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미 연준 금리 인하에도 장기 국채 금리 상승… 시장 “인플레이션 경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단기 기준금리를 인하했음에도 불구하고 10년물과 30년물 국채 금리가 오르는 이례적인 흐름이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연준의 금리정책이 인플레이션 억제 의지를 약화시키는 신호로 해석되면서 장기채 투자자들이 매도세로 전환했다고 진단했다.

지난주 10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장중 한때 4%를 밑돌았다가 4.145%까지 뛰어올랐다. 30년물 금리 역시 4.604%에서 4.76% 수준까지 올랐다. 연준은 이번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해 4.00~4.25% 범위로 낮췄지만, 장기채 시장은 오히려 ‘매도 우위’로 반응했다.

시장 관계자들은 연준이 경기 둔화를 고려해 통화 완화 기조로 선회한 것은 이해되지만, 여전히 물가상승률이 3% 안팎에서 고착된 상황에서 금리 인하는 성급하다는 시각을 보이고 있다. 일부 채권운용 전문가들은 “연준이 물가 안정이라는 목표보다 경기 방어에 무게를 두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장기채 매도세를 설명했다.

채권 금리가 상승하면 대출과 모기지 금리가 동반 상승해 주택·자동차 등 고액 소비에 부담이 커질 수 있다. 실제로 이번 금리 인하 직전 3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던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다시 반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주택시장에도 부정적 영향을 끼쳐, 대표적 주택 건설업체인 레너(Lennar)가 3분기 실적 전망을 하향 조정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전문가들은 채권시장이 단기적 이벤트보다 장기적인 정책 방향과 경제 체력에 주목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연준이 추가 금리 인하를 단행할지 여부, 물가가 언제 2% 목표로 수렴할지 여부가 장기채 금리 흐름의 핵심 변수로 꼽힌다. 해외 주요국 금리 동향 역시 미국 장기채 시장에 영향을 주고 있어, 국제적 정책 공조 여부도 시장의 주된 관심사다.

한편 일부 경제학자들은 채권 금리 하락이 경기침체 신호로 해석되는 만큼, 장기채 금리가 오르는 현재 상황은 오히려 미국 경제의 경기둔화 위험이 낮다는 방증일 수 있다고 설명한다. 최근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줄어든 점도 이러한 분석을 뒷받침한다.

결국 이번 금리 인하에도 불구하고 장기채 금리가 상승한 것은 “경기 부양을 위한 연준의 정책 전환이 물가 안정 목표와 충돌한다”는 시장의 불안감을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채권시장이 “나쁜 뉴스일수록 환호하는 구조”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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