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결제 비중 여전히 압도적…지난해 수출 84.2%, 원화는 역대 최고·위안화 확대 지속

지난해 우리나라 수출 결제에서 미국 달러화가 차지한 비중이 84%를 웃돌며 압도적 우위를 이어간 것으로 나타났다. 수출과 수입 모두에서 달러 결제 비중이 소폭 낮아지긴 했지만, 글로벌 교역 구조 전반에서 달러의 지배력이 여전히 견고하다는 점을 다시 확인시켜줬다. 반면 원화 결제는 존재감을 키우며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고, 위안화 결제 비중은 증가 흐름을 이어간 반면 엔화는 약세를 보였다.
한국은행이 16일 발표한 ‘2025년 결제통화별 수출입’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수출 결제통화 가운데 달러화 비중은 84.2%로 가장 높았다. 이어 유로화 5.9%, 원화 3.4%, 엔화 1.9%, 위안화 1.3% 순으로 집계됐다. 수입 결제에서도 달러화 비중은 79.3%로 가장 컸고, 원화 6.6%, 유로화 6.0%, 엔화 4.0%, 위안화 3.2%가 뒤를 이었다.
전년과 비교하면 달러화 결제 비중은 수출과 수입에서 각각 0.3%포인트, 1.1%포인트 낮아졌다. 다만 절대적인 비중 자체는 여전히 높아, 주요 교역에서 달러 중심 구조가 쉽게 흔들리지 않고 있음을 보여준다. 수출입 품목 구성과 지역별 교역 흐름 변화가 일부 영향을 미쳤지만, 결제통화로서 달러의 위상은 여전히 압도적이라는 평가가 가능하다.
한국은행은 대미 수출이 미국의 관세 영향이 큰 품목을 중심으로 둔화한 데다, 달러 결제 비중이 높은 화공품과 석유제품 수출, 그리고 원유·가스 등 에너지 수입이 줄어든 점이 달러화 결제 비중 하락에 영향을 준 것으로 설명했다. 즉 교역 구조 자체가 달러 결제를 밀어 올리던 품목군의 흐름이 다소 약해지면서 비중도 함께 조정됐다는 뜻이다.
다만 이런 흐름이 올해도 그대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중동 지역 긴장에 따른 에너지 가격 상승 가능성과 함께 에너지 수입 확대 가능성이 제기되는 데다, 반도체 수출 호조도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에너지와 반도체는 모두 달러 결제 비중이 높은 대표 품목으로 꼽힌다. 이에 따라 올해에는 오히려 달러화 결제 비중이 다시 높아질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번 통계에서 눈에 띄는 대목은 원화 결제 확대다. 수출에서 원화 결제 비중은 전년보다 0.8%포인트 상승했다. 수출입을 통틀어 원화 결제 규모가 커지면서 수출 결제 비중은 물론, 수출과 수입을 합한 전체 무역 기준 원화 결제 비중도 모두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원화 결제 확대는 단순한 수치 변화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달러 결제 비중이 일부 낮아진 데 따른 반사 효과도 있었지만, 상대적으로 원화 결제 비중이 높은 지역으로의 수출이 늘어난 점도 영향을 미쳤다. 특히 러시아 등 독립국가연합(CIS) 지역으로의 중고차 수출이 크게 늘어난 것이 원화 결제 확대에 적지 않은 역할을 한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과 일본 관련 결제통화 흐름은 뚜렷한 대비를 보였다. 위안화 수입 결제 비중은 7년 연속 증가하며 상승 흐름을 이어갔다. 이는 중국으로부터의 수입 증가와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반면 엔화의 경우 수출 결제 비중이 2년 연속 하락했다. 일본향 수출 부진이 지속되면서 엔화 결제 수요도 함께 줄어든 영향으로 해석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