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中 해운사에 입항 수수료 부과…“조선 주도권까지 흔든다”

글로벌 이슈 트랜드

美, 中 해운사에 입항 수수료 부과…“조선 주도권까지 흔든다”

미국, 10월부터 중국산 선박·해운사에 추가 비용…LNG 운반선도 ‘자국산 의무화’ 예고

미국이 중국 조선·해운 산업에 본격적인 견제 수위를 높이고 있다. 바이든 행정부는 중국 해운사와 중국산 선박을 이용하는 외국 해운사에 미국 입항 수수료 부과를 결정했다. 수수료는 오는 10월 14일부터 단계적으로 적용되며, 매년 인상될 예정이다.

미국무역대표부(USTR)는 17일(현지시간) 발표를 통해 해당 조치가 “중국의 불공정한 산업 보조금과 조선 산업 패권 강화 시도를 억제하기 위한 조치”라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단순한 해운 요금 부과를 넘어, 중국산 선박의 글로벌 활용도 자체에 부담을 가하겠다는 의도가 엿보인다.

특히 이 조치의 적용 대상에는 중국 해운사뿐 아니라, 중국에서 건조된 선박을 운영하는 제3국 해운사까지 포함돼 있어 영향 범위는 한층 넓다. 또한 외국 조선소에서 제작된 자동차 운반선도 별도로 명시해 규제 대상을 다변화했다.


🇺🇸 美, LNG 운반선도 ‘미국산 우선’ 전략으로 선회

더 나아가, 미국은 액화천연가스(LNG) 운반 분야에서도 자국 중심의 해운 질서를 구축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USTR은 “3년 뒤부터는 미국에서 수출되는 일부 LNG 물량은 반드시 미국산 LNG 운반선으로 수송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는 단순한 보호무역 차원이 아닌, 에너지 공급망 주도권까지 확보하려는 전략적 수로 분석된다. 전 세계 LNG 시장에서 미국은 주요 수출국으로 급부상한 상황이며, 고성능 LNG 운반선 시장의 대부분은 현재 한국과 중국 조선소가 장악하고 있다.

이러한 구조 속에서 미국 내 LNG 운반선 건조 수요를 의무화할 경우, 미 조선업의 부활과 함께 글로벌 해운 물류 지형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中 조선산업 정조준…‘가격+보조금’ 이중 전략에 반격

미국의 이번 조치는 단순한 무역 조정보다는 중국 조선산업의 저가 공세와 국가 보조금 체계에 대한 반발의 성격이 짙다. 중국은 세계 1위 조선 강국으로, 저렴한 인건비와 대규모 국책 자금을 바탕으로 전 세계 상선 발주 물량의 절반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공급 구조가 시장 가격 왜곡을 유발하고 미국 조선업의 경쟁력을 잠식하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미국 내 조선산업은 지난 수십 년간 쇠퇴를 거듭해왔고, 현재는 군수 목적이나 특수선을 제외한 대부분의 상선 건조에서 존재감을 잃은 상태다.

이에 따라 이번 입항 수수료 정책은 단기적으로는 중국 조선소에 대한 발주 위축, 장기적으로는 미국 내 선박 건조 수요의 유도라는 두 가지 효과를 동시에 겨냥하고 있다.


글로벌 해운업계 ‘눈치보기’ 돌입…한국엔 기회 될까

이번 조치로 인해 글로벌 해운사들은 선박 발주처와 국적, 입항 루트를 재정비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하게 됐다. 특히 중국산 선박을 대거 운영 중인 유럽, 동남아 해운사들은 미국 수수료 부담을 감수하거나 선박 리스를 재구성해야 하는 이중 딜레마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

반면, 이번 조치는 한국 조선업계에는 기회 요인이 될 수 있다. 한국은 LNG 운반선, 초대형 컨테이너선 등 고부가가치 선박 부문에서 글로벌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으며, 중국산 선박 기피 현상이 확산될 경우 대체 수주가 몰릴 가능성이 있다.


‘글로벌 조선 전쟁’ 예고…선박도 외교의 무대에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가 단순한 무역 갈등이 아니라, 글로벌 공급망과 에너지 안보를 둘러싼 새로운 외교 전선이 열리는 신호탄이라고 보고 있다. 해운·조선 분야가 자국 우선주의와 결합되면서, 이제 선박도 전략자산으로 다뤄지는 시대가 도래한 셈이다.

조선 산업은 일반 소비자가 체감하기 어려운 분야지만, 전 세계 물류와 에너지 흐름을 좌우하는 ‘그림자 산업’이다. 미국의 이번 조치가 불러올 구조적 변화는 단기 수수료 인상 이상의 충격파로 이어질 수 있다.

10월, 새로운 입항 규제가 시작되면, 글로벌 해운과 조선업계의 항로도 다시 그려질 것이다.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

Back To Top
제호 : 미래다뷰   주소 : 경기 파주시 와동동 1431(운정역HB하우스토리시티) 321호 대표전화 : 070-4792-7720    팩스 : 02-701-0585    등록번호 : 경기,아52805    발행·편집인 : 최창호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현주  발행일 : 2017-01-13    등록일 : 2017-01-13    모든 콘텐츠(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