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중공업, 장중 첫 400만원 돌파…북미 전력망 수요에 목표가 줄상향

효성중공업 주가가 사상 처음으로 장중 400만원을 넘어섰다. 1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치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증권가에서는 북미 전력망 투자 확대와 초고압 전력기기 수주 증가를 근거로 목표주가를 잇달아 높여 잡았다. 단기 실적보다 수주잔고와 향후 이익 개선 가능성에 투자자들의 시선이 쏠린 모습이다.
27일 오후 효성중공업은 전 거래일보다 10% 넘게 오른 390만원대에서 거래됐다. 장중 한때 주가는 400만6000원까지 치솟으며 역대 최고가를 새로 썼다. 주당 400만원은 국내 증시에서도 보기 드문 가격대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전력기기 업종 강세가 올해 들어서도 계속되면서 효성중공업은 대표 수혜주로 부각되고 있다.
주가 급등의 직접적인 배경은 증권사들의 목표주가 상향이다. 효성중공업은 지난 24일 장 마감 후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1523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공시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8.8% 증가한 수치다. 다만 시장 컨센서스인 1683억원에는 못 미쳤다. 통상 실적이 기대치를 밑돌면 주가가 조정을 받을 수 있지만, 이번에는 정반대 흐름이 나타났다.
증권가가 주목한 부분은 실적 하회 원인이 수익성 악화가 아니라 매출 인식 시점 차이에 가깝다는 점이다. 미국으로 공급되는 고마진 차단기 물량 일부가 분기 말 기준 운송 중 재고로 처리되면서 1분기에 반영되지 않았고, 해당 이익이 2분기로 넘어갔다는 분석이다. 유안타증권은 이연된 효과를 감안하면 1분기 실질 영업이익은 약 1900억원 수준으로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에 따라 유안타증권은 효성중공업 목표주가를 기존 420만원에서 500만원으로 올렸다. 현재 제시된 목표가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교보증권과 대신증권도 목표주가를 480만원으로 상향했고, SK증권과 LS증권은 470만원을 제시했다. 400만원을 넘어선 주가에도 추가 상승 여력이 있다는 판단이 증권가 전반에서 확산된 것이다.
핵심 근거는 북미 수주다. 효성중공업의 신규 수주는 4조1745억원으로 단일 분기 기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 가운데 77%가 북미향 물량이다. 수주잔고도 15조1000억원까지 늘었다. 특히 최근 수주가 765kV 변압기와 800kV급 차단기 등 초고압·고사양 제품 중심으로 확대되고 있다는 점이 중요하다. 고부가 제품 비중이 높아질수록 평균 판매가격과 이익률이 함께 개선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북미 전력망 투자는 효성중공업의 중장기 성장성을 뒷받침하는 핵심 변수다. 미국은 노후 송전망 교체와 재생에너지 확대, 데이터센터 증가, 인공지능 인프라 확산 등으로 전력 설비 투자가 빠르게 늘고 있다. 전기를 많이 쓰는 산업이 성장할수록 변압기와 차단기 같은 핵심 전력기기 수요도 함께 증가한다. 효성중공업은 초고압 변압기와 차단기 분야에서 경쟁력을 갖춘 기업으로 평가받고 있어 이 흐름의 수혜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하반기 실적 개선 기대도 주가를 밀어올리고 있다. 일부 증권사는 고수익성 물량이 하반기에 집중돼 있어 올해 안에 이익률이 추가로 개선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수주 물량이 매출로 본격 반영되고, 고마진 제품 비중이 커질수록 실적 성장세가 더 뚜렷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주가가 단기간에 급등한 만큼 변동성에는 유의해야 한다. 효성중공업은 이미 전력기기 슈퍼사이클 기대를 상당 부분 반영하며 높은 주가 수준에 올라섰다. 앞으로는 신규 수주 확대가 실제 매출과 이익으로 얼마나 빠르게 이어지는지, 북미 전력망 투자 흐름이 예상대로 지속되는지, 생산능력과 납기 관리가 원활하게 이뤄지는지가 주가의 추가 방향을 결정할 전망이다.
그럼에도 시장의 평가는 아직 긍정적이다. 1분기 실적이 컨센서스를 밑돌았음에도 목표주가가 잇달아 올라간 것은 효성중공업의 투자 포인트가 단기 실적보다 장기 수주 사이클에 맞춰져 있다는 뜻이다. 북미 전력 인프라 투자와 초고압 전력기기 수요 확대가 이어지는 한, 효성중공업은 국내 전력기기 대표주로서 프리미엄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