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 이자에 세금도 적다…고금리 채권에 쏠리는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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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 이자에 세금도 적다…고금리 채권에 쏠리는 눈

만기 없는데 이자 5%? ‘영구채’에 투자자 대이동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 조짐을 보이자 투자자들이 더 높은 수익을 찾아 움직이기 시작했다. 시중은행의 정기예금 금리가 연 2%대 초반까지 떨어진 가운데, 연 4~5%대의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금융지주와 보험사의 채권 상품에 개인 자금이 몰리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금융지주나 은행이 발행하는 신종자본증권(영구채)과 보험사의 후순위채다. 이들 상품은 일정 요건 아래 자본으로 인정받아 금융권 자본 확충 수단으로 활용되지만, 투자자 입장에서는 예금보다 높은 이자와 매매차익을 기대할 수 있는 대체 투자처로 주목받고 있다.

최근 메리츠금융은 영구채를 2500억 원어치 발행했다. 당초 계획보다 1000억 원 늘어난 규모다. 개인투자자들의 수요가 예상보다 훨씬 많았기 때문이다. 영구채는 명목상 만기가 없는 채권이지만, 통상 발행 5년 후 조기상환할 수 있는 콜옵션이 붙는다. 이 때문에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5년 만기 채권’으로 인식되고 있다. 특히 올해 들어 KB금융, 신한금융, 하나금융, 기업은행 등이 잇따라 영구채 발행에 나섰고, 우리금융도 내달 최대 4000억 원 규모의 영구채 발행을 준비 중이다.

영구채의 인기 비결은 금리 경쟁력이다. 메리츠금융이 발행한 영구채 금리는 연 4.7%에 달한다. 같은 기간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가 2.7~2.8% 수준임을 고려하면, 투자자 입장에서는 수익률 차이가 상당하다. 여기에 금리 인하 가능성이 거론되는 현 시점에서 향후 채권 가격 상승에 따른 매매차익까지 노려볼 수 있다는 점도 매력 요소다. 무엇보다 영구채 매매차익에 대해서는 비과세 혜택이 적용돼 절세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다.

보험사 후순위채도 개인투자자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후순위채는 통상 10년 만기로 발행되며, 3~5년 뒤 콜옵션이 부여되는 구조다. 보험사 입장에서는 영구채보다 자본 인정 비율이 낮지만, 발행 조건이 상대적으로 간단하고 투자자 입장에서는 영구채보다 한 단계 높은 변제 순위를 가지는 장점이 있다. 대신 신용도가 금융지주나 은행보다 낮기 때문에 금리는 더 높게 설정된다. 이 때문에 수익성을 중시하는 투자자들에게는 후순위채가 더 매력적인 상품으로 비쳐진다.

실제 지난달 삼성증권을 통해 개인투자자들은 KB손해보험이 발행한 후순위채를 796억 원어치나 사들였다. 이 채권은 5년간 연 4.2%의 고정 이자를 지급하며, 개인 투자자 사이에서는 정기예금 대체 상품으로서의 입지를 빠르게 넓혀가고 있다. 올 1분기 전체 보험사들이 발행한 후순위채 규모는 3조8500억 원에 달하며, 현대해상, 한화손해보험, 메리츠화재 등 주요 보험사가 모두 참여했다.

그러나 고금리 상품일수록 투자에는 신중함이 요구된다. 영구채와 후순위채는 모두 변제 순위가 낮은 ‘하이브리드 채권’으로 분류된다. 발행 회사가 파산할 경우 투자금 회수가 어려울 수 있으며, 콜옵션이 행사되지 않을 경우 만기 없이 자금이 묶일 가능성도 존재한다. 예금처럼 원금과 이자를 확정적으로 받을 수 있는 상품이 아닌 만큼, 투자자는 자신이 감수할 수 있는 위험 수준을 명확히 인식해야 한다.

한 시중은행 프라이빗뱅커(PB)는 “안정성과 수익성 사이에서 어떤 쪽을 더 중요하게 여기는지에 따라 상품 선택이 달라질 수 있다”며 “금융지주의 영구채는 비교적 안정적인 반면, 보험사의 후순위채는 더 높은 수익을 노릴 수 있는 상품”이라고 조언했다. 이어 “만기가 길고 환매가 어렵기 때문에 투자 전 리스크와 유동성을 반드시 점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쥐꼬리 이자에 머물러 있는 예금만으로 자산을 불릴 수 없는 시대다. 예금보다 조금 더 높은 수익을 원한다면, 이제는 채권 상품에도 눈을 돌려야 할 때다. 다만 ‘쏠쏠한 수익’ 뒤에 감춰진 리스크를 간과해서는 안 된다. 고금리 시대가 끝나갈수록, 고수익 투자에도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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