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장년 재취업지원시장, 수요 확대 신호는 있지만 기업별 격차부터 크다
중장년 전직지원시장이 곧바로 큰 폭으로 커졌다고 단정하기는 아직 어렵다. 2026년 10월 23일 기준 법으로 의무가 걸린 대상은 여전히 피보험자 1000인 이상 사업장의 50세 이상 비자발적 이직예정자다. 다만 정부가 2027년 500인 이상, 2029년 300인 이상으로 의무 대상을 단계적으로 넓히겠다는 계획을 내놓으면서 수요 확대 신호는 분명해졌다.
문제는 수요가 한 덩어리로 늘지 않는다는 점이다. 같은 재취업지원서비스라도 어떤 기업은 퇴직 전 교육과 경력설계를 제도화해 예산을 편성하지만, 어떤 곳은 최소한의 이행 수준에 머문다. 공개자료를 기준으로 보면 시장의 핵심 변수는 해고 제도 일반보다도 의무 대상 범위, 기업의 인사규정, 퇴직자 지원 예산, 외부 위탁 여부에 더 가깝다.
지금은 1000인 이상 사업장이 의무 대상, 확대는 아직 계획 단계
현행 고령자고용법은 사업주에게 퇴직예정자 재취업지원서비스 제공 의무를 두고 있고, 시행령은 이 대상이 이직예정일이 50세 이상이 되는 연도에 있으며 일정 피보험기간 요건을 갖춘 준고령자·고령자라고 규정한다. 고용노동부가 2025년 사업주용 운영 매뉴얼에서 다시 안내한 기준도 같다. 현재 의무 대상은 피보험자 1000인 이상 사업주, 대상자는 50대 이상 비자발적 이직예정자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2027년과 2029년의 확대가 아직 법령상 확정된 시행기준이 아니라는 점이다. 고용노동부는 2026년 7월 발표한 산업전환 고용안정 기본계획에서 재취업지원서비스 의무 사업장을 2027년 500인 이상, 2029년 300인 이상으로 단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이 계획을 미래 수요의 근거로 볼 수 있지만, 실제 매출과 계약은 법 개정과 예산, 기업 집행 방식이 따라와야 움직인다.
의무화가 곧바로 높은 집행률로 이어진 것은 아니었다
제도 도입 이후 실제 집행은 아직 균일하지 않았다. 고용노동부가 2022년 9월 발표한 2021년도 운영 결과를 보면, 재취업지원 의무대상 기업 1028개사 가운데 실제로 서비스를 제공한 곳은 531개사로 51.7%였다. 참여 대상자 7만9866명 중 실제 서비스 참여자는 2만2016명, 비율로는 27.7%였다.
다만 이 수치를 그대로 미이행으로만 해석하기도 어렵다. 같은 자료에서 고용노동부는 서비스 미참여 의사를 밝힌 경우까지 포함하면 909개 기업, 88.4%가 의무를 이행했고 인원 기준으로는 6만1428명, 76.9%라고 설명했다. 기업의 제도 도입 여부와 근로자의 실제 참여율이 다르게 움직인다는 뜻이다. 전직지원시장을 단순히 의무 대상 기업 수만으로 계산하기 어려운 이유도 여기에 있다.
정부 측 총괄 사업예산도 일직선으로 늘지 않았다. ALIO에 공개된 노사발전재단 주요사업 자료를 보면 재취업지원서비스 시행지원 예산은 2021년 34억8300만원, 2022년 41억1500만원, 2023년 43억3900만원, 2024년 34억6200만원이었다. 그런데 2025년 결산은 1억7000만원으로 줄었고 2026년 예산 항목은 잡히지 않았다. 이는 재취업지원 수요가 사라졌다는 뜻이라기보다, 중앙의 별도 시행지원 사업 구조와 본시장 수요를 같은 선상에서 보면 안 된다는 점을 보여준다.
같은 제도라도 기업별 지원 수준은 크게 다르다
개별 사업장 공시를 보면 지원 수준 차이는 더 뚜렷하다. 코레일유통은 2024년 1분기 ALIO 공시에서 인사규정시행세칙 제76조를 근거로 정년 도래자나 경영상 사유의 명예퇴직자에게 본인이 희망하면 퇴직예정일 전 2개월 범위에서 재취업을 위한 교육과 준비활동을 제공한다고 밝혔다. 같은 공시에서 퇴직자 재취업 교육비 성격의 자기계발비는 1인 최대 200만원으로 제시됐다. 2023년에는 일반정규직 5명, 무기계약직 2명이 이 항목의 지원을 받았다.
이 사례는 두 가지를 보여준다. 첫째, 재취업지원서비스가 단순한 1회성 강의가 아니라 퇴직 전 준비기간과 결합될 수 있다는 점이다. 둘째, 실제 비용 구조는 법령의 추상적 의무보다 기업 규정과 예산에 의해 크게 달라진다는 점이다. 의무 확대가 곧바로 동일한 단가의 시장 확대를 뜻하지 않는 이유다.
최근 우수기업 선정 결과도 기업별 편차를 뒷받침한다. 고용노동부와 노사발전재단이 2026년 9월 발표한 재취업지원서비스 우수기업에는 삼성씨엠피디, 안랩클라우드메이트, 제주특별자치도개발공사, 서울시설공단, 현대에이치디에스 등이 포함됐다. 민간기업과 공공기관, 지방공기업이 함께 들어가 있다는 점은 이 시장이 특정 업종 하나의 민간 외주시장으로만 움직이지 않는다는 뜻이다. 내부 인사제도와 교육체계로 운영하는 경우, 외부기관 위탁이 중심인 경우가 함께 섞여 있다.
해고가 쉬워질 때 이 시장이 안전판이 되려면
독자의 질문을 재취업지원시장 관점으로 좁혀 보면 답은 단순하지 않다. 해고나 구조조정이 쉬워질수록 전직지원 수요가 늘 가능성은 있다. 하지만 현재 공개자료만 놓고 보면 그 수요를 흡수하는 제도는 아직 대기업 중심이고, 실제 이행률과 참여율도 완전히 높다고 보기 어렵다.
결국 전직지원서비스를 노동시장 충격의 자동 안전판으로 보기에는 이르다. 제도 확대 계획은 시장의 상방 요인이지만, 실제 사업기회와 매출은 의무 대상 확대의 법제화 여부, 기업별 지원수준, 외부 위탁 비중, 근로자의 참여 의사에 따라 크게 달라질 가능성이 크다. 지금 단계에서 확인되는 사실은 시장이 커질 가능성보다 먼저, 기업마다 서비스의 범위와 비용이 이미 크게 다르다는 점이다.
자료: 국가법령정보센터, 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2022. 6. 10. 시행); 국가법령정보센터, 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 시행령(2025. 1. 1. 시행); 고용노동부, 2021년 재취업지원서비스 의무화 운영 결과 발표(2022. 9. 15.); 고용노동부, 2025년 재취업지원서비스 운영 매뉴얼(사업주용) 안내(2025. 4. 28.); 고용노동부, 산업전환 고용안정 기본계획 발표(2026. 7. 9.); 고용노동부·노사발전재단, 2026년 재취업지원서비스 우수기업 선정(2026. 9. 24.); ALIO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 노사발전재단 주요사업(2026년 1분기 공시); ALIO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 코레일유통 복리후생비(2024년 1분기 공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