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브 배넌 “재무장관이 연준 의장까지 맡아야” 발언 파장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스티브 배넌이 현직 재무장관 스콧 베센트가 동시에 연방준비제도(Fed) 의장까지 맡아야 한다는 파격적인 제안을 내놨다. 정치권과 경제계에서는 현실성이 낮다는 평가와 함께 권력 집중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배넌은 최근 전 백악관 대변인 숀 스파이서와의 인터뷰에서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이 임시로 연준과 재무부를 모두 이끌어야 한다”며 “중간선거가 끝나면 재무장관직을 내려놓고 연준 의장직을 맡는 방식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베센트 장관은 현재 제롬 파월 현 연준 의장의 후임 인선을 주도하는 인물이다. 파월 의장의 임기는 2026년 5월 만료될 예정으로, 약 11명의 후보가 거론되는 가운데 베센트 역시 잠재적 후보로 꼽혀 왔다. 그러나 그는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재무장관직에 만족한다”며 직접적인 출마 의사는 부인했다.
백악관은 배넌의 발언에 대해 선을 그었다. 대변인은 “그런 구상은 논의된 적도 없으며 고려 대상이 아니다”라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미국 역사상 재무장관과 연준 의장을 동시에 겸직한 사례는 없다. 다만 1935년 은행법 개정 이전에는 재무장관이 연준 이사회의 당연직 위원으로 참여한 전례가 있다. 이후 제도 개편으로 양직이 분리되었으며, 자넷 옐런이 연준 의장과 재무장관을 모두 역임했지만 이는 시기적으로 분리된 경우였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최근 연준의 금리 인하 속도가 지나치게 늦다며 지속적으로 비판을 이어왔다. 이런 상황에서 배넌의 발언은 트럼프 행정부가 향후 금융정책을 자신들의 영향력 아래 두려는 포석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경제 전문가들은 한 인물이 통화정책과 재정정책을 동시에 주도할 경우 권력 집중으로 인한 정책 왜곡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특히 연준의 독립성이 훼손될 수 있다는 점에서 현실화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