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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기준금리 3% 시대, 취약차주 연착륙 대책을 서둘러야

오피니언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연 2.75%에서 3.00%로 올렸다. 수출 호조와 내수 회복으로 올해 성장률 전망을 3.3%까지 높였지만, 물가가 상당 기간 목표 수준을 웃돌고 금융안정 위험도 여전하다는 판단에서다. 통화정책만 놓고 보면 이해할 수 있는 결정이다. 그러나 금리가 다시 오른 지금부터는 인상의 필요성 못지않게 그 충격이 누구에게 집중되는지를 살펴야 한다.

가계의 부담은 이미 가볍지 않다. 올해 2분기 말 가계신용 잔액은 2,019조8천억원으로 전 분기보다 25조9천억원 늘었다. 가계대출만 1,891조3천억원에 달한다. 금리 0.25%포인트의 인상은 평균적인 숫자로는 작아 보여도 변동금리 대출 비중이 높거나 다중채무를 안고 있는 가계, 매출 회복이 더딘 자영업자에게는 추가 부담으로 직결된다.

물가와 집값, 가계부채를 고려하면 금리를 무작정 낮출 수도 없다. 그렇다고 취약차주의 고통을 통화정책의 불가피한 부작용으로만 넘길 일도 아니다. 정부와 금융권은 지금부터 연체가 발생한 뒤 대응하는 방식보다 연체 이전 단계에서 위험을 식별하고 부담을 낮추는 쪽으로 정책을 정교화해야 한다.

고정금리 전환과 장기분할상환을 유도하고, 일시적인 소득 감소로 상환이 어려워진 차주에게는 조기 채무조정을 제공할 필요가 있다. 자영업자 지원도 일률적인 만기 연장보다 사업성과 상환능력을 구분해 재기 가능성이 있는 차주에게 자금과 구조조정을 함께 지원하는 방식이 바람직하다. 동시에 실수요자의 주택대출까지 과도하게 막는 방식은 피해야 한다.

금리 인상의 목적은 경제주체를 쓰러뜨리는 데 있지 않다. 물가와 금융 불균형을 낮추면서 경제 전체의 안정을 지키는 데 있다. 그 과정에서 가장 취약한 계층이 먼저 무너진다면 정책의 비용은 결국 금융권과 정부, 사회 전체로 돌아온다.

기준금리 3% 시대의 다음 과제는 분명하다. 한국은행이 통화의 속도를 조절한다면, 정부와 금융권은 그 충격이 특정 계층에 집중되지 않도록 완충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이제 필요한 것은 추가 긴축의 명분을 반복하는 일이 아니라, 긴축을 견딜 수 있는 금융안전망을 만드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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