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한국 핵잠 승인” 한마디에… 한화오션 12% 급등, 지정학이 시장을 흔들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한마디가 한국 조선·방산주를 급등시켰다. 한국의 핵추진 잠수함 건조를 공식 승인했다는 발언이 나오자 시장은 곧바로 반응했다. 정치의 발언이 곧 투자 신호가 되는 ‘지정학 자본주의’의 시대가 펼쳐지고 있다.
30일 오전 9시 40분 현재 한화오션 주가는 전일 대비 1만6900원(12.81%) 오른 14만8800원에 거래됐다. 장 초반 한때 15만1600원까지 치솟으며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HD현대중공업도 2% 넘게 오르며 뒤를 이었다. 전날까지 잠잠했던 조선·방산주는 트럼프 대통령의 SNS 글 한 줄에 일제히 급등했다.
트럼프 발언, 지정학을 자본으로 번역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Truth Social)’에 “한국이 구식 디젤 잠수함 대신 핵추진 잠수함을 건조할 수 있도록 승인했다”고 밝혔다.
전날 이재명 대통령이 한미 정상회담에서 “핵추진 잠수함 도입 결단이 필요하다”고 요청한 지 불과 하루 만이다.
트럼프는 이어 “한국은 자랑스러운 미국 필라델피아 조선소에서 핵잠을 건조하게 될 것”이라며 “미국 조선업의 부활이 시작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발언은 단순한 군사 협력 소식이 아니라, 한미 조선산업 동맹을 시사하는 정치적·경제적 메시지로 해석됐다.
한화오션 급등… ‘핵잠 테마’의 상징성
시장 반응은 즉각적이었다. 한화오션은 올해 들어 방산·해군 함정 관련 수주가 잇따르며 ‘국가 전략산업주’로 평가받고 있다.
이번 발언으로 핵잠수함 기술 개발 기대감이 더해지자 매수세가 몰렸다. 투자자들은 기술력과 생산 기반을 갖춘 기업이 한미 군사협력의 실질적 수혜주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HD현대중공업, 현대중공업지주, 한화시스템 등도 동시에 상승세를 탔다.
특히 한화오션은 원자로 통합형 잠수함 시스템 기술을 확보한 국내 유일 민간 조선사로, 이번 정책 변화의 상징적 기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핵잠 자본주의’… 안보가 투자 신호가 되는 시대
트럼프의 한 문장은 정치적 이벤트를 넘어 시장 변동의 직접 트리거(Trigger)가 됐다.
한 나라의 외교·안보 결정이 실시간으로 주가를 움직이는 현상은, 자본이 안보의 언어를 흡수하는 새로운 국면을 보여준다.
이는 단순한 군사 테마주 현상이 아니다.
안보 → 산업 → 금융으로 이어지는 권력 구조의 연결이다.
‘핵잠수함’이라는 전략 자산이 이제 국가 안보의 상징을 넘어 시장 자본의 서사로 자리 잡고 있다.
전쟁의 그림자 속에서 시장은 성장한다
세계 시장은 이미 이 흐름을 경험하고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중동 분쟁 이후 글로벌 방산주는 폭등했고, 각국은 군수산업을 미래 성장 동력으로 삼기 시작했다. 트럼프의 발언으로 촉발된 이번 급등은 “지정학이 곧 주가를 결정하는 시대”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