대출금리가 어떤 방향으로 움직일지는 이후 CD금리가 다시 안정되는지, 코픽스와 은행채 금리가 어떻게 반응하는지, 은행들이 가산금리를 조정하는지까지 함께 봐야 한다.
특히 한국은행의 추가 금리 인상 속도가 중요하다. 27일 금통위 이후 시장에서는 향후 6개월 금리 전망의 중간값이 3.25%라는 점과 이번 인상이 당초 예상보다 앞당겨진 성격이라는 평가가 나오면서, 중장기 채권금리는 오히려 하락했다. 시장이 연속적인 공격적 긴축보다 완만한 추가 인상 가능성을 더 크게 본 것이다.
이런 상황이 이어진다면 단기금리는 정책금리를 따라 먼저 높은 수준으로 이동하더라도 장기금리는 크게 오르지 않는 구조가 나타날 수 있다. 이를 금리곡선의 변화라는 관점에서 보면, 중앙은행이 현재의 단기금리를 끌어올리는 동안 시장은 그 이후의 경기와 정책 경로를 별도로 평가하고 있는 셈이다.
대출자에게 중요한 것은 이런 금리 구조가 자신의 상품과 어떻게 연결되는지 확인하는 일이다. 변동형 주택담보대출이라면 어떤 기준금리를 쓰는지, 재산정 주기가 몇 개월인지, 고정형이라면 은행채 금리와 어느 정도 연결돼 있는지를 먼저 볼 필요가 있다.
예금자에게는 반대의 기회가 생길 수 있다. 기준금리와 단기금리가 올라가면 은행의 수신금리 경쟁도 강화될 수 있기 때문에 예·적금 금리가 다시 높아질 여지가 있다. 다만 은행별 자금 사정과 수신 전략에 따라 차이가 크므로 기준금리 인상폭이 그대로 예금금리에 반영될 것이라고 기대하는 것도 지나치다.
27일의 시장은 한 장면 안에서 두 가지 메시지를 동시에 보여줬다. 국고채 금리가 하락한 것은 시장이 향후 금리 인상 경로를 생각보다 완만하게 봤다는 신호였고, CD 91일물이 15bp 급등한 것은 현재의 단기 조달비용이 기준금리 인상에 즉각 반응하고 있다는 신호였다.
따라서 기준금리 3% 시대의 대출금리를 전망할 때는 “금리가 올랐으니 모든 대출금리가 오른다”는 식의 단순한 접근보다 단기금리와 장기금리, 은행 조달비용이 각각 어떻게 움직이는지를 함께 봐야 한다.
CD금리가 하루 만에 15bp 오른 것은 단기자금시장이 새로운 기준금리 수준에 적응하고 있다는 신호다. 그러나 이 상승이 가계의 대출금리로 어느 정도, 얼마나 빠르게 전달될지는 앞으로 코픽스와 은행채, 은행별 가산금리 움직임이 결정하게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