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전기차 생산 ‘일시 멈춤’…아이오닉5·코나EV 울산 공장 휴업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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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전기차 생산 ‘일시 멈춤’…아이오닉5·코나EV 울산 공장 휴업 결정

현대자동차가 전기차 판매 부진에 따른 여파로 대표 전기차 모델인 아이오닉5와 코나EV의 국내 생산을 일시 중단한다. 완성차 업계의 대표주자마저 생산라인을 멈추는 상황은 글로벌 전기차 시장이 겪고 있는 ‘전기차 캐즘(수요 정체기)’의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18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오는 4월 24일부터 30일까지 울산1공장 12라인의 가동을 중단하기로 했다. 해당 라인은 아이오닉5와 코나EV 등 전기차 생산 전담 라인이다. 현대차는 전기차 주문량 감소로 인해 조립할 차량이 부족해 ‘공피치(빈 컨베이어벨트)’ 운영을 감수해 왔지만, 수요 회복의 기미가 보이지 않자 결국 휴업 결정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조치는 지난 2월에 이은 두 번째 라인 중단이다. 당시에도 아이오닉5와 코나EV 수요 둔화로 인해 5일간 생산이 멈췄다. 같은 현상이 두 달 만에 반복된 것은 국내 전기차 시장 전반의 수요 위축이 단순한 일시적 흐름이 아니라 구조적인 변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낳는다.

실제 아이오닉5의 3월 국내 판매량은 전년 동월 대비 39.2% 줄어든 1129대를 기록했다. 코나EV 역시 신차 효과가 무색할 정도로 판매가 기대에 못 미치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생산량을 탄력적으로 조정하려는 제조사의 대응이 불가피해졌다는 분석이다.

전기차 시장의 정체는 한국만의 현상이 아니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보조금 축소, 충전 인프라 불안, 배터리 원가 부담 등의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수요가 둔화되고 있다. 미국, 유럽, 중국 등 주요 시장에서도 소비자들이 내연기관차 또는 하이브리드차를 다시 선택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고, 제조사들은 줄줄이 생산 및 투자 계획을 재조정 중이다.

현대차는 아이오닉5를 브랜드 전환의 상징이자 전동화 전략의 핵심 모델로 내세워 왔다. 하지만 전기차 시장이 기대만큼 성장하지 못하면서 라인 효율성 저하와 수익성 악화 문제가 동반되는 상황이다. 특히 완성차 업체 입장에서는 수요 둔화가 재고 부담과 직결되기 때문에, 단기적인 생산 조정은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전문가들은 이번 생산 중단이 향후 전기차 시장 재편의 신호탄이 될 수 있다고 본다. 한 자동차산업연구소 관계자는 “전기차 보급 확대의 속도가 한계에 다다랐다는 판단 속에, 향후에는 브랜드별·세그먼트별 차별화 전략이 본격화될 것”이라며 “단순히 물량을 늘리는 방식보다 충전 인프라, 가격, 지속가능성에 대한 해법을 제시하는 기업이 살아남게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현대차는 이번 휴업 기간을 활용해 생산 효율을 재점검하고, 하반기 시장 대응 전략을 보다 유연하게 조정할 계획이다. 다만 전기차 전환 속도를 둘러싼 시장의 기대와 현실 사이의 간극이 다시 한 번 수면 위로 드러난 만큼, 향후 제조사들의 대응이 업계 전반의 방향성을 가늠할 중요한 바로미터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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