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한 줄기 트윗이 9천조를 흔든다’…트럼프의 무역정책, 세계 시장을 인질로 만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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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한 줄기 트윗이 9천조를 흔든다’…트럼프의 무역정책, 세계 시장을 인질로 만들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예측 불가능한 관세 정책이 또다시 글로벌 시장을 뒤흔들었다. 그의 개인 소셜미디어 게시물 한 줄로 촉발된 증시 급등락은 ‘트럼프 리스크’의 실체를 재확인시켰다. 불과 며칠 사이 관세를 부과하겠다던 강경 선언에서 전격 유예로의 반전, 그리고 이에 따른 증시의 롤러코스터 행보는 주요 글로벌 기업들마저 통제 불능의 변수로 몰아넣었다.

문제의 시작은 트럼프 대통령의 4월 9일(현지시간) 트루스소셜 게시물이었다. “지금은 매수하기에 아주 좋은 때!! DJT”라는 메시지 직후, 백악관은 전 세계 국가들에 대한 관세 부과를 90일간 유예한다고 깜짝 발표했다. 이 발표는 무역정책 최고 책임자인 미무역대표부(USTR)조차 사전에 몰랐던 일이다. 정책의 일관성과 투명성이 완전히 무너진 셈이다.

시장 반응은 극적이었다. 뉴욕 증시는 발표 직후 폭등했고, S&P500과 나스닥은 각각 9.5%, 12.1%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그러나 이런 반등은 일시적일 뿐, 투자자들은 오히려 극심한 혼란과 불확실성에 직면하고 있다. 하루에도 수차례 바뀌는 무역 메시지 속에 글로벌 기업들은 전략 수립을 멈추고 눈치를 보는 형국이다.

트럼프의 변덕에는 계산이 깔려 있다. 이번 관세 유예 결정의 배경에는 미국 국채 시장의 경고 신호가 있다. 장기국채 금리가 치솟으며 투자자들이 미국 재정건전성에 의구심을 품자, 트럼프는 즉각 유화 제스처로 방향을 틀었다. 증시가 요동치던 와중에도 골프를 치던 그가, 채권시장에는 민감하게 반응한 이유다. 국채 금리는 미국 가계부채와 모기지 시장에 직결되는 변수인 만큼, 재선을 앞둔 트럼프가 이를 간과할 수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단순한 시장 변동성을 넘어서, 이번 사태는 미국의 대외 신뢰에 근본적 타격을 입혔다. ‘애플, 테슬라, 월마트’로 대표되는 미국 대기업들마저 관세 협상의 인질로 전락했다. 실제로 애플은 자사 제품의 95%, 테슬라는 40%를 중국에서 제조하고 있으며, 월마트 판매 상품의 60%가 중국산이다. 이들 기업이 중국의 보복 관세로 타격을 입는다면, 미국 GDP의 11%에 해당하는 3조 달러 규모의 경제적 손실이 불가피하다는 분석까지 나온다.

동시에 미국의 일방적 관세정책은 동맹의 신뢰를 크게 훼손했다. 한국, 일본, EU, 캐나다 등 전통적 우방국들이 공조 체계에서 배제되거나, 모욕적 발언의 대상이 되는 일이 반복되면서 ‘신뢰의 붕괴’가 본격화되고 있다. 그 결과, 안보 협력과 경제 교류 모두에서 미묘한 균열이 생기고 있다.

이번 트럼프의 유예 조치가 일시적인 ‘전술적 후퇴’에 불과하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중국은 이미 보복관세로 맞서며 물러서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고, 미국 역시 핵심 전략산업 보호를 명분으로 중국을 겨냥한 고강도 압박을 지속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양국 정상 간의 외교적 수사가 ‘대화의 여지’를 암시하긴 했지만, 본질적으로는 또 다른 무역전쟁이 초읽기에 들어간 셈이다.

결국, 이번 사태는 한 나라의 지도자가 단 한 줄의 게시글로 세계경제를 얼마나 흔들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강력한 사례다. 트럼프의 무역정책은 단순한 경제 이슈를 넘어, 외교, 안보, 글로벌 공급망의 재편까지 좌우하는 ‘거대한 불확실성’으로 작용하고 있다. 세계는 지금 그 불확실성과 불신 속에서 숨을 죽이고 다음 신호를 기다리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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