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4월 16일 종신보험 불완전판매 다시 경고
–2016년 관행 시정, 2021년 소비자경보 뒤에도 ‘목돈 마련’식 권유 반복

금융감독원이 또 한 번 종신보험 판매 관행에 제동을 걸었다. 계기는 익숙했다. 망고케이크 만들기 무료 원데이클래스에 당첨됐다는 문자로 행사장에 간 소비자가 현장에서 종신보험 가입을 권유받았고, “적금보다 목돈 마련에 유리하다”는 설명을 믿고 계약했다가 뒤늦게 취소와 환급을 요구하는 민원을 냈다. 금감원은 4월 16일 최근 민원사례를 분석한 결과, 종신보험을 목돈 마련이나 재테크 수단처럼 오인하게 만드는 불완전판매가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며 소비자 유의사항을 다시 발표했다. 금감원이 이번 자료에서 다시 확인한 핵심은 단순하다. 종신보험은 사망 시 유족의 경제적 안정을 위한 보장성 상품이지, 저축성 금융상품이 아니라는 점이다.
이번 경고가 가볍지 않은 이유는 같은 문제가 이미 여러 차례 공식 지적을 받았기 때문이다. 금감원은 이번 보도자료에서 2016년 “종신보험 판매과정에서의 불합리한 관행 시정”과 2021년 “종신보험은 사회초년생의 목돈 마련에 적합하지 않습니다”라는 소비자경보를 이미 낸 바 있다고 적시했다. 그럼에도 민원은 다시 반복됐다. 당국이 문제 삼은 장면도 비슷하다. 원데이클래스, 베이비페어와 웨딩박람회 같은 이벤트 행사장, 회사 사내교육, 농·축협 창구 등 본래 보험상품을 비교·숙고해야 할 장소와 거리가 있는 생활 공간에서 종신보험이 예·적금 대체재처럼 소개됐다는 것이다. 10년 가까이 이어진 경고 뒤에도 판매 채널만 바뀌었을 뿐, 설명의 프레임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는 뜻이다.
왜 이런 오인이 반복될까. 구조는 복잡하지 않다. 종신보험은 보험료를 오랜 기간 납입하고, 중간에 해지하면 사업비와 위험보험료 부담 등으로 초기 환급금이 낮거나 사실상 없을 수 있다. 반면 판매 현장에서는 “확정금리”, “적금보다 유리”, “자녀 교육자금 마련”, “노후 준비”, “재테크” 같은 생활형 언어가 먼저 동원된다. 보장 구조는 뒤로 밀리고, 소비자는 “보험이지만 결국 돈을 모으는 상품”이라는 인상을 갖기 쉽다. 금감원도 이번 유의사항에서 종신보험은 중도 해지 시 납입보험료 대비 환급금이 없거나 적어 손실이 발생할 수 있고, 연금으로 전환하더라도 일반적인 연금상품보다 수령액이 적을 수 있다고 분명히 밝혔다. 저축을 기대하고 가입하면 설계 단계부터 상품과 목적이 어긋날 수 있다는 경고다.
이 대목은 보험의 법적 성격과도 연결된다. 보험업법은 보험상품을 위험보장을 목적으로 우연한 사건의 발생에 대해 금전이나 급부를 지급하는 계약으로 규정하고, 생명보험상품 역시 사람의 생존이나 사망에 관한 위험보장을 전제로 한다. 금융소비자보호법도 보험상품을 보호 대상 금융상품으로 포함하면서 금융소비자 권익 증진과 판매질서의 건전성 확보를 목적으로 둔다. 결국 종신보험은 출발점부터 ‘보장’에 놓인 상품인데, 판매 현장에서 ‘수익’과 ‘저축’의 언어로 포장되면 소비자가 가장 먼저 알아야 할 계약의 본질이 흐려진다. 이 왜곡이 반복되면 문제는 개별 민원을 넘어 상품 분류 자체를 흔드는 시장 질서의 문제로 옮겨간다.
금감원이 이번에 공개한 사례들이 상징적인 이유도 여기에 있다. 케이크 만들기 같은 체험형 행사, 베이비페어·웨딩박람회처럼 소비심리가 열려 있는 현장, 직장 안 사내교육, 지역 금융창구는 공통적으로 경계심을 낮춘다. 참석자는 보험을 사러 간 사람이 아니라 초대받은 손님이거나 정보를 들으러 간 방문객이기 쉽다. 이 상태에서 “재테크 교육”, “절세 정보”, “재무 설계” 같은 설명이 곁들여지면 소비자는 계약서보다 서사를 먼저 믿게 된다. 금감원이 특히 일회성 행사장에서 즉흥적으로 체결한 계약을 경계한 것도 이런 맥락 때문이다. 종신보험은 고액 사망보험금을 전제로 한 상품 특성상 총 납입보험료가 수천만원에 이를 수 있어, 자산·소득 수준과 부양가족 유무 등을 충분히 따져야 한다고 금감원은 강조했다. 충동적 가입이 장기 부담으로 바뀌기 쉬운 구조라는 이야기다.
여기서 한 걸음 더 들어가면, 이번 경고는 보험업계의 판매방식 변화와도 맞물린다. 보험은 오랫동안 설계사 대면 채널 중심으로 팔려 왔지만, 최근에는 각종 제휴 행사와 생활밀착형 이벤트, 교육 프로그램, 박람회 등 접점을 넓히며 잠재고객을 모으는 방식이 늘어났다. 문제는 접점의 확장이 설명의 충실성 확장으로 이어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상품구조가 길고 복잡할수록 판매자는 요약본과 사례를 앞세우고, 소비자는 긴 계약보다 짧은 문구를 기억한다. “적금보다 유리하다”는 한 문장은 남지만, “초기 해지 시 손실 가능”, “보장성 보험”, “연금 전환 시 일반 연금보다 수령액이 낮을 수 있음” 같은 단서는 뒤로 밀린다. 불완전판매는 대개 거짓말 한 문장보다 불리한 정보를 설명하지 않거나, 본질이 아닌 장점을 앞세운 불균형에서 발생한다. 이번 금감원 발표가 판매 장소를 구체적으로 열거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