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서 장 봤는데 마트보다 싸다? 주요 품목 990원 가격혁명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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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서 장 봤는데 마트보다 싸다? 주요 품목 990원 가격혁명 시작

한때 ‘가격이 비싼 곳’이라는 인식으로 소비자의 외면을 받았던 편의점이 최근 들어 ‘가성비 쇼핑의 새로운 강자’로 부상하고 있다. 김밥·핫바·아메리카노까지 전부 990원대 초저가, 심지어 채소류 같은 생필품까지 대형마트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하면서 소비자들은 “편의점이 마트보다 싸다”라는 말을 꺼내기 시작했다.

이러한 파격적인 가격 정책은 단순한 마케팅 전략 그 이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편의점 업계는 36년만에 찾아온 매출 역성장이라는 벽 앞에서 생존을 위한 새로운 해답을 찾고 있으며, 그 해답이 바로 ‘초저가 전략’이라는 해석이다.

우리는 지금, 편의점의 가격 혁명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현장을 보고 있다.

편의점의 고정관념을 깨다…김밥·핫바·아메리카노까지 ‘990원’

편의점 CU는 2024년부터 ‘생활물가 안정 프로젝트’를 선언하고 삼각김밥, 아메리카노, 핫바 등 인기 간편식 제품을 모두 990원에 맞추었다. 편의점 GS25는 채소류 품목으로 눈을 돌려, 숙주나물, 시금치 등 신선식품을 1,000원부터 판매하며 식재료 최전선까지 초저가 전선을 확대하고 있다.

실제로 서울 강남권에 위치한 한 CU 매장에서는 점심시간대 직장인들이 990원 삼각김밥과 커피 한 잔으로 ‘만원의 행복’이 아닌 ‘2천원의 여유’를 누리고 있었다. 한 직장인은 “예전엔 편의점은 급할 때만 가는 곳이었지만, 요즘은 일부러 찾게 된다”며 “마트보다 가격이 싸거나 비슷한 건 기본이고, 구성도 실속 있다”고 말했다.

왜 갑자기 편의점이 가격을 낮췄을까?

이유는 간단하다. 편의점 업계가 위기를 맞았기 때문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3년 국내 전체 편의점 업계 매출은 전년 대비 처음으로 역성장(-0.4%)을 기록했다. 무인 매장의 확산, 온라인 장보기의 보편화, 그리고 MZ세대의 소비 습관 변화 등 복합적 요인으로 ‘동네 가게’로서의 경쟁력이 약화된 것이다.

편의점들의 대응은 빠르고 날카로웠다. 이들은 기존의 ‘비싸도 가까우니까’라는 전략을 버리고, 마트나 대형 할인점보다 오히려 저렴한 ‘초저가 전략’으로 전환했다. 이는 단순히 일부 상품의 홍보성 가격 인하가 아니라, 가격 체계를 바꾸는 근본적 변화다.

초저가 가능하게 만든 이유는? ‘자사 PB + 유통구조 혁신’

그렇다면 어떻게 편의점이 대형마트보다 저렴한 가격을 구현할 수 있었을까? 핵심은 ‘자사 브랜드(PB) 상품 확대’와 ‘유통 단계 축소’에 있다.

편의점들은 최근 수년간 자사 PB 상품을 공격적으로 확대했다. CU는 ‘헤이루’, GS25는 ‘유어스’, 세븐일레븐은 ‘세븐셀렉트’와 같은 PB를 통해 제조 단가를 절감하고, 대량 발주로 규모의 경제를 실현했다. 이를 통해 제조원가를 낮추고 중간 유통과정을 생략하면서 소비자가격을 실제로 끌어내릴 수 있었다.

이와 함께, 편의점 본사 차원에서 물류센터를 내재화하고 생산자 직거래 모델을 확대한 것도 중요한 포인트다. GS리테일 관계자는 “데이터 기반 수요 예측을 통해 재고를 최소화하고, 자체 물류를 통해 모든 비용을 세밀하게 관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통적 유통 강자 대형마트와의 경쟁 구도 변화

업계 전문가들은 편의점의 이러한 가격 전략 전환이 단발성이 아닌 장기적 구조 변화의 시초라고 보고 있다. 특히 편의점의 고객 접근성이 뛰어나다는 점에서, 이 가격 전쟁에서 승기를 잡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도 나온다.

업계관계자는 “그동안 편의점은 ‘급할 때 잠깐 들르는 곳’ 정도였지만, 지금은 주기적인 쇼핑 루트로 급부상하고 있다”며 “편의점이 저가격 기반으로 소비자 루틴을 장악한다면, 중소형 마트는 물론 대형 유통점도 위협받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소비자는 더 똑똑해진다…가격+거리+가심비

결국 승부는 소비자의 손에 달려 있다. 편의점은 단순히 가격만 싸다고 성공하는 시대가 아니다. 소비자는 ‘가격 경쟁력’, ‘접근성’, ‘구성’ 그리고 ‘가심비(심리적 만족)’까지 종합적으로 따져보고 지갑을 연다.

앞으로의 편의점 전략은 단순히 싸게 파는 것을 넘어서 품질과 구성까지 만족시키는 ‘프리미엄 초저가’ 모델로 진화할 것으로 보인다. 누가 더 잘 큐레이션하고, 소비자 취향을 반영하느냐의 싸움이 될 것이다.

“편의점이 더 싸다”는 말이 실화가 됐다. 고물가 시대, 편의점은 생존을 위한 변신을 넘어, 새로운 소비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 유통업계의 지형이 또 한 번 흔들릴 조짐이다. 다음 장은 누가 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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