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기업 자금조달 30% 급감…대형 IPO 부재가 직격탄
지난 8월 국내 기업들의 직접 금융 조달 규모가 크게 위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7월에 초대형 유상증자가 몰리면서 발생한 기저효과에 더해, 대형 기업공개(IPO) 부재가 겹친 결과라는 분석이다.
22일 금융당국이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8월 한 달 동안 기업이 주식과 회사채 발행을 통해 조달한 자금은 약 19조5000억 원 수준으로 전달보다 30% 넘게 감소했다. 전월 대비 8조7000억 원 이상 줄어든 수치다. 같은 기간 기업어음과 단기사채 발행액도 4조8000억 원가량 줄며 전반적인 자금 흐름이 둔화됐다.
특히 주식 발행은 8800억 원대로 전월 대비 80% 이상 급감했다. IPO 시장에서는 총 8건, 3000억 원 안팎의 자금만 조달되며 코스닥 위주의 소규모 상장이 주를 이뤘다. 7월에 한화에어로스페이스(약 2조9000억 원)와 포스코퓨처엠(약 1조1000억 원) 등 대형 증자가 집중된 것과는 대조적이다. 같은 기간 유상증자 규모 역시 6000억 원에 못 미쳐, 한 달 새 4조 원 가까이 줄었다.
회사채 시장도 부진했다. 8월 발행 규모는 18조6000억 원으로 전달 대비 20% 이상 감소했다. 차환 목적 발행 비중은 늘었지만 운영자금 조달 목적의 발행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신용등급별로는 최우량물(AA 이상) 비중이 절반을 넘었고, BBB 이하 저신용물 발행도 소폭 늘었다. 반면 A등급 물량은 감소했다.
세부적으로 금융채 발행은 16조9000억 원대로 전달 대비 12% 이상 줄었다. 은행채와 기타 금융채 발행이 큰 폭으로 줄어든 반면, 금융지주채는 오히려 증가했다.
다만 단기사채 시장은 예외였다. 8월 발행 규모는 95조8000억 원으로 전달보다 3% 이상 늘었다. 기업어음 담보부 증권(AB) 발행이 확대된 데다 중소기업 지원을 위한 프라이머리 CBO(채권담보부증권) 발행도 이어지면서 증가세를 이끌었다.
시장 관계자들은 “대형 IPO와 증자가 사라지면서 전체 자금조달 규모가 줄어든 것은 불가피한 현상”이라며 “연내 예정된 몇몇 대형 기업 상장이 실제로 성사될 경우 하반기 조달 여건은 다소 회복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