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반 만에 전국 ATM 22% 줄어…금융 접근성 우려 커져
국내 은행권이 운영하는 현금자동입출금기(ATM)가 지난 4년 반 동안 20% 이상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모바일 뱅킹과 간편 결제가 빠르게 확산되면서 현금 사용이 줄어든 영향이지만, 고령층이나 지방 거주자의 금융 접근성이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최근 금융감독원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20년 3만3700여 대에 달했던 ATM은 2025년 7월 말 기준 2만6000여 대로 감소했다. 7700대 이상이 사라진 셈으로, 감소율은 약 22.9%에 달했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울산이 28% 넘게 줄어 감소율이 가장 높았다. 경북과 경남, 부산, 대구 역시 25% 이상 줄어들었으며, 수도권에서도 서울의 감소율이 24%에 달했다. 사실상 전국 모든 지역에서 ATM 수가 빠른 속도로 줄고 있는 상황이다.
은행별로는 국민은행이 27% 이상 줄어 가장 큰 폭의 감축을 보였다. 우리은행, 농협, 신한은행도 20%대 감소율을 기록했으며, 하나은행만 한 자릿수 감소율에 그쳤다.
문제는 이러한 변화가 디지털 금융 이용에 익숙하지 않은 고령층이나 현금 사용 의존도가 높은 지역 주민들에게 불편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은행권이 금융 사각지대를 줄이기 위해 공동 ATM을 도입했지만 전국에 설치된 수는 4대에 불과해 실효성은 크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현금 사용 비중이 점점 줄어드는 추세를 부정하기 어렵지만, 디지털 격차로 인한 금융 불평등이 심화되지 않도록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특히 지방 중소도시와 농어촌 지역에서 ATM 철수가 지역경제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공공기관이나 은행권이 협력해 최소한의 금융 인프라를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